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유희관, KS 악몽 벗어날까

    '계륵' 유희관, KS 악몽 벗어날까

    [일간스포츠] 입력 2020.1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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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유희관이 지난 13일 포스트시즌 kt위즈와 플레이오프 4차전 1회초 1사 2,3루 상황에서 투수교체 사인이 나자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두산 유희관이 지난 13일 포스트시즌 kt위즈와 플레이오프 4차전 1회초 1사 2,3루 상황에서 투수교체 사인이 나자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계륵으로 전락한 유희관(34·두산)이 마지막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유희관은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로 꼽히지만, 가을 무대에 서면 부진하다. 지난 13일 열린 KT와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나서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경기 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상대 타자와의) 승부가 안 될 것 같았다"며 냉정하게 평가했다.  
     
    유희관은 지난달 29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10승을 거두며 8시즌(2013~2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39년 프로야구 역사에 4명밖에 해내지 못한 기록에 그의 이름을 올랐다. 유희관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30㎞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정확한 제구력과 빼어난 수 싸움을 앞세워 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로 올라섰다.

     
    2018년 가을, 유희관의 악몽이 시작됐다. SK와의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지 못했다. 4차전 선발이 예상됐지만, 당시 입단 3년 차였던 이영하에게 밀렸다.
     
    SK에 우승을 내주는 결승포도 유희관이 허용했다. 6차전 연장 13회 초 구원 등판했지만, 2사 후 한동민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3이닝 동안 이어지던 균형이 유희관의 피홈런으로 깨졌고, 두산은 4-5로 패했다.
     
    유희관은 2018년 정규시즌에서 평균자책점 6.70을 기록했다. 10승(10패)은 달성했지만, 풀타임 선발투수로 나선 6시즌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KS에서 선발 투수로 나서지지 못한 현실도 받아들여야 했다. 절치부심한 유희관은 이듬해 굳은 결의로 반등을 노렸다. 결과도 따라왔다. 11승 8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또다시 부진했다. 키움과의 KS 4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서 1이닝 5피안타 6실점(4자책)에 그쳤다. 당시 두산은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앞서고 있었다. 여유 있는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다.
     
    올 시즌도 NC와의 KS 개막 직전까지 그의 선발 등판이 불투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16일 열린 KS 미디어데이에서 "유희관이 10승은 거뒀지만, 공 자체가 좋다고 볼 수 없다. 1·2차전 상황을 본 뒤 유희관의 역할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불펜 투입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2018년 KS에서 확인했다. 날카로운 그의 제구력은 포스트시즌만 되면 무뎌진다. 그러나 그동안 쌓은 커리어와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유희관 활용법을 김태형 감독이 내놓지 못한 이유다.
     
    유희관은 올 시즌 NC전에 두 차례 선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기록 자체는 훌륭하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8월 28일 창원 원정에서는 7이닝 2실점 기록했다. 유희관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다. 가을에 약하다는 인식을 바꿔야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8년 연속 10승 도전도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야 성공했다. 그에게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전과 다른 투구도 기대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