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형 유통점, 갤Z플립3에 '불법 보조금' 뿌렸다…자금 출처는

    [단독] 대형 유통점, 갤Z플립3에 '불법 보조금' 뿌렸다…자금 출처는

    [일간스포츠] 입력 2021.09.09 07:00 수정 2021.09.0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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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하이마트의 불법 보조금 지급 내역. 기타 할인 명목으로 20만원을 불법 지원했다. IS포토

    롯데하이마트의 불법 보조금 지급 내역. 기타 할인 명목으로 20만원을 불법 지원했다. IS포토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3'(이하 갤Z플립3)에도 예외 없이 불법 보조금이 붙었다. 출고가 125만4000원이지만 공시지원금에 유통망 추가지원금, 불법 보조금까지 더하면 실구매가가 50만원 대로 내려갔다. 불법 보조금 덕(?)에 신형 스마트폰이 '반값 폰'이 된 셈이다.
     
    갤Z플립3 사전 계약 마지막 날인 지난달 23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한 롯데하이마트 매장. 기자와 동행한 A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자, 한 직원이 "(갤Z플립3를) 지금 사전 예약하면 롯데하이마트가 제공하는 특별 사은품(충전기 등)과 더불어 20만원을 추가 할인해 주겠다"고 안내했다.
     
    조건은 간단했다. 월 8만9000원 요금제를 6개월간 유지하면 됐다. 기존 이동통신사에서 다른 회사로 갈아타는 '번호이동'을 하지 않아도 됐다. 카드결합이나 부가서비스 의무가입 등 불필요한 조건도 없었다.
     
    사전 예약 기간에 갤Z플립3에 붙은 공시 지원금은 48만원이다. 유통망 추가지원금 15% 더하면 55만2000원이 최대치다. 여기에 불법 보조금이 얹어지자, 실구매는 50만2000만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롯데하이마트 직원은 실제 개통이 이뤄진 지난달 25일 A 고객에게 계약서를 내밀며 "20만원 할인은 불법 보조금이기 때문에 계약 표준안내서에 표시하지 않는다"고 안내하기까지 했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 3.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신제품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 3. 삼성전자 제공

    이는 비단 롯데하이마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SK텔레콤 T다이렉트샵에서도 의심스러운 '특별 지원금'을 제안했다.  
     
    지난달 23일 T다이렉트샵 직원은 전화 상담을 통해 "사전 계약 기간 T다이렉트샵을 통해 구매하면 특별 지원금 15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사전 계약 기간 마지막 날인 만큼 특별 지원금을 받고 구매 가능한 상품은 그린과 블랙 색상의 제품밖에 없다. 이마저도 조기에 소진될 수 있어 되도록 빨리 결정해달라"고 재촉하기까지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Z플립3 등이 인기를 끌자, 롯데하이마트와 SK텔레콤 등이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해 불법 보조금을 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 따르면 추가 지원금은 기존 공시지원금의 15%까지만 지급될 수 있다. 이를 초과하는 지원금은 불법 보조금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는 물론 디지털프라자 등에서도 '특별 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비슷하게 불법 보조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보조금은 이통사로부터 지원받거나 자체적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런 사실은 사정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도 알고 있지만, 그냥 묵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대형 유통망을 중심으로 불법 보조금이 기승을 부리면서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생계형 소형판매점들은 어려움은 호소하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시장을 교란하는 것은 통신사와 대형 유통망"이라며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디지털프라자 등은 변조된 인센티브 정책으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조금 재원 출처가 불투명해 이통사 재원인지, 대형 유통망 재원인지 알 수도 없게 만들어 감시망을 피해가고 있다"며 "대형 유통망·자회사와 일선 유통망 간 차별화한 정책 기조와 규제 기관의 잣대가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 내에 위치한 스마트폰 매장. IS포토

    롯데하이마트 내에 위치한 스마트폰 매장. IS포토

    이와 관련 롯데하이마트는 불법 보조금 지급을 인정했다. 다만 치열한 시장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신제품(갤Z플립3)이 나오면서 경쟁이 치열한 상태에서 매장에 일종의 판매활동비 명목으로 비용을 지원했다"며 "일반 대리점이나 대형유통망 등 경쟁점에서도 20만원 안팎의 추가 혜택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장이 워낙 과열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체가 혼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이통사 3사와 계약하는데, 추가 지원금 15%까지만 가능하다"며 "(롯데하이마트가) 자체적으로 불법 보조금을 뿌린 것 같다. 불법 보조금의 모든 경로를 차단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T다이렉트샵의 불법 보조금과 관련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며 "(T다이렉트샵) 상담 직원이 착각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안민구·정길준 기자 an.min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