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꿈꿨던 큰 무대, 우승 위해 준비할 것”

    “10년간 꿈꿨던 큰 무대, 우승 위해 준비할 것”

    [중앙일보] 입력 2020.10.20 00:03 수정 2020.10.20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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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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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도전한 지 만 10년. 드디어 최고 무대에 선다.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29·사진)이 한국인 타자 최초로 월드시리즈(WS·7전4승제)에 출전한다. 상대는 LA 다저스. 21일 시작하는 WS를 앞두고 서면을 통해 최지만과 인터뷰했다.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최지만은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최지만은 지난해 탬파베이에서 입지를 다졌고, 마침내 WS까지 나간다. 최지만은 “기분이 참 좋다. 아마추어 시절에 우승 경험이 없었다. 프로, 그것도 MLB에서 첫 우승(아메리칸리그)의 기쁨을 맛봐 정말 짜릿하고 좋다”고 말했다. 이어 “기쁨은 잠시 접고, 더 큰 우승(월드시리즈)을 위해서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지만은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날씬하고 피부도 좋았는데, 이제 30대가 된다. 세월이 빠른 것 같다. 10년이란 세월 동안 꿈꿨던 메이저리거가 됐고, 평생 한 번 경험하기 힘든 월드시리즈까지 가게 됐다. 좋은 동료, 코칭스태프를 만나 가능했다. 난 운이 좋다”고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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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탬파베이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연승 뒤, 3연패 했다. 7차전까지 가서야 4승3패로 승리했다. 최지만은 “(우리 팀) 선수 대다수는 3연패 뒤에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특히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지난해 디비전시리즈에서 2승3패로 아쉽게 졌던 상대여서 ‘또 질 수 없다’는 오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가을 최지만의 활약은 눈부시다. 포스트시즌 성적은 타율 0.290(31타수 9안타), 2홈런·4타점이다. OPS(장타율+출루율)는 0.952로 팀 내 3위다. 그는 “지난해 경험한 게 도움이 됐다. 개인 성적보다 어떻게 팀 승리에 기여할까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최지만의 수비 장면도 화제가 됐다. 프로야구 원년 ‘학다리’로 불린 OB 베어스 신경식(현 LG 코치)처럼, 여러 차례 다리를 찢어 포구하는 장면을 선보였다. 그는 “다른 1루수 수비를 연구하며 고민했다. 유연성을 길러 다리를 찢을 수 있으면 도움 될 것 같았다. 쇼트 바운드 공을 잡는 ‘스쿱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고 소개했다.
     
    탬파베이는 MLB 30개 구단 중 총연봉 28위(2829만 달러)다. WS에 만나는 다저스(1억792만 달러)의 4분의 1 수준이다.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모아 ‘저비용 고효율’로 성과를 냈다. AL 승률 1위(40승20패)였고, 1998년 창단 이후 첫 우승까지 노린다.
     
    탬파베이의 중심엔 젊은 감독 케빈 캐시(43)가 있다. 그는 오프너(구원투수가 선발로 1회만 던지는 전략), 플래툰(상대 투수에 따라 다른 라인업), 투수 적시 교체 등을 다양한 전술을 구사한다. 최지만은 “캐시 감독은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지낸다. 특정 선수에게 의지하지 않고,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 그래서 랜디 아로자레나 같은 깜짝 스타도 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지만이 언급한 아로자레나는 이번 가을 최고 스타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25세 신예인데, 이번 가을 14경기에 출전해 홈런 7개를 터트렸다. 최지만은 “지금 아로자레나 모습은 지구인이 아니다. 팀원들도 ‘이런 미친 선수가 또 나올 수 있을까’라며 놀라고 있다. WS에서도 계속 미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만은 “예년 같았다면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WS를 지켜봤을 텐데, 올해는 내가 직접 뛰게 됐다. 과거 이 무대를 경험했던 박찬호, 김병현, 류현진 선배처럼 한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할 테니 한국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