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상엽 ”내 못생긴 모습 불편하지 않을 사람 만나고파”

    [인터뷰]이상엽 ”내 못생긴 모습 불편하지 않을 사람 만나고파”

    [일간스포츠] 입력 2020.09.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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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개 달았다.

     
    배우 이상엽(37)은 사실 배우로서 큰 대표작이 없었다. '시그널'의 연쇄살인마와 다양한 드라마·예능에서 보여준 캐릭터는 있지만 대표작의 부재는 배우에게 큰 고민이다.
     
    그 고민은 지난주 종영한 KBS 2TV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로 정리했다. 극중 이민정(송나희)과 부부 사이를 끝내놓고 더 애틋한 마음을 주고 받으며 재결합해 쌍둥이 부모가 되는 현실적이면서도 사랑스러운 윤규진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부모와 아내 사이 갈등을 바라보는 심정과 어머니의 치매 소식을 알고 오열하는 모습 등 기존의 주말극과 다른 연기 패턴에 잘 따르며 이상엽의 매력을 모두 드러냈다. 올해 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 '굿 캐스팅' 예능 '런닝맨' '식스센스' 교양 '인터뷰 게임' 등 쉴 새 없이 달려왔다. 잦은 이미지 소비를 걱정하면서도 질리지 않게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터뷰는 화상으로 진행했다.
     
     
    -긴 호흡이 끝났다. 소감이 남다를텐데.
    "1월부터 시작해 며칠 전까지 긴 시간이 지났다. 겨울·봄·여름까지 세 계절을 다 보냈다. 코로나19와 긴 장마 등 어려운 상황이 많았음에도 서로 의지하며 촬영을 잘 끝냈다. 드라마와 윤규진에 대한 반응이 이제 좀 실감나고 있다. 종영했다는 사실에 울컥울컥한다. 드라마가 가슴 속 깊이 박혀 있다."
     
     
    -주말극에 참여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양혜승 작가의 팬이었다. 예전부터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굿 캐스팅' 촬영 중이라 바로 읽지 못 했다. 잠이 안 오는 날 읽었는데 4-5회까지 한 번에 읽었다. 재미있는 그림이 그려져 함께 하고 싶었다."
     
     
    -쌍둥이 아빠로 결말이 났다.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 대본을 보고 알았다. 태명 '오구오구'는 내가 지었다.(웃음)"
     
     
    -주변 반응이 좋았을텐데. 실감하나.
    "초반에 밥먹으러 식당가면 많이 혼났다. '와이프한테 잘해주지 그랬냐'는 말이 많았다. 그런 반응 하나하나가 힘이 됐다."
     
     
    -주말극을 하고 나면 배우는게 많다던데.
    "긴 호흡을 어떻게 보내는지 알았다. 또 순간순간 눈치가 좋아졌고  순발력이 많이 늘었다. 조금 더 편안하게 연기하기 위해 힘을 빼야한다는 걸 알았다."
     
     
    -'나규커플'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랑받은 이유를 고민해봤나.
    "음… 시청자들이 그림체가 비슷한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 한 부부의 갈등과 위기, 극복과 결합 등을 현실감있게 그려내 많이 공감해주지 않았나 싶다."
     
     
    -중간에 '굿 캐스팅'과 병행하면서 힘들지 않았나.
    "촬영 일정은 일주일 정도밖에 겹치지 않았다. '굿 캐스팅' 윤석호를 정리하기 전에 넘어와야해서 걱정했는데 '한다다'팀이 촬영 일정을 정리해줘 힘들지 않았다. 동시 두 편이 방송된다는게 걱정됐다."
     
     
    -이상이와 형제 호흡도 돋보였다.
    "(이)상이가 실제 형이 있어서 그런지 잘해줬다. 오히려 상이의 리드에 많이 의지했다. 낯을 가리는 성격인데 상이 덕분에 '찐' 형제의 케미스트리가 빛나지 않았나 싶다."
     
