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천하' 2020년, 외국인 이야깃거리도 풍성

    '외인 천하' 2020년, 외국인 이야깃거리도 풍성

    [일간스포츠] 입력 2020.09.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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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댄 스트레일리가 지난 22일 KT전 4회 홈런을 치고 징을 울리는 전준우를 바라보고 있다. 롯데 제공

    댄 스트레일리가 지난 22일 KT전 4회 홈런을 치고 징을 울리는 전준우를 바라보고 있다. 롯데 제공

     
    2020 KBO리그는 외인 천하다. 기량도 좋고, 이야깃거리도 넘쳐난다.
     
    외국인 선수가 투타 각 부문에서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2일 현재 KT 멜 로하스 주니어가 홈런과 타점·장타율, 두산 페르난데스가 타율과 최다안타 선두다. 평균자책점은 에릭 요키시(키움), 다승은 드류 루친스키(NC), 탈삼진은 댄 스트레일리(롯데)가 1위에 올라 있다. 두산 라울 알칸타라는 승률 1위다.
     
    그라운드에서 뛰어난 실력뿐만 아니라 넘치는 동료애와 선행으로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도 많다.
     
    롯데 스트레일리는 7이닝 무실점 호투로 11승째를 거둔 22일 사직 KT전에 앞서 더그아웃에 징을 갖다 놓았다. 홈런을 치고 타자들을 징을 쳐 소리를 울리도록 직접 마련한 것이다. 앞서 딕슨 마차도와 김준태의 얼굴을 새긴 티셔츠를 만들고, 응원도구 '짝짝이'를 구입해 팀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 모두 치열한 5강 싸움 중인 팀 분위기를 올리기 위한 것이다. 동료들의 반응도 뜨겁다. 
     
    그라운드에서는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지난 10일 사직 삼성전에서 4회까지 7실점으로 부진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5회까지, 한 이닝만 더 던져달라"고 했다. 스트레일리는 5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6회까지 책임지겠다"라고 약속했다. 최악의 투구 속에서도 6회까지 마운드를 버텨준 덕에 롯데는 2-7로 뒤진 경기를 13-8로 뒤집었다. 
     
    삼성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은 데이비드 뷰캐넌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 투수로는 2015년 알프레드 피가로(13승 7패) 이후 13승을 거둔 뷰캐넌은 감동의 편지를 자주 썼다. 그는 부진한 투구를 한 다음 날 허삼영 삼성 감독에게 미안함을 담은 편지를 적어 보내는가 하면, 자신의 아내를 걱정해준 동료들에게는 "나와 내 가족을 응원해줘 정말 감사하다. 우리는 원팀이다"라는 감사 편지를 써 붙였다. 허삼영 감독은 "대개 미국 출신 선수는 개인주의 경향이 강하지만, 뷰캐넌은 한국과 일본에서 오랫동안 아시아 야구를 경험하며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야구를 한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손편지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편지를 자주 써 주더라"며 고마워했다. 
     
    LG에서 3년째 뛰고 있는 타일러 윌슨은 따뜻한 마음씨를 선보였다. 시즌 8승을 거둔 뒤 햄버거 80개를 잠실구장으로 주문했다. 다름 아닌 잠실구장에서 근무하는 경호, 경비, 청소, 그라운드 관리 등 협력업체 직원을 위해서다. 그는 "많은 분이 잠실구장에서 수고해주시는 부분에 감사를 표시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케이시 켈리는 이후 동료들을 위해 햄버거 65세트를 선물했다. 
     
    과거에는 더스틴 니퍼트와 조쉬 린드블럼, 에릭 테임즈가 다양한 선행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얻은 바 있다. 
     
    한편 KIA 외국인 투수 에런 브룩스는 부인과 자녀 2명이 교통사고를 당해 22일 미국으로 출국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스트레일리는 "소식을 접하고 심장이 무너졌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브룩스의 가족 모두 무사히 쾌유하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KBO 리그에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