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합의서 논란'…'오피셜' 난 FC서울 박정빈은?

    'K리그 합의서 논란'…'오피셜' 난 FC서울 박정빈은?

    [일간스포츠] 입력 2021.02.23 06:00 수정 2021.02.23 06:00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FC서울 제공

    FC서울 제공


    지금 K리그는 '합의서 논란'으로 뜨겁다. 

    백승호(24)가 불을 붙였다. 수원 삼성 유소년 팀 출신인 그는 수원 삼성과 쓴 합의서를 이행하지 않았다. 'K리그 복귀 시 수원에 입단해야 하고, 위반 시 유학 지원비를 반환하고 손해를 배상한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백승호는 전북 현대와 이적 협상을 벌였다. 배신감을 느낀 수원은 소송까지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비슷한 사례가 또 있다. 지난해 12월 FC 서울에 입단한 박정빈(27)이다. 

    그는 전남 드래곤즈 유소년 팀 광양제철중 출신이다. 2010년 광양제철고 진학 예정이었지만 독일 볼프스부르크 유소년 팀 입단테스트를 받고 합격했다. 이후 독일 그로이터 퓌르트, 카를스루에, 덴마크 호브로 IK, 비보르 FF, 스위스 세르베트까지 유럽의 다양한 국가에서 활약했다. 그러다 지난해 서울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에 입성했다. 

    이 과정에서 두 번의 논란이 있었다.

    첫 번째,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할 당시 박정빈은 전남에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전남은 이대로 보내지 못한다는 의지 아래 소송을 진행했고, 승소했다. 법원은 박정빈에게 억대의 지급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박정빈 측에서 선처를 호소했고, 전남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적을 허용했다. 

    이때 '합의서'가 작성됐다. 핵심 내용은 이렇다.

    '박정빈이 K리그로 오면 반드시 전남으로 돌아와야 한다. 위반 시 지급명령을 받았던 금액을 전남에 상환한다.' 

    두 번째 논란은 지금이다. 박정빈이 K리그로 왔지만 전남이 아니다. 전남과 그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전남은 서울의 박정빈 영입 발표로 K리그로 온 것을 알았다. 이후에도 박정빈 측과 직접 연락이 되지도 않았다. 박정빈은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다.

    서울은 박정빈과 전남의 합의서 존재를 몰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이 2012년 이런 문제를 방지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백승호처럼 박정빈에게도 소급 적용되지 않는 룰이다.  

    백승호와 비슷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 

    백승호는 전북과 협상 과정 중 합의서 내용이 알려졌다. 협상은 중단됐다. 하지만 박정빈은 이미 '오피셜'이 났다. 입단 계약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다. 박정빈과 전남 그리고 서울은 앞으로 이 실타래를 어떻게 풀 것인가. 

    전남의 입장은 확고하고 또 간단하다. 합의서대로 이행하면 된다. 배신감을 느끼지만 감정적 부분은 제외하기로 했다. 

    전남 관계자는 "개인과 개인의 약속이 아니다. 구단, 그룹과의 계약이다. 당연히 합의서대로 진행을 해야 한다. 합의서에 명시된 금액을 상환하면 된다. 사전에 어떤 협의도 없었고, 서운한 건 사실이지만 합의서대로 이행만 하면 문제가 없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다. 이미 박정빈 측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상황이다. 합의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고 밝혔다. 

    박정빈 측은 상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가 빠졌다. 

    전남 관계자는 "서울 이적이 확정된 직후 바로 소송을 진행해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박정빈 에이전트를 통해 박정빈 측이 돈을 지불하겠다는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다렸다.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떤 구체적인 액션이 없었다. 명확하게 상환 방법과 시기 등을 알려오지 않았다. 직접 대화가 돼야 하는데 연결할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다. 그래서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빈 측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21일 입국했다. 자가격리가 끝나기 전까지는 전화로, 후에는 직접 만나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은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의 입장은 어떨까. 

    서울 관계자는 "지급 시기의 차이가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선수 측으로부터 지급을 하겠다는 의사를 들었다. 합의 사항은 이행돼야 한다. 박정빈 측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국했다. 잘 풀릴 수 있기를 바란다.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2021 K리그1(1부리그) 개막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은 오는 27일 전북과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합의서 논란을 일으킨 박정빈의 출전 여부도 관심사가 됐다.

    박진섭 서울 감독은 22일 열린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나상호와 박정빈 모두 좋은 선수들이다. 우리 팀 공격을 이끌어갈 선수들이다. 전북이 상당히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서울이 달라졌다는 모습, 개막전부터 보여주겠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이에 서울 관계자는 "박정빈의 경기 출전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