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회복 더뎌도, 박병호의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

    부상 회복 더뎌도, 박병호의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0.09.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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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호. [뉴스1]

    박병호. [뉴스1]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4번 타자 박병호(34·사진)를 당분간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다.
     
    박병호는 지난달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7회, 상대 투수 공에 왼쪽 손등을 맞고 교체됐다. 정밀 검진 결과 3주 진단이 나왔는데, 회복이 더뎠다. 손혁 키움 감독은 16일 “아직 뼈가 붙지 않아 회복까지 한 달 정도 더 걸릴 것 같다”고 공개했다. 재활과 훈련 등 경기 복귀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남은 정규시즌에서 뛰기는 어렵다.
     
    박병호가 KBO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2012년 이후 한 시즌 100경기도 못 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는 기복도 심했다. 83경기에 나와 타율 0.229, 20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LG 트윈스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이적한 2011년 이래 최저타율이다.
     
    박병호는 2016년 미국에 진출해 두 시즌을 보냈다. 2018년 KBO리그에 복귀했다. 복귀 첫해 타율 0.345, 43홈런, 112타점을 기록했다. ‘역시 박병호’라는 찬사를 받았다.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 1위에 올랐다. ‘수퍼스타’다웠다. 공인구 반발 계수를 낮춰 ‘투고타저’ 현상이 벌어진 지난해에는 33홈런으로 홈런 1위를 탈환했다.
     
    30대 중반을 향하면서 몸 상태가 20대 때 같지 않다. 박병호는 파워에 관한 한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괴력’의 소유자였다. 2018년 장타율이 0.718이었는데, KBO리그에서 7할대 장타율은 유일했다. 하지만 지난해 0.560, 올해 0.469로 하락세다. 올해는 83경기에서 삼진 102개를 당했다. 경기당 평균 1.2개다. 지난해 평균 0.95개(122경기에서 삼진 117개)에서 좀 늘었다. 동체 시력과 순발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박병호는 “올 시즌 타격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 애를 먹었다. 타석에서 정확성이 많이 떨어지면서 자신감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박병호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다. 경기에는 못 나가도 팀을 위해 헌신은 계속한다. 경기 전 동료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고,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손 감독은 “개막 전부터 ‘고참으로서 많이 돕겠다’고 얘기했다. 개인 성적이 좋지 않을 때에도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을 다독이는 등 노력을 많이 해줬다. 현재 못 뛰는 상황이니 본인이 제일 힘들고 아쉬울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정규시즌에는 못 나와도, 키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박병호 출전 가능성이 커진다. 올해 정규시즌은 10월 18일까지인데, 미뤄진 경기를 소화하면 정규시즌은 10월 말, 포스트시즌은 11월 말까지 이어진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키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다면. 박병호의 해결사 본능도 깨어날 거다. 박병호의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