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자른 '고드리치' 김천 상무 고승범 일병

    머리 자른 '고드리치' 김천 상무 고승범 일병

    [일간스포츠] 입력 2021.09.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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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 상무에 입대하면서 머리를 짧게 자른 고승범.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천 상무에 입대하면서 머리를 짧게 자른 고승범.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머리는 짧게 잘랐지만 지치지 않는 체력은 여전하다. K리그2(2부) 김천상무 고승범(27)이 입대 후 첫 골을 터트려 승리에 기여했다.
     
    고승범은 13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29라운드 충남아산전 후반 11분 선제골을 넣었다. 지난 6월 입대한 고승범이 상무에서 3경기 만에 넣은 마수걸이 골이다. 김천은 박동진의 추가골을 더해 2-0으로 승리했다. 김천(승점54)은 2위 안양(승점51)과 격차를 벌렸다. 리그2 우승을 통해 1부로 승격하겠다는 목표에 한 발 더 가까이 갔다.
     
    고승범의 별명은 '고드리치'다. 2018년 크로아티아를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으로 이끌고 발롱도르를 수상한 루카 모드리치(36)처럼 긴 머리에 헤어밴드를 한 스타일 덕분이었다.
     
    머리만 닮은 게 아니다. 중앙 미드필더 모드리치는 체구가 크지 않지만, 체력이 좋아 그라운드 전체를 커버할 수 있다. 월드컵에선 3경기 연속 연장전을 풀타임으로 소화하기도 했다. 고승범도 지구력과 체력으로는 K리그 전체에서 최고를 다툰다. 경기당 12~13㎞를 가볍게 뛴다. 입대전엔 고승범이 원소속팀 수원 삼성의 전반기 상승세를 이끈 '엔진'이었다.
     
    수원 삼성 시절 머리를 길렀던 고승범.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 시절 머리를 길렀던 고승범.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하면서 고승범은 당연히 머리를 잘랐다. 짧게 자른 머리가 어색하지만 특유의 왕성함은 여전하다. 김천에서의 마수걸이 골도 부지런함이 만들었다. 박동진의 슛이 골키퍼에 맞고 튕겨 나오자 어느새 달려와 머리로 밀어넣었다. 골을 넣은 뒤엔 곽합 국군체육부대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 팬들에게 멋진 거수경례를 했다.
     
    경기 뒤 만난 '고승범 일병'은 각 잡힌 자세로 인터뷰했다. 함께 골을 넣은 '박동진 병장'과 나란히 앉아서인지 더욱 조심스러웠다. 그는 "감독님께서 빠르게 기용해주셔서 뛰면서 찬스를 많이 만들려고 했다. 박동진 병장님이 때린 게 맞고 나와서 넣을 수 있었다"며 선임에게 공을 돌렸다.
     
    고승범은 "새로운 팀에 와서 빠르게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좋은 선수들이 많아 좋은 플레이를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김태완 감독님이 제 장점(활동량)을 많이 살리라는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달라진 헤어스타일에 대해선 "입대 전(2019년)에도 한 번 삭발을 한 적이 있다. 어색하진 않다"고 답했다.
     
    고승범은 박건하 감독 부임 이후 주전을 꿰찼다.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3골 4도움을 올렸고, 입대 전에도 15경기에서 1골 4도움을 올렸다. 절정에 오른 경기력을 보여주다 입대해 수원 팬들이 크게 아쉬워했다. 고승범 입대 전까지 수원은 3위를 질주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고승범 입대 이후 수원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3무 6패. 순위는 6위까지 내려갔다. 부상자까지 속출하면서 이제는 파이널A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고승범도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는 "상황은 안 좋지만 좋은 선수들이 있다. 걱정스럽지만 잘 이겨낼 거라고 생각한다. 수원 선수들과 자주 연락하는데 좋은 말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천이 1부로 승격해 수원과 맞대결하는 상상을 하고있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김천=김효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