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슈] 발 빠르게 움직인 이사회, 정치인을 비토하다

    [IS 이슈] 발 빠르게 움직인 이사회, 정치인을 비토하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10.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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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찬 KBO 총재. IS포토

    정운찬 KBO 총재. IS포토

     
    13일 당초 KBO에서는 각 구단 단장이 모이는 실행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장단이 모이는 이사회로 변경됐다. A 구단 고위관계자는 "일주일 전 쯤 실행위원회가 이사회로 바뀌었다는 얘길 들었다. 실행위원회는 오는 20일 열린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열린 이사회에서 논의된 것 중 하나가 정운찬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 연임 여부 건이었다.
     
    2018년 1월 취임한 정운찬 총재의 임기(3년)는 올해 12월까지다. 연임 가능성을 놓고 여러 가지 소문이 돌았는데 이사회에 참석한 정 총재는 "연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먼저 밝혔다. 이를 들은 10개 구단 사장단(이사회)은 준비라도 한 것처럼 차기 총재로 정지택 전 두산베어스 구단주대행을 옹립했다. KBO에 따르면 만장일치로 뜻이 모였다. 사장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B 구단 고위관계자는 "(정운찬 총재가) 능력을 많이 발휘하지 못했다. 야구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라며 "경제학자 출신으로 많은 네트워크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그게 잘 안 되니 (총재 본인도) 연임을 하지 않는 쪽으로 여론을 본 것 같다. 이를 예상하고 두산에서 (정지택 전 구단주대행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두산에서 관련된 준비를 했고, 각 구단도 (얘길 듣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단 사장은 좀 더 구체적으로 최근 움직임을 전했다. "전임 총재를 중심으로 몇 몇 사장에게 총재 교체에 대한 메시지가 전달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수도권 팀 사장이 주축이 되어 정지택 전 구단주대행 천거를 준비했다" 이는 사실 정운찬 총재 추대 때와도 비슷하다. 수도권 모 팀의 구단주가 정 총재를 강력 천거해, 이미 이사회 시작전 결정이 된 바 있다.
     
     
    이미 이사회가 열리기 전부터 사실상 차기 총재 후보로 정지택 전 구단주대행이 결정돼 있었다는 얘기다. 준비된 시나리오에 가깝다. C 구단 고위관계자는 "사장들을 통해선 얘기가 돌았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만장일치로 뜻이 모인 배경이다. 
     
    야구계 안팎에선 "사장들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는 얘기가 나온다. 주도적으로 후보 추천부터 만장일치까지 하루 만에 끝냈다. B 구단 고위 관계자는 "KBO를 둘러싸고 정치권하고 연결된 외풍이 계속 생기는 모양새라서 그걸 차단하려고 한 것 같다, 정치권 인사가 오는 것보단 낫지 않겠나"라고 했다. D 구단 관계자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더라도 거론되고 있던 '정치권 낙하산' 인사를 차단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차기 총재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했다. 공교롭게도 정치권과 결부된 사람이 태반이었다. 정 총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정치권에 줄을 댄 야구계 인사가 물밑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현 정권과 강력하게 연결된 사람이 '낙하산'으로 내려온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이를 인지한 각 구단 사장들이 정치인을 반대하며 경제인 총재를 세우기로 뜻을 모은 셈이다. 물론 정치인에 대한 비토가 KBO 신임 총재의 강력하고 안정된 리더십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정운찬 총재가 이를 여실히 증명 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