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연봉 27억 신세계로 온다…10억은 기부 노블리스 오블리 ‘추’

    추신수 연봉 27억 신세계로 온다…10억은 기부 노블리스 오블리 ‘추’

    [중앙일보] 입력 2021.02.2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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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신수가 23일 신세계 이마트 야구단 입단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사진 신세계 야구단]

    추신수가 23일 신세계 이마트 야구단 입단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사진 신세계 야구단]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16년간 활약했던 추신수(39)가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 이마트 야구단에 입단한다. 신세계는 “추신수와 연봉 27억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고 23일 발표했다. KBO리그 사상 최고액이다. 종전 최고 연봉은 그의 부산 수영초 동창 이대호(39·롯데)가 받은 25억원이었다. 추신수는 연봉 중 1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부산고 특급 유망주였던 추신수는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2001년 미국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다. 월급 100만원을 받으며 동갑내기 아내 하원미 씨와 힘든 생활을 했던 추신수는 2005년 꿈에 그리던 MLB에 데뷔했다. 이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2006~2012년), 신시내티 레즈(2013년)에서 활약한 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1450억원)에 계약했다. 당시 기준으로 아시아 선수 사상 최고액이었을 뿐 아니라 MLB 역대 랭킹에서도 27위(외야수로는 6위)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추신수가 쌓아 올린 기록은 곧 아시아 타자의 MLB 역사였다. 지난해까지 MLB 아시아 선수 최다 홈런(218개)과 최다 타점(782개) 기록을 새로 써나갔다. 2009년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고, 2018년에는 한국인 타자 최초로 MLB 올스타전에도 나섰다. 뛰어난 리더십도 발휘해 아시아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클럽 하우스의 리더’ 역할도 했다.
     
    추신수는 텍사스와 계약이 끝난 이후인 올겨울에도 8개 MLB 팀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게다가 내년에 큰아들 무빈이 대학에 입학하기 때문에 미국에 남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 한국에 온다고 해도 팀이 문제였다. 그는 오래전부터 “외삼촌 박정태가 뛰었던 롯데 자이언츠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추신수의 국내 지명권을 가진 구단은 지난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1순위)에서 그를 선택한 SK였다.
     
    추신수의 한국행은 지난달 26일 신세계의 SK 야구단 인수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급물살을 탔다. 야구단 창단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움직인 사업이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의 경쟁자는 에버랜드와 야구장”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 업계에는 그가 야구단 인수를 통해 쇼핑과 스포츠·오락을 결합한 혁신적 놀이 공간을 만들 것이라는 예상이 파다하다.
     
    신세계는 이를 위해 추신수만 한 셀링포인트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뒤 SK 야구단 실무진과 함께 영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결국 신세계는 이날 SK텔레콤으로부터 야구단 지분 100%를 1000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추신수 영입 발표까지 할 수 있었다.
     
    추신수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20년 전 나는 빅리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미국에 온 작은 소년이었고, 빅리그에서 뛸 한 번의 기회를 갈망했다. 내 꿈은 현실로 이뤄졌고, 메이저리그에서 16년을 뛰었다”고 적었다. 이어 “내 인생의 큰 영광은 나 혼자 이룬 것이 아니라 위대한 코치, 구단 직원, 팀 동료 덕분에 가능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야구를 시작했으며 언젠가는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늘 마음에 간직해왔는데, 내 나라와 특히 부모님 앞에서 뛸 기회를 준 팀에 감사드린다”고 썼다.
     
    추신수가 기부하기로 한 10억원은 한국 스포츠 선수의 기부액으로는 가장 많은 금액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코로나19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던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거 191명에게 1인당 1000달러씩 총 19만1000달러(2억1200만원)를 지원해 로베르토 클레멘테상(MLB 선행상) 후보에 올랐다. 코로나19 여파로 고통을 받는 시민들을 위해 써달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구지부에 2억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2011년 아내와 함께 87만5000달러를 출자해 세운 ‘추신수 재단’을 통해 꾸준히 야구 유망주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오는 25일 귀국하는 추신수는 2주간 자가격리한 뒤 신세계 야구단에 합류한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