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①] 타이틀 2파전…'첫 도전' 심우준이냐 '5회 도전' 박해민이냐

    [도루①] 타이틀 2파전…'첫 도전' 심우준이냐 '5회 도전' 박해민이냐

    [일간스포츠] 입력 2020.10.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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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유력한 도루왕 후보 KT 심우준(위)과 삼성 박해민. 심우준은 데뷔 첫 수상, 박해민은 통산 다섯 번째 타이틀을 노린다. 각 구단 제공

    올 시즌 유력한 도루왕 후보 KT 심우준(위)과 삼성 박해민. 심우준은 데뷔 첫 수상, 박해민은 통산 다섯 번째 타이틀을 노린다. 각 구단 제공

     
    2020년 KBO리그 도루왕 타이틀은 사실상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도루 부문은 9월까지만 하더라도 최소 6명의 선수가 1~2개 차이로 선두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10월에 접어들면서 심우준(25·KT)과 박해민(30·삼성)의 2파전 양상으로 좁혀졌다. 15일까지 심우준이 29개로 1위, 박해민이 28개로 그 뒤를 잇는다. 3위 김혜성(키움·24개)과의 차이를 고려하면 두 선수 중에서 타이틀 주인공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프로 6년 차 심우준은 데뷔 첫 수상을 노린다. 해를 거듭할수록 도루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 지난해 도루 24개로 리그 공동 7위. 성공률은 88.9%로 리그 평균인 70.1%를 훌쩍 넘겼다. 올 시즌에는 한 단계 더 발전된 모습으로 상대 배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10월에 소화한 첫 14경기에서 무려 7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최만호·박기혁 KT 작전·주루코치는 입을 모아 "심우준은 주력이나 작전 수행 능력 그리고 센스가 정말 뛰어나다. 올해 타율이 다소 떨어져있다 보니 선수가 출루하면 더 적극적으로 임하려고 한다. 체력만 받쳐준다면 4~50개의 도루도 충분히 가능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심우준은 시즌 타율이 2할 3푼대, 출루율도 3할을 넘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뛸 기회가 많지 않다. 하지만 출루할 때마다 과감하게 시도해 타이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심우준은 "도루왕을 따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팀이 창단 첫 가을야구를 바라보는 상황이다. 그래서 타석에서도 출루에 신경 쓰고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플레이로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도루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내 주루와 작전 능력을 믿어주시는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믿음 덕분에 더 힘이 난다"고 말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주루 센스를 자랑하는 박해민. 삼성 제공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주루 센스를 자랑하는 박해민. 삼성 제공

     
    박해민은 만만치 않은 경쟁자다. 2015년부터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다. 4년 연속 도루왕은 정수근(1998~2001), 이대형(2007~09)에 이어 KBO리그 역대 세 번째 대기록. 지난해 사상 첫 5년 연속 도루왕에 도전했지만 24개로 공동 7위에 그쳤다. 대부분의 공격지표가 하락세로 돌아선 게 화근이었다. 출루에 어려움을 겪으니 뛸 수 있는 상황도 자주 연출되지 않았다.
     
    올 시즌엔 다르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정도로 타격감이 괜찮다. 3할 안팎의 타율까지 유지해 출루 횟수가 그만큼 늘었다. 지난 9월 19일 대구 키움전에선 KBO리그 역대 7번째로 '7년 연속 20도루'를 달성했다.
     
    박해민은 "지난해 5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에 욕심이 있었지만 실패했다. 올 시즌은 도루에 대해선 마음을 비우고 시작했다"며 "부진의 시기도 있었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면서 도루 개수를 점차 늘리니 어느새 순위권에 들어와 있더라. 마음을 비웠다고 하지만 타이틀 욕심이 아예 없다고 얘기하는 건 거짓말인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타이틀과 기록을 의식하는 플레이를 하진 않을 것"이라며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은 "박해민보다 심우준이 유리할 거 같다. 변화구 타이밍을 잘 잡고 도루 센스도 있다. 박해민은 워낙 견제가 심하다. 하지만 박해민은 팀이 하위권(8위)으로 처져서 잔여 경기에서 도루를 시도하는 데 부담이 덜하다. 한 경기에서 마음만 먹으면 3~4개를 추가할 수 있다"며 "심우준은 팀이 순위 경쟁을 하고 있어서 마음대로 뛰기 힘들 수 있다. 그만큼 상황이 타이트하다. 마지막까지 경쟁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