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한국시리즈 2경기 연속 실책을 기록한 NC 3루수 박석민. IS포토
NC 핫코너에 균열이 생겼다.
NC는 1승 1패로 마무리된 한국시리즈(KS) 첫 2경기에서 실책 3개를 범했다. 1차전 6회 초 두산 오재일 타석에서 나온 NC 포수 양의지의 타격 방해를 제외한 2개는 모두 3루에서 기록됐다. 공교롭게도 베테랑 박석민(35)의 책임이었다.
박석민은 KS 1차전 4-0으로 앞선 5회 초 1사 2·3루에서 박건우의 평범한 3루 땅볼을 1루로 송구하지 못했다. 글러브에서 공을 한 번에 빼지 못해 타이밍을 놓쳤다. 그 사이 3루 주자 박세혁이 득점, 두산에 추격의 빌미를 줬다.
2차전도 비슷했다. 0-0으로 맞선 2회 초 1사 1·2루에서 박건우의 타구를 1루에 악송구했다. 3루수 앞 짧은 타구를 쇄도해 잡아냈지만, 이번에도 공을 글러브에서 한 번에 빼지 못하고 주춤했다. 부랴부랴 1루에 던진 송구가 짧았다. NC 1루수 강진성이 포구에 실패해 공이 뒤로 빠졌다. 그 사이 김재호가 홈을 밟아 선제 실점했다. 공교롭게도 실책 2개가 모두 실점과 연결됐다. 경기 분위기에 끼친 영향이 적지 않았다.
단기전에서 '수비' 중요성은 꽤 크다. 에이스급 투수들이 등판하는 경기 특성상 1~2점 차로 승부가 갈린다. 실제 KS 2차전 NC는 박석민의 실책 이후 한 점을 더 허용했고 4-5로 패했다. 9회 말 3점을 추격했지만, 딱 1점이 부족했다. 2회 실책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박석민은 지난 시즌까지 포스트시즌(PS)을 통산 64경기나 뛴 베테랑이다. KS만 무려 40경기에 출전했다. 팀 내에서 가을 야구 경험이 가장 많아 동료들과 코칭스태프가 그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상당히 크다. 2루수 박민우와 함께 내야 수비의 핵심인 박석민이 두 경기 연속 결정적인 순간 불안감을 노출했다. NC가 시리즈 전에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다.

안정된 수비는 올 시즌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NC의 원동력 중 하나였다. 야수 실책이 73개(투수 실책 14개)로 KBO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포수 양의지를 중심으로 야수들이 톱니바퀴처럼 짜임새 있게 움직였다. 수비 시프트를 많이 활용하는 팀이기도 했다. 수비 코치를 오래 한 이동욱 NC 감독의 영향도 꽤 컸다. 그리고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선수 중 하나가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이 있는 박석민이다.
양의지는 KS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본기'를 강조했다. 양의지는 "타이트한 경기를 할 때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2차전 실책 여부와 관계없이 박석민은 KS에서 내내 선발 3루수로 출전할 게 유력하다. 대체 자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기량과 경험을 고려했을 때 다른 선수를 투입하는 걸 상당히 큰 '결단'이 필요하다. 2차전에서 2루타를 때려내는 등 박석민이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선수 스스로 안정감을 찾아야 한다. KS 3차전을 앞둔 NC의 숙제 중 하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