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비하인드] 6차전 8회 송명기 등판…감독은 양의지를 믿었다

    [IS 비하인드] 6차전 8회 송명기 등판…감독은 양의지를 믿었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11.25 13:06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KBO한국시리즈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6차전는 NC가 승리,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시상식에서 NC 이동욱 감독, 양의지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KBO한국시리즈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6차전는 NC가 승리,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시상식에서 NC 이동욱 감독, 양의지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포수 양의지, 믿고 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24일 한국시리즈(KS) 6차전. 4-2로 앞선 7회 말 공격이 끝난 뒤 이동욱 NC 감독은 고민이 깊었다. 8회 초 어떤 투수를 올릴지 결론을 내지 못했던 것이다. 7회 초 등판한 필승 카드 김진성의 투구 수는 13개였다. 많은 공을 던진 건 아니지만, 1차전부터 전 경기에 등판했기 때문에 그의 체력이 걱정이었다. 이동욱 감독의 고민은 포수 양의지(33)의 얘기를 듣고 해결됐다.
     
    이동욱 감독은 KS 6차전이 끝난 뒤 "8회 초를 앞두고 양의지가 투수 코치에게 "송명기는 (몸을) 안 풀어요?"라고 물어보는 걸 옆에서 들었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믿고 (송명기를) 냈다"며 "공을 받는 양의지가 물어보는(생각하는 건) 건…, 믿고 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포수 양의지의 말은 코칭스태프의 선택에 확신을 줬다. NC는 이미 불펜에 송명기를 준비시킨 상황이었다. 이동욱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길게 치르고 있는 두산 타자들이 빠른 공에 대처하지 못한다는 걸 빠르게 간파했다. 선발 드류 루친스키에 이어 6회 두 번째 투수로 마이크 라이트를 곧바로 붙인 것도 바로 이 이유다.

    프로 2년 차 송명기는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진다. KS 4차전 선발승을 따내 자신감도 하늘을 찔렀다. 관건은 투입 타이밍이었다. 혹시 모를 7차전을 대비해야 하는 NC로선 '송명기 카드'를 섣불리 사용할 수 없었다.
     
    프로야구 2020 KBO한국시리즈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6차전이 2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초 송명기가 등판,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프로야구 2020 KBO한국시리즈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6차전이 2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초 송명기가 등판,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이동욱 감독은 8회 초 송명기를 마운드에 세웠다. 결과는 대성공. 송명기는 8회 아웃카운트 3개를 완벽하게 잡아냈다. 투구 수 15개 중 11개가 직구. 힘으로 타자를 압도했다. 체력이 떨어진 두산 타자들의 배트가 맥없이 돌아갔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직구와 포크볼 조합으로 박세혁을 4구 삼진 처리했다.
     
    8회 초를 별다른 위기 없이 막아낸 NC는 9회 초 마무리 원종현을 1이닝을 맡겼다. 김진성 강판 후 톱니바퀴처럼 돌아간 불펜 운영 덕분에 통합우승을 좀 더 수월하게 확정할 수 있었다.
     
    양의지는 경기 후 "8회 나올 투수가 조금 애매했다. 진성이 형은 지쳐있고… 이기고 있다면 내일이 없기 때문에 오늘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송명기를 기용하자는) 의견을 냈다. 결과적으로 잘 맞아 떨어졌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NC에서 양의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 이상이다. KS에서 2승 1세이브를 기록한 루친스키는 양의지에 대해 "참 멋있는 사람이다. 같이 호흡을 맞추다 보면 (포수가) 사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지만, 그런 적이 없다. 힘든 일이 있거나 어려운 시점이 있으면, (양의지가) 먼저 일어나 리드해주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이동욱 감독은 "가을야구에서 양의지가 어떤가"라는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벤치에서 달리 주문할 게 없다"고 촌평했다. 양의지를 향한 절대적인 신뢰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