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NC 루친스키, 이제 해커의 길을 간다

    [IS 피플] NC 루친스키, 이제 해커의 길을 간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1.02.19 10:00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이 정도로 해줄지는…."
     
    2018년 11월 30일. NC는 새 외국인 투수로 드류 루친스키(33) 영입을 발표했다. KBO리그 신규 외국인 선수 계약은 연봉, 인센티브, 이적료, 계약금을 모두 포함해 총액 100만 달러(11억원)를 넘길 수 없다. 루친스키는 총액 100만 달러에 사인했다. 최대 금액을 꽉 채웠다는 건 그만큼 팀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였다.
     
    불안 요소가 없었던 건 아니다. 김종문 NC 단장은 "(루친스키가) 선발 투수 역할을 마이너리그에서 약간 했다.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짧고, 불펜을 많이 해 리스크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2014년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MLB에 데뷔한 루친스키는 4년 동안 41경기를 소화했다. 이 중 선발 등판은 한 경기. 마이너리그에선 통산 156경기 중 선발 등판이 83경기였다. KBO리그에 어울리지 않는 경력일 수 있었다.
     
    KBO리그 팀이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하는 모습 중 하나가 '이닝이터'다. 선발로 많은 경기와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게 첫째 임무. 불펜 경력이 많다는 건 피칭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였다. 투구 이닝과 투구수를 갑자기 늘리면 부상 위험이 크다. KBO리그 대부분의 구단이 외국인 투수로 '선발 경험'이 많은 선수를 선호하는 이유다. 더욱이 루친스키는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지명된 이력까지 있었다.
     
    NC는 내부 검토 끝에 '루친스키가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선수는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 루친스키는 2019시즌 9승을 따내며 재계약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19승을 따냈다. 리그 다승 2위. 관심이 쏠린 한국시리즈에서는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69로 쾌투했다. 그 결과 NC는 창단 첫 통합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김종문 단장은 "첫해는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불운했다.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커브를 많이 던져 (타격) 타이밍을 잘 빼앗았다. 그게 컸다"고 말했다.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24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NC 선발 루친스키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0.11.24.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24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NC 선발 루친스키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0.11.24.

     
    루친스키는 '팔색조'다. 시속 150㎞까지 나오는 포심 패스트볼에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커브, 포크볼까지 다양하게 던진다. 특정 구종을 편식하지도 않는다. 지난 시즌 중 포수 양의지는 루친스키에 대해 "제구가 더 좋아진 것 같다. 볼넷이 줄고, 공격적인 피칭을 한다"며 "책임감이 있는 선수다. 야수들도 1선발이 나오면 경기 집중하다 보니까 루친스키가 나올 때 결과가 더 좋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종문 단장은 "(과거 루친스키의) 투구 템포가 느려 주자가 뛰는 게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이제 템포도 빨라졌다"며 "(전력분석) 자료를 꼼꼼히 보고 공부를 많이 한다. (처음 영입할 때도) 절실하게 야구를 하는 부분, 태도가 좋다고 생각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루친스키는 지난 1월 총액 18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13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두 번째 재계약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비싼 외국인 선수다.

    이제 더 높은 기록을 바라본다. 바로 에릭 해커가 보유한 NC 구단 외국인 투수 최다승(56승) 기록이다. 지난해까지 28승을 거둬 차이가 아직 크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미 KBO리그에서 롱런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기록 경신은 시간 문제라는 평가다.
     
    루친스키의 성공시대가 활짝 열렸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