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어 수도권 유명 선수…야구계 '학폭 미투' 확산

    한화 이어 수도권 유명 선수…야구계 '학폭 미투' 확산

    [일간스포츠] 입력 2021.02.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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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구계 '학폭(학교 폭력)' 불씨가 야구계로 옮겨붙었다. 피해를 주장하는 인물이 연일 등장하고 있다.
     
    고교 시절 야구부 소속이었던 A씨는 지난 2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나는 B와 C(선수)의 고교 1년 후배다. 두 사람으로부터 학폭에 시달렸다. (그 탓에) 학교와 야구부에 나가지 못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자신의 이름과 출신 학교, 가해자로 지목한 두 선수의 실명도 공개했다. B와 C는 수도권 연고 팀 D와 E 소속이다. 야구팬에게도 익숙한 선수들이다.
     
    A, B, C가 소속됐던 고교 야구부는 2015년 3월, 대만 전지훈련에서 3학년 선수들이 입학을 앞둔 예비 신입생에게 가혹 행위를 한 사실이 발각돼 비난을 받았다.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는 재판을 받았다. 그러나 B와 C는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판명됐고, 프로 팀에 입단했다.
     
    A는 B와 C도 학폭 가해자라고 주장했다. A는 "몇 년 동안 연락이 없었던 후배와 동기들에게 연락이 오고 있다. 그 둘(B·C선수)의 만행을 알거나 당한 사람들이다. 이 일로 인해 B·C의 민낯이 까발려지기를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B와 C의 소속팀은 진상 파악에 나섰다. 해당 선수들은 이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D팀은 22일 "결론을 바로 내긴 어렵다. 선수와 글을 쓴 작성자, 그리고 당시 학교(야구부) 지도자와 선수들 얘기를 모두 들어야 한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E팀도 "피해 사실을 제기한 후배 선수, 학교 측과 연락해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있다"고 밝혔다.
     
    B와 C를 향한 폭로가 나오기 전, 한화 소속 선수 F도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다.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작성자는 "한화에 입단한 F는 나를 괴롭혔던 수많은 이들 중에서도 지울 수 없는 이름"이라고 폭로했다. "신체적인 폭력, 나를 벌레 보듯 했던 시선, 폭언 등이 있었다. 패거리들이 모여 단체로 집단폭행을 했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이며 F의 실명과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나 F는 의혹을 부인했다. 법적 대응 의지도 보였다. 한화는 19일 진상 조사를 시작했고, 피해를 주장한 작성자뿐 아니라 당시 학교 관계자와 F의 선·후배까지 접촉했다. 한화는 2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당사자들 사이의 기억이 명확히 다른 점, 무엇보다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있는 학폭위 개최 기록이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안타깝지만 구단의 권한 범위 내에서 더는 사실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하고 결과를 기다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자 배구 이재영-다영(흥국생명) 쌍둥이의 학폭 파문이 불거진 뒤, 연이어 피해 사실을 주장하는 폭로가 나오고 있다. 가해 의혹을 받는 선수가 부인하면 진실 공방으로 논란이 번지고 있다. V리그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고, KBO리그는 스프링캠프에 돌입하며 기지개를 켰다. 그러나 현재 스포츠팬은 새 시즌보다 커뮤니티에 게재되는 '새 글'에 더 관심이 많다.
     
    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