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이 지배하는 한국시리즈

    파격이 지배하는 한국시리즈

    [중앙일보] 입력 2020.11.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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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류 루친스키. [연합뉴스]

    드류 루친스키. [연합뉴스]

    파격이 가을야구를 지배한다. 정규시즌에서 볼 수 없는 선수 기용이 한국시리즈(KS)에서 이어지고 있다. 단기전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NC 다이노스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S 4차전 7회 초,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드류 루친스키(사진)를 마운드에 올렸다. 루친스키는 1차전 선발로 나와 5와 3분의 1이닝 5피안타 3실점(1자책)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사흘 쉬고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2019년 NC에 입단한 이래 구원 등판은 처음이었다.
     
    루친스키는 9명을 상대해 아웃 카운트 8개를 잡고 승리를 지켰다. 출루 하나는 2루수 박민우의 실책으로, 사실상 퍼펙트 투구였다. NC는 루친스키의 호투에 힘입어 3-0으로 이기며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만들었다.
     
    NC 벤치는 루친스키에게 당초 투구 수 30개 정도만 맡길 생각이었다. 9회 2사에는 마무리 원종현 투입을 생각했다. 그런데 루친스키는 “끝까지 던지고 싶다”고 했다. 양의지는 “루친스키로 교체할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웃었다. 그만큼 루친스키 구위가 좋았다는 뜻이다. 루친스키 불펜 카드는 ‘일회용’이다. 이동욱 NC 감독은 “루친스키는 다음 등판 때 (6차전 또는 7차전) 선발로 나선다”고 예고했다.
     
    두산 베어스도 정규시즌과는 다르게 투수진을 운용한다. 10승 투수 유희관이 대표적 사례다. 유희관은 KT 위즈와 플레이오프(PO) 4차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1회 세 타자 연속으로 안타를 허용하고 강판당했다. 이후 등판이 없다. KS 4차전 도중 몸을 풀었지만, 투입되지 않았다.
     
    마무리 이영하도 비중이 줄었다. 이영하는 LG 트윈스와 준PO 2경기, KT와 PO 2경기에서 마지막 투수로 나왔다. 불안했지만 자책점은 없었다. 그러나 KS 2차전에서 5-1로 앞선 9회 말에 아웃 하나를 잡는 동안 4안타, 1볼넷을 허용했다. 김민규가 불을 꺼 5-4로 이겼지만, 벤치의 믿음을 잃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3차전 마무리로 이영하 대신 이승진을 선택했다. 이영하는 4차전 6회, 0-0으로 맞선 1사 1루에 구원 등판해 또다시 2점을 내줬다.
     
    라인업도 변화무쌍하다. 김태형 감독은 PO까지 수비 강화를 위해 오재원을 2루수로 기용했다. 최주환이 살아나면서 오재원은 벤치를 지킨다. 타순도 수시로 바뀐다. 타격감이 좋지 않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오재일의 타순을 주로 조정했다. 반면 잘 맞고 있는 정수빈은 2번으로 올렸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