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백신 확보 실패, 백서처럼 상세히 보도해달라

    정부의 백신 확보 실패, 백서처럼 상세히 보도해달라

    [중앙일보] 입력 2021.07.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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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위원회, 중앙일보를 말하다 

    중앙일보 독자위원회(위원장 김준영 성균관대 이사장) 7월 회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때문에 ‘서면 회의’ 형태로 진행됐다. 위원들은 지난 한 달여 동안의 중앙일보 지면과 온라인에 실린 콘텐트를 정성껏 분석해 서면 평가서를 작성한 뒤 e메일로 중앙일보에 보내왔다. 평가서에는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와 4차 대유행 등 코로나19 관련 기사들과 ‘혐오 팬더믹’ 연속 기획, 일련의 MZ세대 분석 기사 등에 대한 위원들의 비평과 조언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김준영 위원장(성균관대 이사장)
    코로나 시대 혐오 팬데믹 연속 기획
    사회적 혐오심리 파헤친 좋은 기사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식품 소비기한’ 10년 전에도 논의
    우려와 대안까지 기사에 담았어야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
    ‘욕망이 낳은 13자 아파트 이름’
    왜 그런 현상 생기나 분석 부족
     
    김준영

    김준영

    ▶김준영 성균관대 이사장=19일부터 시작된 ‘혐오 팬데믹’ 연속 기획 기사는 코로나 상황이 지속하면서 확산하고 있는 분노, 비난, 소외 등 사회적 혐오 심리를 파헤친 좋은 기사였다. 15일 자 ‘알바 둔 사장님 31년 만에 최저’ 기사는 코로나19와 최저임금 급등으로 인한 128만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현장 이야기와 함께 시의적절하게 소개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악순환을 잘 지적했다. 다만 5차 재난지원금을 국민 88%에게 지급하기로 한 정치공학적 결정에 대해서는 보다 날카로운 비판을 제기했어야 했다.
     
    전병율

    전병율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10일 자 1~5면에 걸쳐 4단계 거리두기 조치의 의미, 문제점, 사전 대응 미비, 자영업자의 심각성 등을 다양한 시각으로 대대적으로 분석했는데 아주 좋은 기사들이었다. 4단계의 심각성을 분야별로 정확하게 설명했다. 청해부대 사태를 다룬 일련의 기사들도 인상적이었다. 해외 파병 장병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 미비 실태와 제대로 된 진단 방법도 마련되지 않아 밀폐 함정에서의 코로나 집단 감염을 그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었던 문제점들을 일자별로 정확하게 지적했고, 향후 대응방안까지도 정확하게 제시했다.
     
    양인집

    양인집

    ▶양인집 어니컴 대표=청해부대 사태를 16, 20, 21, 22, 23일 닷새간 연속해서 1면 머리기사로 다룬 게 돋보였다.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 군 지휘부의 무능과 노력 부족을 파헤쳤는데 매우 잘했다고 생각한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진척이 매우 느린 가운데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타국의 대응까지 살펴야 할 상황이다. 6일 자 ‘델타변이 앞 3국3색’ 기사는 3국의 대응 차이를 보며 우리의 선택을 고민하게 한 좋은 기사다. 하지만 19일 자 ‘콧대 높은 명문 오케스트라의 두 리더, 평창서 만난다’ 기사 제목 중 ‘콧대 높은’이라는 수식구는 부적절했다. 부정적 뉘앙스를 주는 그런 표현 없이 그냥 ‘명문 유럽 오케스트라’라고 하면 좋았겠다.
     
    김소연 뉴닉 대표
    ‘본캐보다 부캐에 열광하는 MZ’
    다양한 나이 독자 위해 쉽게 정리
     
    김은미 서울대 교수
    ‘24세 청와대 비서관 논란’ 기사
    온라인 여론 단순 전달에 그쳐
     
    민영 고려대 교수
    우주여행 경쟁 기사 흥미롭지만
    단순 중계에 너무 많은 지면 할애
     
    민영

    민영

    ▶민영 고려대 교수=19일 자 1면의 ‘혐오, 마음을 집단 감염시켰다’ 기사로 포문을 연 ‘혐오 팬데믹’ 연속 보도가 인성적이었다. 팬데믹 상황에서 혐오표현의 주체와 대상이 확대되고 그 수위가 한층 더 격화됐음을 감안할 때 유의미한 기획 보도다. 설문조사와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키워드에 따른 구체적인 양상을 풍부하게 보여줬다는 점, 젠더 갈등과 관련해 여혐·남혐의 원인을 분석한 것도 시의적절했다. 반면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버진그룹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의 우주여행 경쟁은 흥미로운 이벤트인 건 맞지만 이를 단순 중계하는 데에 많은 지면을 할애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김소연

    김소연

    ▶김소연 뉴닉 대표=1일 자 1면 사진 ‘썼다 지운 6인 모임’은 흥미로운 사진 활용 사례였다. 거리 두기 완화를 기다리다가 새로운 방역대책 발표로 인해 실망하는 자영업자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담아줬다. 중앙일보의 상징적이고 적절한 사진 활용은 정말 배우고 싶은 점이다. 8일 자 1면 톱 제목인 ‘성급한 5인 금지 해제 신호가 700m 줄 세웠다’는 정부의 방역 메시지가 오락가락한다는 메시지를 독자가 상상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장면으로 표현한 것이라 인상적이었다. 12일 자 ‘본캐보다 부캐에 더 열광하는 MZ’ 기사를 본 건 이런 콘텐트를 주로 소비하는 세대의 당사자로서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특히 ‘매드몬스터’는 부모님 세대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난처하리만큼 복잡한 맥락과 세대의 약속이 전제된 놀이였는데 다양한 관점과 나잇대의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기사로 정리된 것 같다.
     