     
    -주말 드라마임에도 10대 시청자들의 호응이 좋았다.
    "인스타그램으로 많이 실감했다. 10대나 20대는 SNS에서 장년층은 식당 등 다양한 경로로 인기를 체감했다. 어린 친구들도 좋아한건 드라마 내용상 불편한 상황이 없어서라고 본다. 극적으로 재미있게 만들어 현실적으로 많이 좋아하지 않았나."
     
     
    -실제 이상엽이라면 어머니와 아내 사이 고민, 어떻게 대처하겠나.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최대한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지 않나.(웃음) 방법을 정하기보다 순간순간의 대처 능력이 필요하다. 한 번 해보고 싶다."
     
     
    -이민정과 호흡도 좋았다. 다음 작품을 기약하자면.
    "로맨스도 좋겠지만 남매로 출연해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는 내용도 재미있겠다. 좌충우돌 우여곡절 대활극 스타일. 누나한테 의지를 많이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민정에게 기댔고 감사하다는 메시지로 몇 차례 보냈다."
     
     
    -어떤 감정으로 윤규진을 연기했나.
    "현실성을 중점을 뒀다. 그렇게 하니 어느 순간부터 '나라면 저렇게 안 할 거 같아'라는 생각도 했다. 현실적인걸 하고 싶었고 즐거웠다. 가장 이상엽에 근접한 캐릭터이지 않았나 싶다."
     
     
    -1년여 연기를 하며 연애 혹은 결혼 감정이 마구 생겼을텐데.
    "연기하느라... 현장에 늘 나와있어서 그런 생각이 들진 않았는데 문득문득 외롭긴 하다. 부모님한테 못 한 얘기도 애인에게 하고 싶고 내 속마음도 말하고 싶긴 하다."
     
     
    -예능에서 활약도 돋보인다. 특히 제시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줬다.
    "이 자리를 빌어 제시에게 감사하다. '이삼겹'이라는 부캐릭터를 만들어줘 너무 고맙다. 제시 덕분에 촬영하면서 많이 웃었고 (유)재석이형 덕분에 편했다."
     
     
    -실제 어떤 아들인가.
    "윤규진 같은 아들이다. 잘하려고 하지만 차갑기도 하고 무뚝뚝하다. 드라마 속 모습을 보며 반성도 많이 했다. 외로운 엄마의 모습을 보진 못 했는데 부모님 생각도 많이 들더라. 쉽지가 않다."
     


    -실제 연애 스타일과 이상형이 궁금하다.
    "누굴 만나냐에 따라 다르다. 나이를 먹다보니 고집이 생긴다. 고집을 줄여가며 누구를 만나야하지 않을까. 편한 사람이 좋다. 내 못생긴 모습을 봐도 불편하지 않을 사람이 좋다."
     
     
    -연말에 수상도 기대해도 좋을텐데.
    "(이)상이와 베스트커플상도 좋은데 정작 상이는 (이)초희와 베스트커플상을 받고 싶다고 했다. 상을 주면 뭐든 기쁜 마음으로 받고 싶고 '한다다'팀이 많이 수상하면 더 좋겠다."
     
     
    -당분간 휴식인데 계획이 있나.
    "엊그제 비디오게임 타이틀을 하나 주문했다. 게임 열심히 하면서 좋아하는 형님이 자전거 타자고 해 고민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싶다. 생각이 너무 좁아져 견문을 넓히고 싶어 책도 읽고 싶다. 가족들과 시간도 많이 보내고 싶다. 이렇게 두서없이 말하는건 계획이 없다는 뜻이다.(웃음)"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한다다'를 마치며 두려움이 많아졌다. 나라는 사람의 그릇을 더 채워 오래 일하고 싶다. 자연스럽게 모든 상황에 녹여지는 배우로 남고 싶다."
     
     
    -올해는 어떤 한 해를 보냈나.
    "지금까지 뒤돌아보면 참 열심히 했다. 열심히 연기했고 열심히 지냈다. 걱정도 된다. 내가 가진 걸 너무 보여주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있다. 남은 한 해 잘 보내며 잘 추스리겠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웅빈이엔에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