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까칠한 축구]홍명보 감독님, 'B급 발언' 해명하셨나요?

    [최용재의 까칠한 축구]홍명보 감독님, 'B급 발언' 해명하셨나요?

    [일간스포츠] 입력 2020.12.28 06:00 수정 2020.12.2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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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7.10 정시종기자 〈capa@joongang.co.kr〉 축구 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1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직 사퇴를 발표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성적 부진에도 2015년 6월까지 계약기간을 이행하기로 했지만 감독을 향한 끊임없는 논란이 사생활로 확대 되면서 유임결정 일주일 만에 전격 자진 사퇴했다. . 2013년 6월 최강희 감독의 후임으로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13개월 만에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게 됐다.

    2014.07.10 정시종기자 〈capa@joongang.co.kr〉 축구 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1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직 사퇴를 발표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성적 부진에도 2015년 6월까지 계약기간을 이행하기로 했지만 감독을 향한 끊임없는 논란이 사생활로 확대 되면서 유임결정 일주일 만에 전격 자진 사퇴했다. . 2013년 6월 최강희 감독의 후임으로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13개월 만에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게 됐다.

     
    홍명보(51)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K리그 울산 현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2017년 11월 전무 취임 기자회견에서 "지도자의 생각은 접었다. 어떤 팀에서 제안이 와도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단호하게 말한 그의 의지는 3년 만에 꺾였다. 홍 감독은 "많은 경험을 했지만 마치 숙제를 하지 않은 것처럼 마음 한편에 불편함이 있었다. 그게 K리그 감독직"이라는 달콤한 출사표를 냈다.
     
    축구 팬들의 반응이 갈린다. 한편에서는 '레전드의 귀환'이라며 반겼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이끈 감독으로서의 기대감을 표현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냉담하게 바라보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와 달리 성인팀에서 그는 실패만 거듭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성인팀을 지휘한 2014 브라질월드컵은 참패로 끝났고, 중국 항저우 그린타운에서는 2부리그로 강등됐다.
     
    그의 복귀와 함께 'B급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2014년 7월 10일 홍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에 A급 선수들이 있는데, 이 선수들은 유럽에 나가면 거의 B급대 선수들이 있고요. 우리 K리그에 있는 선수들은 그 밑에 있는데, 과연 잘하는 선수가 유럽에 나가서 경기를 하지 못하고, 지금 그 선수들보다 조금 수준이 떨어지는 선수가 경기를 하고 있을 때 과연 이거를 어떻게 선수 구성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고…."
     
    일명 '엔트의리 논란'을 해명하려는 말이었다. 후폭풍이 거셌다. 홍 감독은 월드컵 실패를 변명으로 일관했다. 월드컵 패장이 짊어져야 할 책임을 'B급 선수' 탓으로 돌리려는 시도로 읽혔다.
     
    또 대표팀 감독이 선수의 수준을 등급으로 나눈 발언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도 컸다. 당시에는 대표팀 수장이 자국 리그를 낮게 내려다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홍 감독은 K리그 지도자로 일한 적이 없었다.
     
    K리그 팬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 이후 K리그 경기장에 "우리는 B급 K리그지만 여전히 행복합니다. B급리그 팬 일동", "누군가에겐 B급리그지만 우리에게는 BEST 리그" 등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홍 감독의 말이 터무니없는 건 아니다. 한국 최고의 선수라도 유럽에 가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K리그 선수가 유럽파와 비교해 낮게 평가를 받는 것도 틀리지 않다. 표현 방식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는 한국 축구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졌던 현상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많은 K리그 팬들이 홍 감독 발언의 의도를 잘못 해석했을 수 있다. 팬들의 분노는 계속됐다. 왜? 해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분히 오해를 풀고, 사실을 바로잡을 시간과 방법이 있었음에도 홍 감독은 굳이 그러지 않았다.
     
    이후 'B급 발언'은 묻혔다. 홍 감독이 항저우로 갈 때나, 대한축구협회 전무에 선임될 때도 조용했다. 그런데 그가 K리그 감독으로 돌아오자 반응이 달라졌다. 
     
    축구 커뮤니티에는 다시 'B급'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B급 선수들로 어떤 축구를 할지 궁금하다", "B급이 오셨네", "자국 리그 무시하는 사람이라 별로" 등의 의견이 게시되고 있다. 여전히 상처가 아물지 않은 팬들이 있다.
     
    홍 감독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정해졌다. 'B급 발언'에 대한 해명이다. 그도 억울할 수 있으니 해명이 더욱 필요하다. K리그 팬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오해를 푼 뒤 K리그에서 새 출발 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다. 유야무야 넘어갈 생각이라면 'B급'이라는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한 K리그 관계자는 "'B급 발언'을 털고 가야 한다고 본다. 의도와 달리 그런 단어를 선택한 것에 대해 설명하고, 지금은 K리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팬들은 궁금할 것"이라고 밝혔다. 
     
    K리그 팬들은 홍 감독의 진심을 들을 권리가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