    이영주

    이영주

    ▶이영주 서울대 인권센터 인권상담소장=23일 자 ‘서욱의 과자 선물에 청해부대 장병 헛웃음’ 기사는 이솝우화 ‘두루미와 여우’를 연상하게 했다. 코로나 감염으로 음식물 취식에 어려움이 있는 장병들에게 버석버석한 과자를 격려품으로 보낸 건 부하 장병들에 대한 국방부 장관 등의 관심 및 배려 부족의 단면을 잘 드러낸 사례였다. 하위 공무원에 대한 상급자의 갑질 등 인권 감수성 결핍에 대해 상시적 감시와 비판이 이뤄지면 좋겠다.  
     
    중앙일보를 말하다

    중앙일보를 말하다

    양인집 어니컴 대표
    청해부대 사태 닷새 동안 1면 배치
    군 지휘부의 무능 제대로 파헤쳐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화이자 맞은 여성 … ’ 온라인 기사
    백신 부작용을 선정적으로 접근
     
    이영주 서울대 인권센터 인권상담소장
    ‘서욱의 과자 선물에 장병 헛웃음’
    상급자 감수성 결핍 계속 비판을
     
    임유진

    임유진

    ▶임유진 강원대 교수=7일 자 ‘수도권 전셋값 급등에, 군인들 낡고 좁은 관사로 들어간다’ 기사와 관련해 직업군인에 대한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전반적인 내용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관사 생활을 기피하는 것이 MZ세대 군인만의 특징인 것처럼 서술된 건 바람직하지 않았다. ‘연봉 8000만원 MZ세대가 달린다’ 기사에 나오는 택배 기사의 고수입은 언택트 시대라는 특수상황으로 인한 착시현상일 가능성도 있다. 택배기사라는 직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기사에 포함됐어야 했다.
     
    강호인

    강호인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코로나19 4차 대유행, 청해부대 대규모 감염 사태 등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안이한 대처가 원인인 만큼, 백신 확보 관련 정부의 초기 판단과 도입 과정상의 문제 등을 일종의 ‘백신 백서’ 형태의 특집기사로 다뤄줬으면 좋겠다. 27일 자 ‘식품 소비기한 도입’ 기사에 나오는 식품 소비기한은 10년 전 논의됐을 때 식품 폐기 비용의 소비자 전가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던 사안이다. 신문이 현재 거론되는 이슈의 과거 담론과 대안을 파악한 뒤 접근해야 사회적 정책형성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김동조

    김동조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13일 자 ‘욕망이 낳은 13자 아파트 이름… 김수한무~냐 조롱’ 기사는 함의를 담았다면 단순 가십거리가 아니라 보다 중요한 기사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주민이 원하는 이름과 조합원이 원하는 이름 사이에 괴리가 있다면 왜 그런 현상이 생기는지 설명했으면 더 좋았겠다. 15일 자 ‘제천여성도서관 남성 허용 논란’ 기사와 관련한 논란에서 중요한 건 결국 세금이 들어간 공공 도서관이 됐기 때문에 남성 출입이 허용됐다는 점이다. 만약 중앙일보의 입장이 그와 다르다면 그 근거 등도 함께 보도했어야 했다.
     
    임유진 강원대 교수
    ‘연봉 8000만원 MZ세대가 달린다’
    택배기사들의 고민도 다뤘어야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
    4단계 거리두기 다룬 10일자 지면
    의미·문제점 등 다양한 보도 돋보여
     
    김은미

    김은미

    ▶김은미 서울대 교수=독자에게 도달했으면 하는 메시지를 다른 공인이나 전문가의 소셜미디어 포스팅, 인터넷 여론 등을 중계하는 방식으로 구성하는 것은 ‘객관주의 저널리즘’으로 포장만 하고 싶은, 일종의 편법으로 보인다. 6월 24일 자 ‘24세 청와대 비서관 논란’ 기사는 온라인 여론 추이를 중계하듯 제시했다. 언론이 인터넷 여론과 다른 것은 책임성 있는 분석일 텐데 이런 기사들은 양자 간 차이를 없애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타임지, 文 고강도 비판…靑 이걸 자랑이라 올리나’ ‘관종 문준용, 지원금 누가 물어봤냐…조용히 살라’ 같은 온라인 기사들도 마찬가지다.
     
    우정엽

    우정엽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청해부대와 관련한 초반 기사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를 옮겨 싣는 데 그친 것 같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기사에서 짚고 추후 보도를 통해 확인해보는 식으로 깊이가 더해졌으면 보다 완성도 있는 기사가 됐을 거다. 또한 타 언론과 차별을 이룰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자 인터넷 기사, “화이자 맞은 여성 ‘깜짝’…백신 접종 뒤 가슴 A컵→C컵 됐다”는 기사는 의학적 부작용에 관한 기사를 선정적 이야기거리로 보이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