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손아섭 ”박용택 선배, 기록만큼 놀라운 꾸준함”

    [IS 인터뷰]손아섭 ”박용택 선배, 기록만큼 놀라운 꾸준함”

    [일간스포츠] 입력 2020.10.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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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역' 통산 타율 1위(1500경기 이상 출장 기준) 손아섭(32·롯데)이 '역대' 통산 안타 1위 박용택(41·LG)을 향한 존경심을 전했다. '전설로'를 걷고 있는 선배의 뒷모습을 보며 자신이 지향해야 할 길을 확신했다. 

     
    박용택이 잠실 삼성전에서 통산 2500안타를 기록한 6일, 손아섭은 사직 KT전에서 4안타를 치며 리그 타율 부문 1위(0.356)를 탈환했다. 경기 뒤 그는 "한 경기에도 순위가 요동치는 개인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박용택의 대기록 소식을 듣자 표정이 달라졌다. 이내 "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새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멋있나. 정말 대단하다"며 감탄했다. 
     
    박용택이 최초, 최다 기록을 써내려갈 수 있었던 원동력을 주목했다. 특유의 꾸준함 얘기다. 손아섭은 "최근 잠실 원정에서 박용택 선배의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부상 없이 꾸준히 좋은 기량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2500안타도 대단하지만 그런 기록을 있게 한 자기 관리는 더 대단한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손아섭은 2015년 6월, 손목 부상을 당하며 한 달 동안 이탈했다. 재활 경험은 손아섭의 야구관을 바꿔놓았다. 그는 "이전까지는 목표한 개인 성적을 향해 뛰었다. 그러나 재활기를 가진 뒤 경기에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도 마찬가지다. 물론 기량 유지가 필수겠지만, 꾸준히 풀타임을 치르다 보면 따라올 것이다"고 했다. 
     
    이후 각별한 몸 관리가 시작됐다.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했고,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장비도 구입했다. 그러나 해를 넘길 때마다 달라지는 몸 상태를 실감한다. 어느덧 30대다. 그래서 박용택이 걸어온 길이 더 놀랍다. 
     
    손아섭은 "20대 때는 나도 몰랐다. 그러나 나이를 조금 더 먹어 보니 40대까지 꾸준히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가늠되더라. 그동안 (박용택 선배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을지 생각하면 더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통산 2000안타를 달성한 2016년 8월,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대기록 달성 원동력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부모님이 튼튼한 몸을 주신 덕분이다"고 답했다. 2100안타, 2200안타 고지를 넘어설 때도 이 말을 했다. 
     
     
    그러나 그저 타고난 조건만으로 한 분야 최고가 될 수 있었을까. 한국 야구 대표 교타자 계보를 잇는 '후배' 손아섭은 숫자에 모두 담을 수 없는 박용택의 노력을 잘 헤아리고 있었다. 
     
    손아섭은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경신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다. 1536경기(6일 기준)에 출전해 1876안타를 기록했다. 이병규 LG 코치가 보유한 최소 경기 2000안타(1653경기), 장성호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보유한 최연소(만 34세 11개월) 2000안타도 다시 쓸 가능성이 크다. 
     
    손아섭은 아직 먼 미래 얘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통산 안타 기록 달성 의지를 묻자 그저 "부상을 당하지 않고, 초심을 유지하면서 지금처럼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명확한 건 손아섭은 기록을 쫓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용택이 보여준 장인 정신을 좇는다. 은퇴를 앞둔 선배가 보여준 의지를 잇는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