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V리그 '학폭 폭로'…승부조작 이후 최대 위기

    계속되는 V리그 '학폭 폭로'…승부조작 이후 최대 위기

    [일간스포츠] 입력 2021.02.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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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학교 폭력(학폭)' 의혹에 배구계는 지금 초상집 분위기다. 팬들은 한창 진행 중인 V리그 경기 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날려버린 채, 오로지 관심을 학폭으로만 집중시키고 있다.
     
    2012년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그해 프로배구는 2012년 승부 조작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당시 남녀부에서 전·현직 선수 16명과 브로커 5명이 작당해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배구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리시브를 불안하게 하거나 서브 실수를 하는 방식으로 일부러 범실을 하며 경기를 조작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관련자 전원을 영구제명하고, 다시는 배구계에 발을 못 붙이도록 했다.
     
    이후 프로배구는 전력 평준화 속에 박진감 넘치는 경기와 스타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관중 입장과 시청률은 해마다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V리그의 인기 상승세에 경고등이 켜졌다. 들불처럼 번지는 학폭 의혹 때문이다. 아마추어 배구를 주관하는 대한민국배구협회의 조용구 사무처장은 "요즘 배구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학교 폭력 사실이 알려져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라고 말했다.
     
    9년 전 승부 조작이 알려졌을 때보다 충격이 더 크다. 당시에는 2012년을 전후해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농구까지 4대 스포츠에서 모두 승부 조작이 적발됐다. 하지만 최근 '학폭' 관련 의혹과 고발은 유독 배구판에서만 터져 나왔다. 더군다나 학폭은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다는 점에서 더욱더 차가운 시선이 향할 수밖에 없다. 학교 폭력은 스포츠를 떠나 사회적 문제로 여겨져,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이재영과 이다영(이상 흥국생명), 송명근(OK금융그룹) 등 인기몰이를 한 스타 선수의 과거 학폭 전력에 팬들이 느끼는 실망과 배신감은 크다. 선수의 잘못뿐만 아니라 지도자, 가해자 부모까지 이런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현재까지 과거 학폭 의혹에 사실을 인정한 네 선수(이재영, 이다영, 송명근, 심경섭) 외에도 관련 폭로는 끊이지 않는 양상이다. 여자부 모 구단 신인급 선수의 학폭 사실을 폭로한 한 이는, 이후 해당 선수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구단은 "선수가 학교 폭력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다"라며 곤혹스러운 입장을 전달했다. 이 외에도 학폭 의혹을 받는 선수의 이름이 몇몇 거론되고 있다. 승부 조작 파문 후 공들여 쌓아온 V리그 인기가 한순간에 푹 꺼지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근본적으로 학교 폭력을 막을 방법을 강구하고, 또 가해자의 잘못을 용인하거나 처벌을 주저해선 안 된다.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 또 부모와 지도자의 세심한 보호와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학교 폭력은 절대 안 된다'는 인식이 선수들의 머릿속에 심어져야 한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대한민국배구협회는 16일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보완책을 논의했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