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선수협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1.0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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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NC 양의지.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NC 양의지. 연합뉴스

     
    양의지(NC) 회장 체제 출범 두 달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달라졌다. 주요 이슈마다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KT 불펜 투수 주권은 지난 11일 KBO에 연봉 조정을 신청했다. 주권은 2억 5000만원을 요구했고, 구단은 2억 2000만원을 제시한 뒤 선을 그었다. 주권의 에이전시는 연봉 상향의 근거를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KT는 구단 고과 시스템을 의심받고 있다. 서로 난감한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협이 13일 입장을 밝혔다. 선수협은 "(연봉 조정 신청은) 자신의 가치에 대한 고뇌이자, 지난 시즌에 대한 자부심, 다가올 시즌에 대한 선수의 다짐이다"며 주권을 지지했다. 이어 "조정위원회가 선수와 구단 모두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역대 20번 열린 조정위원회 중 선수 요구액이 받아들여진 건 한 번뿐이다. 구단 손을 들어준 경우가 많아서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비판도 있었다. 중립적인 스탠스에서 연봉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선수협은 강조했다. 핵심을 짚었다.  
     
    선수 입장만 대변한 건 아니다. 선수협은 "(연봉 조정 신청을) 정당한 선수의 권리 행사로 인정해준 KT에 감사드린다. (연봉 조정 신청을 통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선수와 팀 모두에게 이익"이라고도 밝혔다.
     
     
    양의지 신임 선수협 회장은 주권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관련 사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선수 권익을 대변해야 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 구단을 자극하지도 않았다.
     
    이대호(롯데) 전임 회장과 사무총장 체제에서 선수협은 '논란의 중심'이었다. 메시지 관리에 실패한 나머지 선수협 스스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정작 목소리를 내야 할 때는 침묵했다. 야구인들이 "선수협은 왜 가만히 있느냐"고 지적할 정도였다.
     
    양의지 회장 체제에서는 달라졌다. KBO 실행위원회가 지난달 8일 2차 드래프트 폐지 합의를 발표하자, 선수협은 "저연봉·저연차 선수의 권익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는 의견을 냈다. "퓨처스리그 FA 제도를 도입하자"며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KBO는 2차 드래프트 제도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KBO 상벌위원회의 징계를 수용하지 않고 법적 대응을 하려 하자, 선수협은 강도 높게 허민 의장을 비판했다. 허민 의장은 법적 대응 의사를 철회한 뒤 야구팬에게 사과했다.
     
    이대호 전 회장이 "힘없는 단체"라고 했던 선수협이 조금씩 영향력을 회복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