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안' 20대·여성·저소득층 특히 취약...20대 40% 중증 우울 위험

    '코로나 불안' 20대·여성·저소득층 특히 취약...20대 40% 중증 우울 위험

    [중앙일보] 입력 2021.08.1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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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면서 20대·여성·저소득층의 우울과 불안 등의 정신건강 지표가 특히 악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대는 10명 중 4명꼴로 중증 이상 우울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29일까지(청소년 4월 22일~6월 4일) 전국 광역시도에 거주하는 성인과 14세 이상 청소년 1150명(청소년 8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공중보건 위기에 따른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평가’ 연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원구원이 발주한 것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국민의 심리, 정신보건 측면에 주는 영향력을 분석하고 공중보건 위기 상황 발생 시 필요한 정신보건적 지원 및 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안 도출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19일 부산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많은 시민들이 줄서서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19일 부산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많은 시민들이 줄서서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연구팀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우울 ▶불안 ▶사회적지지 ▶생활 장애 ▶불면증 ▶자살경향성 ▶질병 취약성 인식 ▶백신 접종 의지와 백신 선택 기준 ▶사회적 거리두기와 예방 행동, 코로나19 관련 염려 ▶심리·사회적 지원의 필요성 등을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우울과 불안 지표는 코로나19 유행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악화됐다. 특히 20~30대 젊은층과 여성에서 더욱 낮게 나타났다.

     
    2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우울 평균 점수가 가장 높았다. 중증 이상 우울 위험군에서도 2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은 비율(40.2%)을 보였다. 불안 평균 점수도 5.1점으로 가장 높았다. 중증 이상 불안 위험군에서도 20대가 가장 높은 비율(19.6%)로 확인됐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 불안 등을 더 많이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의 우울 위험군 비율은 코로나19 유행 전 10.1%, 10.4%(평균 점수 각각 3.3, 3.7)에서 코로나19 유행 후 24.4%, 31.5% (평균 점수 각각 5.9, 6.5)로 올랐다. 남성과 여성의 불안 위험군 비율은 4.2%, 5.8%(평균 점수 각각 2.0, 2.5)에서 11.5%, 16.6% (평균 점수 각각 3.7, 4.6)로 각각 늘었다.

    우울 관련 이미지. 사진 pixabay

    우울 관련 이미지. 사진 pixabay

     
    저소득층(가계소득 300만원 이하)은 정신건강지표가 전반적으로 낮아 심각한 상태였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코로나19 유행 후 중증 이상 불안 위험군은 월수입 150만원 미만 군과 300만원 미만 군에서 각각 23.6%, 19.1%(평균 점수 각각 5.8, 4.9)로 전체의 42.7%를 차지했다. 중증 이상 우울 위험군은 월수입 150만원 미만 군과 300만원 미만 군에서 각각 40.7%, 36.5%(평균 점수 각각 9.5, 7.5)로 77.2%에 달했다.

     
    대상자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지는 전체 참여자의 평균 점수가 4.1점(5점 만점)으로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백신 선택의 중요 기준으로 인식한 것은 부작용 발생률, 예방 효과, 면역 효과 지속기간 등으로 확인됐다.

      
    백종우 교수는 “코로나19팬데믹(대유행)으로 우울, 불안, 자살 생각 등 정신건강 문제가 전 연령과 계층에서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젊은 층과 여성, 그리고 저소득층이 더욱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도 지난해 가을부터 자살이 급증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양육부담 증가와 비정규직, 실업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며 “젊은층, 여성, 저소득층의 고통이 큰 상황에서 실질적인 지원 강화와 함께 이들의 정신건강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데 정책적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코로나19 정신건강·사회심리 평가 1차 양적 조사에 더해 2차 양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고통을 겪은 확진자, 자가격리자, 자영업자, 노인, 장애인, 외국인, 임산부 등에 대한 질적 인터뷰를 분석 중으로, 향후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한 한국형 재난정신건강서비스 모델과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