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IS] 김하성 공백 채우는 김혜성, 꿈틀거리는 '이영민 타격상' 본능

    [피플 IS] 김하성 공백 채우는 김혜성, 꿈틀거리는 '이영민 타격상' 본능

    [일간스포츠] 입력 2021.04.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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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김혜성이 지난 4일 삼성전 타격하고 있다. 키움 제공

    키움 김혜성이 지난 4일 삼성전 타격하고 있다. 키움 제공

     
    키움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김혜성(21)의 '타격' 본능이 꿈틀거리고 있다.
     
    김혜성은 동산고 재학 시절 전국구 유격수 유망주였다. 준수한 수비 능력을 갖췄고 타격에서도 좋은 평가를 들었다. 졸업반인 2016년 12월 고교야구 최고 타자에게 수여되는 '이영민 타격상'까지 받았다. 그만큼 재능이 뛰어났다.
     
    2017년 넥센(키움 전신)에 입단한 김혜성은 그해 곧바로 1군에 데뷔했다. 이듬해부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입지를 넓혔다. 하지만 1군에 '내 자리'가 없었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엔 국가대표 김하성(현 샌디에이고)이 버텼다. 베테랑 2루수 서건창의 입지도 탄탄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지 않았다.
     
    주로 두 선수가 휴식할 때 경기를 뛰었다. 한 시즌 개인 최다 142경기를 뛴 지난해에도 유격수(153타석), 2루수(211타석), 3루수(33타석)까지 다양하게 소화했다. 심지어 팀 사정상 좌익수(140타석)까지 맡았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까지 커버하다 보니 공격보다 수비에 집중해야 하는 환경이었다. 타석에서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없었다.
     
    올 시즌엔 다르다. 김하성이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면서 1군 데뷔 4년 만에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내 자리'를 찾은 영향일까. 삼성과 치른 개막 2연전에서 8타수 4안타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3일 개막전에서 3타수 1안타로 예열한 뒤 4일 5타수 3안타로 몰아쳤다. 그는 "아직 시즌 초반이다 보니 타격 페이스에 대해 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돼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키움 김혜성이 지난 4일 삼성전 안타를 터뜨린 뒤 세레머니하고 있다. 키움 제공

    키움 김혜성이 지난 4일 삼성전 안타를 터뜨린 뒤 세레머니하고 있다. 키움 제공

     
    김혜성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전임자' 김하성이 차지한 팀 내 비중이 그만큼 컸다. 김하성은 자타가 공인한 리그 최고의 선수. 2018년부터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KBO리그 정상급 공격형 유격수다. 지난해에도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으로 가공할만한 화력을 보여줬다.
     
    1997년 이종범(당시 해태·30개), 2014년 강정호(당시 넥센·40개)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유격수 30홈런'을 달성했다. 가치를 인정받아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316억원) 보장 계약을 하며 MLB 무대를 밟았다. 김혜성의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은 지난해 달성한 7홈런, 61타점으로 김하성의 성적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자칫 '김하성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면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김혜성은 간단명료하다. 그는 "하성이 형 공백을 내가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다. 스스로 아쉬운 플레이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최대한 실수하지 않고 팀이 이기는 데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크게만 느껴졌던 김하성의 공백. 김혜성 덕분에 키움이 웃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혜성에 대해 "출루 능력이 좋다. 배팅에 대한 기술적인 것도 매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