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윌슨과 작별은 또 다른 출발?

    LG 윌슨과 작별은 또 다른 출발?

    [일간스포츠] 입력 2020.11.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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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가 3년간 에이스로 활약한 타일러 윌슨(31)과 '작별'했다. 하지만 '재회'할 가능성도 있다.
     
    LG는 27일 외국인 선수 재계약 의사 통보 마감을 앞두고 계약 가이드 라인을 마련했다. LG는 윌슨과의 내년 계약을 포기했다. 아울러 2019년부터 뛴 케이시 켈리, 구단 한 시즌 최다 홈런(38개)을 기록한 로베르토 라모스와는 재계약을 추진한다.
     
    LG가 윌슨과 재계약을 포기한 이유는 그의 몸 상태 때문이다. 지난해 145.3㎞였던 윌슨의 직구 평균 구속이 올 시즌 142.2㎞로 떨어졌다. 2위 싸움이 한창이었던 10월에는 오른 팔꿈치 충돌 증후군으로 이탈했다. LG는 시즌 종료 후 윌슨의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윌슨의 진로는 미정이다. LG는 윌슨이 다른 구단에서 뛸 수 있도록 구단 보류권을 행사하지 않고, 조건 없이 풀어주기로 했다. 그러나 윌슨은 "KBO리그 타 구단에서 뛰지 않겠다"는 의사를 LG에 전달했다. 아직 30대 초반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다른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차명석 LG 단장은 "윌슨이 정말 3년간 잘했다. 고마움을 잊지 못한다"라며 "나중에 지도자로 영입할 생각도 갖고 있다"는 구상을 밝혔다. 윌슨이 LG에 보여준 성실성을 높이 여겨서다.
     
    윌슨은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바탕으로 꾸준하게 활약했다. 올 시즌엔 10승 8패 평균자책점 4.42로 부진했으나, 최근 3년간 리그에서 가장 낮은 3.4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평균 166이닝을 소화했다. 또한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적인 선수로 손꼽혔다. 선수단뿐만 아니라 구단 경호·청소 협력업체 직원 등에게도 햄버거를 선물하며 세심하게 챙겼다. 또 우리말을 듣고 직접 쓸 수 있을 만큼 한국어 실력이 뛰어났다.
     
    LG 선수들에 대한 애정도 컸다. 윌슨은 시즌 도중에 "이민호나 김윤식·정찬헌 같은 선발 경험이 적은 선수들에게 내 피칭 퍼포먼스와 모든 것을 얘기해 준다"며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지만, 팀 동료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특히 2020년 고졸 신인 투수 이민호와 김윤식에 대해 "그들은 LG의 미래다. 나이 차이가 있어서 내가 그들과 계속 함께할 수는 없다. 내가 은퇴한 후에도 이들은 10~20년 트윈스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친구들이다. 그렇다면 그때는 나도 기쁠 것 같다"며 응원했다.
     
    그의 이런 모습을 지켜본 차명석 단장은 지도자 제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KBO 리그에선 앤서니 르루(KIA), 브랜든 나이트(전 키움)가 은퇴 전 유니폼을 입었던 팀 코치로 선임된 바 있다. LG는 잭 한나한을 스카우트 및 타격 인스트럭터로 영입한 적 있다. 차명석 단장은 "미국이나 일본이든 좋은 지도자라면 얼마든지 영입할 수 있다. 코치는 지도자로서 좋은 인격을 지녀야 한다. 윌슨은 미담이 많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