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였으면 말도 안 된다 했을 것’…전창진 감독의 극적인 농구 인생

    ‘드라마였으면 말도 안 된다 했을 것’…전창진 감독의 극적인 농구 인생

    [일간스포츠] 입력 2021.04.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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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전창진 KCC 감독. KBL 제공

    10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전창진 KCC 감독. KBL 제공

     
    전주 KCC의 전창진(58) 감독이 10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만들었다.

     
    KCC는 지난달 30일 2020~21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2위 울산 현대모비스가 1패를 더하면서 KCC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위를 굳혔다. 전창진 감독은 이로써 KCC 지휘봉을 잡은 지 두 시즌 만에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 개인적으로는 2010~11시즌 부산 kt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후 10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이다.
     
    그는 원주 TG삼보(DB의 전신) 시절 정규리그에서 세 차례 우승했고, 이번 우승으로 5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프로농구에서 3개 팀 감독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한 인물은 전창진 감독이 유일하다. 
     
    전창진 감독은 2015년 봄 승부조작과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로 당시 막 취임했던 KGC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전까지 그는 지도자로서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2002~03시즌 TG삼보 감독으로 처음 챔프전에서 우승했을 때, 그는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39세였다. 젊은 나이에 최고의 성공을 맛본 감독이었다.
     
    이후 TG~동부로 팀 이름이 변하는 사이에 챔프전 우승을 두 번 더 했고, 정규리그에서 세 번 우승하며 40대에 이미 ‘명장’ 타이틀을 얻었다. 그러나 전창진 감독의 지도력이 아니라 좋은 선수 덕분에 우승했다는 의심 어린 시선이 여전히 존재했다.
     
    전창진 감독은 2008~09시즌 꼴찌팀이었던 부산 KTF(현 kt)로 2009년 옮겼다. 감독 부임 첫 시즌에 2위, 2년 차에 정규리그 우승까지 이끌었다. 이때부터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는 승부조작 혐의로 끝없는 추락을 경험했다. 그러나 2016년 승부조작 및 불법 스포츠도박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단순 도박 혐의에 대해서는 2019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더라도 승부조작 혐의만으로 최악의 이미지를 얻은 건 사실이다. KCC가 2019년 전창진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하자 농구팬 사이에서는 엄청난 반대 여론이 일었다.
     
    이러한 부담감 속에서 전 감독은 2015~16시즌 정규리그 우승 후 우승과 거리가 멀어졌던 KCC를 다시 정상에 올려놨다. 그동안 다소 어수선했던 선수 라인업을 재정비했고, 송교창-정창영 등 좋은 자원들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능력을 보여줬다. 그에 대한 팬들의 비난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들조차 2년 만에 KCC를 우승으로 이끄는 모습에는 혀를 내둘렀다.
     
    전창진 감독은 이전까지 네 차례나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했으나 경쟁팀의 패배를 TV 중계로 보다가 우승을 확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정규리그 우승 확정 하루 뒤인 31일 전주 홈에서 서울 삼성을 이기고 그제서야 진짜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전 감독은 "우승했다는 기분을 느끼지 못했는데 체육관 나와서 팬들과 세리머니를 즐기니까 이제야 실감이 난다. 플레이오프도 잘 준비하겠다. 많은 응원 바란다"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