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미친골' 분석…성공률 1% 미만 '희귀골'

    손흥민 '미친골' 분석…성공률 1% 미만 '희귀골'

    [일간스포츠] 입력 2020.12.11 06:00 수정 2020.12.1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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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미친 골이다."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이 감탄하며 내뱉은 말이다. 
     
    토트넘은 지난 7일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은 전반 13분 선제 결승 골을 터뜨렸다. 페널티박스 왼쪽 22m 거리에서 오른발로 감아 찼고, 공은 골대 오른쪽 구석을 시원하게 갈랐다. 무리뉴 감독이 감탄사를 내지른 장면이다. 손흥민도 "겸손할 수 없는 골"이라며 기뻐한 골이다.
     
    그야말로 '원더 골'이었다. 유럽의 축구 통계 업체 '언더스탯'이 슈팅 거리와 각도 등을 분석한 결과, 100번 차면 2번 성공할 수 있는 성공률 2%의 고난도 골이라고 평가했다.
     
    어느 정도로 어려운 골이었을까. 
     
    킥 전문가의 설명을 들었다. 한국 축구에서 최고의 오른발 키커로 꼽히는 이천수에게 설명을 부탁했다. 그 장면을 본 이천수 역시 감탄하며 "정말 넣기 힘든 대단한 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가'의 시선으로 그 장면을 자세히 분석했다.
     
    쉽게 나올 수 없는 슈팅 각도와 궤적이 나왔다. 이천수는 "손흥민이 45도 각도로 감아 찼다. 공과 일직선인 상태가 아니라 비스듬한 각도로 찼다. 발등과 인사이드 중간 부분으로 감아 찬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그 각도로는 그런 궤적이 나오기 어렵다. 발에 잘 맞았다고 해도 대부분 골키퍼 정면으로 간다"며 "그래서 골키퍼도 손흥민 슈팅의 방향을 예상하지 못하고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각도가 나올 수 있었던 건 손흥민의 신체 능력 덕분이다. 이천수는 "나 역시 이런 슈팅 훈련을 많이 했다. 시도해본 사람이면 알 수 있다. 45도 각도로 때릴 때 힘이 쉽게 붙지 않는다"며 "골반이 완전히 열려야 하고, 파워가 좋아야 가능한 슈팅이다. 손흥민이 이전보다 훨씬 더 유연한 슈팅감을 선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이 정지된 상태에서도 손흥민처럼 차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는 이동하면서 이런 골을 만들어냈다. 이천수는 "프리킥도 어려운데 손흥민은 치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그런 슈팅을 했다. 이동하면서 공에 발을 대기가 쉽지 않은 각도였다. 쉽게 나올 수 없는 골이다. 나 같으면 그렇게 못 때렸다"고 찬사를 보냈다.
     
    당시는 사실 슈팅 타이밍이 아니었다. 손흥민의 자신감이 만든 과감한 슈팅이었다. 이천수는 "그 상황에서 슈팅 할 거라고 예상하기 쉽지 않다. 한 번 더 치고 들어가든지, 2대1 패스를 주고 들어가든지 할 텐데 손흥민은 슈팅을 때렸다. 골키퍼도 속인 것이다. 자신감이 있고, 몸 상태와 슈팅 감각이 좋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이에 이천수는 "45도 각도였다. 내가 봤을 때 평소 손흥민이 좋아하는 각도는 아니었다. 손흥민이 좋아하는 위치도 아니었다. 거리가 멀었다. 이 때문에 손흥민이 운으로 표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스널전 골은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2차전 멕시코와 경기에서 나온 원더 골과 비슷해 보였다. 당시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드리블을 치다 왼발로 감아 찼고, 공이 골대 왼쪽 구석을 갈랐다. 이번 골은 오른발, 멕시코전 골은 왼발로 찼다. 이천수가 보기에는 그보다 큰 차이가 있었다.
     
    이천수는 "멕시코전 각도는 손흥민이 좋아하는 각도였다. 손흥민이 좋아하는 위치였다. 그 위치에서 감아 차면 골키퍼는 궤적을 예상할 수 있다. 슈팅이 정말 잘 맞아 골대 구석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번 골은 골키퍼가 예상하지 못한 각도와 궤적이었다는 점에서 다르다"며 "쉽게 말하면 멕시코전 손흥민은 대놓고 찬 거고, 아스널전은 모두를 속인 슈팅이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천수는 "손흥민의 천부적인 신체, 최상의 감각, 자신감 등 모든 게 합쳐져 나온 원더 골"이라며 "통계업체에서는 성공 확률이 2%라고 했지만, 내가 봤을 때는 1% 미만이다. 정말 엄청난 골"이라며 감탄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