KT 조현우가 7년 만에 증명한 재능

    KT 조현우가 7년 만에 증명한 재능

    [일간스포츠] 입력 2020.08.1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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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kt위즈의 경기가 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회말 조현우가 구원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2020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kt위즈의 경기가 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회말 조현우가 구원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잊혔던 유망주가 KT 마운드를 구원하고 있다. 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좌완 투수 조현우(26) 얘기다.
     
    조현우는 지난주까지 등판한 23경기에서 21⅔이닝을 소화하며 1패·1세이브·4홀드를 올렸다. 7월 15일부터 9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20. 이 기간에 기출루주자(5명) 득점도 꽁꽁 묶었다.
     
    조현우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시속 139.9㎞에 불과하다. 대신 공의 회전력과 제구력이 좋다. 공격적인 투구를 할 줄 안다. 이강철 KT 감독은 "조현우가 기대보다 좋은 투구를 해줘서 마운드에 숨통이 트였다"며 반겼다.
     
    KT 불펜에 내린 단비였다. 박빙 상황에서 내세울 수 있는 좌완 투수가 생겼다. 
     
    좌완 셋업맨 정성곤(24)이 지난겨울 입대하는 바람에 KT 불펜에 공백이 생겼다. 지난해 11홀드·8세이브를 기록한 정성곤을 대신할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 하준호(31), 롱릴리버 역할을 할 수 있는 박세진(23) 등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스프링캠프에서 이들의 성과는 꽤 좋았다.
     
    그러나 하준호는 10경기 평균자책점 8.38에 그치며 2군으로 내려갔다. 박세진은 4월 평가전 때부터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졌다. KT는 5월 내내 좌완 셋업맨 없이 버텼다.
    위기 상황에서 조현우가 기회를 얻었다. 6월 10일 수원 KIA전에서 올 시즌 첫 등판에 나섰다. 피안타 없이 1이닝을 막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KT 코칭스태프가 그에게 크게 기대한 건 아니었다. 1군 경험을 쌓으며 조현우가 성장하길 바랐다.
     
    세 번째 등판이었던 6월 16일 SK 문학전에서 터닝 포인트가 만들어졌다. 당시 KT 마무리 투수 김재윤과 SK 마무리 투수 하재훈이 모두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상황이었다. 조현우는 KT가 6-5로 앞선 10회말 등판해 1사 1·2루 위기를 극복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다. 이후 KT 불펜에서 조현우의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KT의 클로저 이대은은 컨디션 난조로 여전히 2군에 있다. 현재 마무리를 맡고 있는 김재윤도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7월 다섯째 주를 쉬었다. 이 기간 추격조였던 조현우가 필승조로 '승진'했다. 주권·이보근과 함께 KT의 불안한 7~9회를 지켜냈다. 8월 등판한 3경기에서 조현우는 실점 없이 홀드 2개를 올렸다.
     
    먼 길을 돌아왔다. 군산상고 에이스였던던 조현우는 2013년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2014년 KT로부터 2차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1군 데뷔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이뤄졌다. 2015년 5월 KT와 롯데의 4대5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당시 트레이드 메인 카드는 특급 유망주 박세웅과 주전급 포수 장성우였다. 팬들은 조현우의 이적을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실제 그는 2015년 세 차례만 등판했다. 이후에는 사회복무 요원으로 일했다.
     
    빅딜에 희생된 조현우를 KT가 다시 선택했다. 2017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그를 지명했다. 당시 노춘섭 스카우트 팀장은 "팀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고려한 선택이었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팀도 조현우에게 관심이 있었다. 투구 폼이 깔끔하고, 직구 제구력과 슬라이더 구사 능력도 뛰어나다. 활용 가치가 높은 선수"라며 재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군산 출신 조현우는 부산을 거쳐 수원으로 돌아왔다. 굴곡 많은 7년은 조현우에게 자양분이 됐다. 차근차근 성장한 그는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꼭 붙들고 있다. 조현우는 "올해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부상 없이 끝까지 뛰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