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싸를 만나다] 홍재상 KT 상무 ”클라우드 게임 1위 비결요? 겜방 구독은 기본이죠”

    [IT싸를 만나다] 홍재상 KT 상무 ”클라우드 게임 1위 비결요? 겜방 구독은 기본이죠”

    [일간스포츠] 입력 2021.04.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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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크래프트'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을 때 한창 게임에 빠졌었다. 어느 순간 순발력이 떨어져 요즘은 하승진, 도티의 게임방송을 보는 것으로 대신 한다. 직접 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댓글은 꼼꼼히 살펴본다. 1인 게임방송이 업무 시너지로 이어진다는 게 새롭고 신기하다."

     
    홍재상 KT 신규서비스P-TF장은 5G 상용화로 본격 개화한 클라우드(스트리밍) 게임 시장에서 자사 플랫폼 '게임박스'를 업계 1위 자리에 올려놓은 주역이다. 그는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이끌기 전까지 5년 동안 KT에서 광고, 프로모션, 디지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지금 맡은 사업과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다년간 쌓은 고객 관리 노하우는 서비스 안착 과정에서 빛을 발했다. 젊은 이용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직접 게임패드를 잡는 '신세대 상무님' 홍재상 KT 신규서비스P-TF장을 만났다. 
     
     
    자체 플랫폼 개발 '신의 한 수' 
     
    "2018년 서비스 기획 당시 게임 개발사들은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에 크게 공감하지 않았다. 대작 타이틀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이유 중 하나다. 다행히 최근 인식이 바뀌고 있다. 시간과 장소, 하드웨어 제약이 없는 클라우드 게임이 대중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작년에는 없었던 히트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대해도 좋다."
     
    홍보모델들이 지난해 8월 출시한 KT의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를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홍보모델들이 지난해 8월 출시한 KT의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를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지난해 8월 KT가 게임박스를 출시했을 때 시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검증된 글로벌 게임 플랫폼을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와 각각 손잡은 반면, KT는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는 도전을 택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서비스 안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해외 파트너십 부재로 타이틀 수급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게임박스는 작년 말 업계에서 가장 먼저 '가입자 10만명' 고지에 도달했다. 올해 3월 초에는 가입자가 13만명을 넘어섰다. 관련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경쟁사와 달리 KT는 신기록을 깰 때마다 자신 있게 알리고 있다. 
     
    "직접 개발한 플랫폼이라 자유도가 높고 카카오, 네이버 계정으로 이용 가능한 접근성이 강점이다. 소규모 개발사도 협의만 거치면 우리 플랫폼에 게임을 올릴 수 있다. 글로벌 플랫폼은 오래전 수립한 정책을 따라야 하는 한계가 있다. 높은 유연성으로 다른 업체보다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서비스 운영을 위한 네트워크, 클라우드 경쟁력은 그룹 차원에서 이미 확보했다."
     
    KT는 서비스 초기 수익보다 가입자 기반을 쌓는 데 집중했다. 100개가 넘은 게임을 월 990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서 가장 저렴하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까지 요금을 50%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 정책은 유연하게 가져가려고 한다. 프로모션 연장은 아직 고민하고 있다. 도전적이지만 내년 목표인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하면 손익분기점을 뛰어넘게 된다. 시장 형성 단계에서 중요한 건 매출 상승보다 고객 확보다."
     
    게임박스는 모바일 버전을 시작으로 지난해 PC, 인공지능(AI) 솔루션 '기가지니'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IPTV, iOS 등도 조만간 지원한다. 이제 서비스 출시 6개월을 막 넘긴 만큼 기능은 계속 고도화하고 있다.
     
    "간편 로그인과 일부 게임의 한글화 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월정액 정산 모델 외 다양한 결제 시스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포함해 개방형 서비스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다."
     
     
    N스크린 확장…게임 넘어 메타버스로 진화
     
    KT는 게임박스 생태계에 소규모 인디게임 개발사를 끌어들였다. 지난 2월에는 추억의 오락실 게임인 엑스포테이토의 '컴온베이비'를 비롯해 펌킴의 '소원', AB Shot의 'IRA'를 출시했다. 고사양 콘솔 게임을 모바일에서도 즐기도록 하는 것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주된 역할이지만, 게임박스는 소규모 유망 개발사와의 상생도 잊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도 발견했다.
     
    "주중에는 낮보다 밤에 이용이 급증한다. 주중보다는 주말에 접속량이 많다. 하루에 20시간 이상 즐기는 이용자도 있다. 전체 서비스 이용시간 중 80%가 2~3개의 대작 타이틀에 집중돼 있었다. 인기 있는 게임에만 사람이 몰리는 줄 알았는데, 인디게임도 선보인 지 한 달 만에 순위권에 들었다. 재미만 있으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겠다고 판단했다."
     
    KT 게임박스는 오픈형 플랫폼을 지향한다. 단순히 여러 종류의 게임을 제공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향후에는 유료 아이템을 거래하고,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공간을 만든다. 더 나아가 게임으로 현실과 가상세계를 잇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로 진화한다. 
     
    홍재상 상무는 최근 글로벌 K팝 그룹 BTS가 신곡의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방송이 아닌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최초로 공개한 사례로부터 큰 영감을 얻었다.
     
    "아바타를 통해 게임을 즐기고 공연도 보는 메타버스가 콘텐트 시장에서 대세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관련 업계와 계속해서 접촉하고 있다. 메타버스의 바탕이 되는 것은 게임이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와 융합해 결국 모든 콘텐트를 가상에서 즐기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시장을 우리가 선도해야 한다."
     
    KT는 보유 게임 타이틀을 현재의 약 130개에서 2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아쉬움으로 남았던 흥행작 확보에도 힘을 쏟는다.
     
    "고객들이 유튜브, 넷플릭스에 할애하는 시간을 얼마나 가져오느냐가 관건이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콘텐트 소비환경을 마련하고, 가까운 미래에 메타버스를 현실화하는 것이 비전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KT가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홍재상 '신세대 상무님'의 말이 현실이 될지 주목된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