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딛고 일어선 김보름 ”간절한 올림픽 출전, 메달보다 최선”

    '아픔' 딛고 일어선 김보름 ”간절한 올림픽 출전, 메달보다 최선”

    [일간스포츠] 입력 2021.10.27 06:59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 김성룡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 김성룡 기자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김보름(28·강원도청)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출사표를 전했다.  

     
    한 달 전 입촌한 태릉선수촌에서 한창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김보름은 26일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원주시청을 방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원을 위해 마스크 1만 2000장을 기부했다. 후원품은 원주시 사회 복지 시설과 저소득층 가구에 전해질 예정이다. 김보름은 "2017년부터 기부 활동을 했는데, 소속팀인 강원도청 소재 지역에 방역 물품을 기부하는 게 의미 있을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선행을 위해 잠시 시간을 냈다. 오전부터 훈련을 소화했고, 먼 길을 달려 기부 행사에 참석한 뒤, 바로 밤 훈련 스케줄을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김보름은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대회에 이어 개인 세 번째 올림픽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달 16일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SK텔레콤배 제56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3000m에서 4분 19초 44초에 결승선을 통과, 1위에 오르며 2021~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했다. 오는 11월부터 열리는 월드컵 1~4차 대회 성적에 따라 베이징행 티켓을 거머쥔다.  
     
    김보름의 주 종목은 매스스타트. 평창 동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다. 하지만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다. '코로나 펜데믹' 탓에 실전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 못했다. 2020년 3월 나선 월드컵 6차 대회가 마지막 국제 대회 출전이었다. 경쟁하는 선수들의 기량과 종목 추세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는 종목 특성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악재를 만난 것.  
     
    국내 훈련 여건도 다르지 않았다. 방역 지침에 따라 훈련장이 폐쇄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보름은 상황 탓은 하지 않았다. 그는 "실전 공백은 걱정되지만, 지상 훈련은 꾸준히 했다. 평창 대회 기록보다는 조금 뒤처졌지만,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최근 3년 중 가장 좋은 기록을 낸 점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허리 통증도 잘 관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심적 부담을 안고 나선 재도전이다.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에서 큰 비난을 받았다. 여자 팀 추월 8강전에서 박지우·노선영과 함께 출전했는데, 노선영이 멀찍이 뒤처진 상황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며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였다. 상황을 전하는 인터뷰에서 웃는 듯한 모습을 보인 탓에 질타가 쏟아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5월 대한빙상경기연맹 특정감사 보고서를 통해 "마지막 바퀴에서 고의로 속도를 높였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했다. 하지만 비난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김보름은 한동안 스케이트를 신지 못했다.  
     
    김보름은 "스케이트를 다시 탈 수 없을 거 같았다. 하지만 스스로 이겨내야 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을 냈다. (문체부 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있었던 논란에 대해) 생각이 날 수밖에 없지만, 그냥 스스로 '괜찮다'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시 일어선 김보름은 2018~19시즌 월드컵에 출전, 매스스타트 종합 1위에 올랐다. 2020년 사대륙선수권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이제 시선을 베이징에 두고 있다. 김보름은 "올림픽이 너무 간절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 개인 세 번째다. 평창 대회에서 바라던 올림픽 메달(은메달)을 획득했지만, 지금은 '그냥 아무것도 없었다, 처음이다'라는 생각으로 다시 도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보름은 11월 5일 출국, 폴란드·노르웨이·미국·캐나다에서 열리는 월드컵 1~4차 대회를 소화한다. 김보름은 "(경쟁자들의) 기량 파악이 먼저다. 전반적으로 랩타임이 빨라진 추세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적응도 필요할 것 같다"라고 했다.  
     
    김보름을 향한 주목도는 평창 올림픽보다 커질 전망이다. 가는 "응원과 관심으로 생각하겠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개인 목표는 명확하다. 후회 없는 레이스. 그는 "메달을 획득하면 좋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임하는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평창 대회처럼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주=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