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학폭'→박철우, 이상열 감독 폭행 공개 비판으로 재점화

    쌍둥이 '학폭'→박철우, 이상열 감독 폭행 공개 비판으로 재점화

    [일간스포츠] 입력 2021.0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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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우. 사진=KOVO 제공

    박철우. 사진=KOVO 제공

     
    박철우(36·한국전력)가 12년전 이상열(56) KB손해보험 감독(당시 대표팀 코치)에게 폭행 당한 아픈 기억을 끄집어냈다. 흥국생명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에서 시작된 배구계 폭행 논란이, 박철우의 공개 폭로로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박철우는 18일 한국전력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로 끝난 OK금융그룹과의 경기 후 인터뷰를 자청해 "최근 이상열 감독님의 인터뷰를 보고 충격이 커서 이렇게 나서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정말 피꺼솟이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사실상 이상열 감독의 인터뷰를 겨냥한 것으로 보여졌고, 예상대로였다.
     
    2009년 9월, 박철우는 대표팀에 소집돼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던 중 이 감독(당시 대표팀 코치)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복부와 얼굴의 상처를 공개하고 폭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큰 파문을 낳은 이 구타 사건으로 이상열 감독은 2년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2011년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 운영위원으로 배구계에 돌아왔고, 이후 경기대학교 감독-SBS Sports 해설위원을 거쳐 지난해 KB손해보험 사령탑에 올랐다.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 사진=KOVO 제공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 사진=KOVO 제공

     
    이상열 감독은 17일 우리카드와 경기 전 최근 배구계를 강타한 폭행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선 "폭력 가해자가 되면 분명히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후배들에게 충고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12년 전 박철우를 구타한 잘못을 재차 인정하며 "어떤 일이든 대가가 있을 것이다. 인과응보가 있더라. 저는 그래서 선수들에게 사죄하는 느낌으로 한다. 조금 더 배구계 선배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철우는 이 감독이 "배구계 선배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라는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시즌 중 이런 얘기를 꺼내 KB손해보험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힌 그는 "우리 어릴 때는 운동 선수가 맞는 것이 당연하게 여겼다. 지금 배구 선수 중 안 맞은 선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도'라는게 있다"라며 "(이상열 감독의 구타로) 몇몇은 기절했고, 몇몇은 고막이 나갔다. 그게 과연 한번의 실수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철우는 여전히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음을 고백했다. 그는 "이상열 감독님의 기사를 보고 종일 힘들었다. KB손해보험의 감독이 됐을 때도 힘들었는데, 현장에서 마주칠 때도 힘든 상황에서 그런 기사를 보니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는 심경을 밝혔다.   
     
    박철우가 과거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면서까지 인터뷰에 나선 건 한 가지 이유에서다. 그는 "이상열 감독님께 사과받고 싶은 생각은 없고, 보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자신을 정당화해 포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라면서 "프로배구가 언론에 나쁘게 비치는 게 싫지만, (폭력 지도자 건을) 정면 돌파해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