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정살 형제’ 동반홈런, SK 11연패 후 4연승 반전

    ‘항정살 형제’ 동반홈런, SK 11연패 후 4연승 반전

    [중앙일보] 입력 2020.09.1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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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프로야구 롯데전에서 나란히 홈런을 쏘아 올린 SK 최정과 최항(아래 사진) 형제. 최씨 형제는 경기 후 ’늘 그려왔던 꿈이 이뤄졌다“고 기뻐했다. 김민규 기자

    13일 프로야구 롯데전에서 나란히 홈런을 쏘아 올린 SK 최정과 최항(아래 사진) 형제. 최씨 형제는 경기 후 ’늘 그려왔던 꿈이 이뤄졌다“고 기뻐했다. 김민규 기자

    SK 와이번스 최정(33)-항(26) 형제가 한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을 쳤다.
     
    최정은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3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0-1로 뒤진 4회 말 투런 홈런(시즌 25호)을 쳤다. 롯데 선발 박세웅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이어 5회 말에는 6번 타자·2루수로 나선 최항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올 시즌 첫 홈런이다.
     
    형제가 같은 경기에서 홈런을 친 건 프로야구 역대 세 번째다. 그중 같은 팀 소속으로 터뜨린 건 두 번째다. 1986년 청보 핀토스 소속 양승관(61)-후승(59) 형제가 7월 31일 인천 숭의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첫 동반 홈런을 쳤다. 형 양승관이 6회, 동생 양후승이 8회 쳤다. 특히 동생은 형 타석에 대타로 들어갔다가 홈런을 날렸다. 2015년에는 나성용(32·KIA 코치)-성범(31·NC) 형제가 6월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NC 다이노스전에서 나란히 아치를 그렸다. 형은 LG, 동생은 NC 소속이었다.
     
    13일 프로야구 롯데전에서 나란히 홈런을 쏘아 올린 SK 최정(위 사진)과 최항 형제. 최씨 형제는 경기 후 ’늘 그려왔던 꿈이 이뤄졌다“고 기뻐했다.[뉴스1]

    13일 프로야구 롯데전에서 나란히 홈런을 쏘아 올린 SK 최정(위 사진)과 최항 형제. 최씨 형제는 경기 후 ’늘 그려왔던 꿈이 이뤄졌다“고 기뻐했다.[뉴스1]

    삼형제 가운데 최정이 맏이고 최항이 막내다. 최항은 일곱 살 위의 형(최정)을 보며 야구를 시작했다. 최정이 SK에 입단할 당시 최항은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최정은 최항에게 타격 폼을 알려주고 배팅볼도 던져줬다. 최항은 “형 때문에 불편한 건 없고, 좋은 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SK 팬들은 형제를 ‘항정살 브라더스’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형제는 9년째 같은 팀에서 뛴다. 최정이 2005년 SK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최항은 2012년 8라운드 70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사회복무 요원을 거친 최항은 2017년 1군에 처음 올라왔다. 그 이후 형제가 같은 경기에 출전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최정은 홈런왕을 두 차례 차지한 KBO리그의 간판 거포다. 16시즌 동안 360개의 홈런을 쳐, 이승엽에 이어 KBO리그 통산 홈런 2위다. 우투우타인 형과 달리 최항은 콘택트에 집중하려고 우투좌타가 됐다. 이날까지 통산 홈런 9개다. 2018년 7월 24일 인천 두산전에선 최정이 주루 도중 다치자 최항이 3루수로 들어와 홈런을 친 일도 있다. 이번엔 함께 선발 출전해 나란히 홈런을 치는 진기록을 세웠다.
     
    선발투수 리카르도 핀토가 6이닝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SK는 3-1로 이겼다. 4연승이다. 최씨 형제 도움으로 핀토는 8연패를 끊었고, 7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5승(12패)째. 상황이 좋지 않은 SK로서는 최근 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하고 있다.
     
    SK는 얼마 전까지도 최악의 상황이었다. 염경엽 감독이 1일 LG전부터 팀에 복귀했지만, 6일 만에 건강이 악화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박경완 코치가 감독대행을 밭아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11연패의 늪에 빠졌다.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 1.5경기 차로 추격당했다. SK 선수들은 10일 한화전 때 스타킹을 무릎까지 올리는 ‘농군 패션’까지 하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한화 2연전에 이어 롯데 2연전까지 승리한 SK는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