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진지희 ”약국 갔더니 약사도 오윤희가 범인이냐 물어”

    [인터뷰]진지희 ”약국 갔더니 약사도 오윤희가 범인이냐 물어”

    [일간스포츠] 입력 2021.0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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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나 지금이나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
     
    못된 역할을 맡아도 어딘가 연민있게 보이는게 진지희(22)의 장점. '빵꾸똥꾸'를 외치며 친구를 괴롭히던 꼬마가 성인이 됐지만 SBS 월화극 '펜트하우스'에서 다시 교복을 입고 친구를 괴롭힌다. 그럼에도 어딘가 짠한 진지희의 연기는 시즌1 마지막, 김현수(배로나)에게 샌드위치를 건네며 시즌2에서 반전의 이미지를 꾀할 것을 예고했다. 어느덧 데뷔 19년차. 경력으로만 따지면 '펜트하우스' 내 배우들 중 중견급 이상. 시즌2에서 보여줄 새로운 모습에 시청자와 배우 모두 기대하고 있다. 


     
    -첫 시즌이 끝났다. 소감이 남다를텐데.
    "사실 끝난 게 실감나지 않는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펜트하우스'를 사랑해줘 감사하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었다."
     
    -인기 요인을 스스로 분석해본다면.
    "인기 요인은 너무 많은데 감독님의 연출력과 작가님의 필력,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이라는 이 세 가지의 환상 호흡이 있었기 때문에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았나. 감독님도 현장에서 배우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다 들어주고 작가님도 우리 연기에 피드백도 자세히 해 완벽한 드라마가 나올 수 있었다."
     
     
    -유제니가 나쁜 듯 착한 듯 묘했다.
    "감정 표현에 솔직한 친구일 뿐 요즘말로 츤데레적인 모습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너무 악역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표면적인 악한 캐릭터에 부담감은 없었나.
    "감독님과 이런 이야길 했다. '너무 잔인하게 봐주면 어쩌나. 두렵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헤라팰리스 아이들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얘를 죽여야 해' 이런 생각이라기 보다는 그 아이들이 노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잔인하게 그리지 않고 순수한 모습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
     
     
    -'하이킥' 정해리의 성장 버전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시청자들이 보기에 제니가 해리의 연장선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제니는 나름대로 이유가 다 다르다. 그래서 섬세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완전히 다른 아이다. 후반부에는 '상대에게 그러면 안 된다'는 마음의 변화가 제니에게 보이더라. 겉으로 보기엔 악동이지만 다른 모습이 있어 애착이 갔다."
     
    -악역을 하다보면 연기지만 마음이 좋지 않다던데.
    "때리고 밀고 그런 장면이 있으면 마음이 너무 좋지 않다. 악의적인 마음을 진심으로 담고 연기를 해야한다. 연기일지라도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불편했다. 육체적으로 많이 당하지 않았지만 정신적·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마지막회에서 샌드위치를 건넨 건 인상적이었다.
    "마찬가지로 제니의 성격에 부합하는 내용이다. 20회에서 배로나가 쓰레기를 맞은 우리를 구해줬는데 거기에 감동을 받아 반성의 마음이 담겼다. 배로나를 엄청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무언가 모를 마음으로 샌드위치를 챙겨준 것 같다."
     
     
    -극중 엄마인 신은경과 케미스트리도 돋보였다.
    "처음에는 설레면서도 걱정이 됐다. 그런데 선배님이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하는지 봐주고 거기에 맞춰 배려를 해줬다. 덕분에 시청자들이 항상 '마리-제니 모녀는 닮기도 했고 진짜 엄마-딸 같다'고 해주더라. 선배님 덕분에 좋은 호흡이 나오지 않았을까."
     


    -'19금' 드라마라 적잖이 당황하지 않았나.
    "대본을 받았을 땐 15세 이상 관람이었는데 방송될 때 '19금'이 붙더라.(웃음) 더 섬세하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다보니 중간중간 바뀌었다."
     
    -주변에서 '누가 범인이냐' 많이 물어봤을텐데.
    "촬영 도중 체해서 약국에 간 적이 있다. 그때 약사님이 나를 알아보고 '드라마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정말 민설아는 오윤희가 죽인 게 맞냐'고 물어보더라.(웃음) 지인들도 엔딩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봤지만 그럴 때마다 감독님과 약속해 말해 줄 수 없다고 대답했다. 마지막 방송 이후 연락이 쏟아졌고 묘한 짜릿함이 있었다."
     
    -반전의 연속이었다. 배우들은 미리 알고 있었나.
    "우리도 매회 대본을 모르는 상태로 있었다. 항상 2~3회씩 받았는데 항상 매 순간이 반전이었다. 초반에 조수민(민설아)를 차에 가두고 괴롭히는 부분도 '이렇게까지 악행을 하다니'라며 많이 놀랐고 표현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되지 않게 표현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무엇보다 범인이 유진(오윤희)였다는 것에 놀랐고 마지막에 이지아(심수련)이 죽는 그 장면에서도 되게 많이 놀랐다. 작가님은 상상한 그 이상을 쓰기 때문에 '감히 상상할 수 없구나' '작가님 최고다'하면서 대본을 읽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을 하나 꼽아보자면.
    "김소연(천서진) 선배님이 피아노 치는 장면을 보면서 소름 돋았다. 연기에 모든 감정이 압축됐다. 피아노 치면서 광기에 다다르게 연기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날 헤라팰리스 아이들의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도 뜨거웠다. 드라마 보면서 소름돋고 놀랐다. 나중에 천서진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악랄한 악녀의 모습도 해보고 싶다."
     
     
    -아역 이미지를 벗고 싶진 않나.
    "예전에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가질 수 있는 역량에 맞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연기, 오히려 벗어나려고 하기보다는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캐릭터와 재미있는 캐릭터가 있으면 항상 도전하고 싶다."
     
    -실제로도 욕심이 많나.
    "연기에 대한 욕심은 크다. 다른 욕심은 많이 없는데 연기는 누구보다도 욕심이 강하다.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고 더 실감 나게, 잘 표현하고 싶다. 일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하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게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데뷔 19년차다.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수사물에서 형사로 걸크러시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 더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고 항상 도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시즌2 관전포인트를 꼽자면.
    "나 역시 시즌2 내용이 궁금하다. 작가님께 '유제니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봤더니 '물어보지 말라'고 하시더라. 배로나랑 마지막회에서 달라진 면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전개가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 본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