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 감독 ”'오징어게임2' 당장은 어려워…하고싶은 작품 따로 있다”

    황동혁 감독 ”'오징어게임2' 당장은 어려워…하고싶은 작품 따로 있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1.10.27 09:20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사진=넷플릭스 제공

     
    황동혁 감독은 또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26일(현지시간) 공개된 가디언지 인터뷰에서 황동혁 감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가장 눈길을 모으는 차기 행보에 대해서는 "'오징어 게임2'와 또 다른 작품을 두고 무엇을 먼저 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동혁 감독은 이번 인터뷰에서 "우승자만큼 놀라운 부자가 됐냐"는 장난스런 질문에 "난 그렇게 부자가 아니다. 하지만 충분하다"며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으로 보너스 주지는 않았다. 그들은 원래 계약에 따라 돈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이에 가디언은 '불공평해 보인다'고 적으며 ''오징어 게임'은 '브리저튼'을 제치고 가장 성공적인 넷플릭스 쇼로 선정됐다. 유출된 문서에 따르면 250억 원의 제작비로 엄청난 수익을 거뒀다. 1억4200만 가구가 시청했고 6억6000만 파운드(한화 1조615억440만 원)의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오징어 게임'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치아가 6개나 빠지는 등 황동혁 감독이 겪어야 했던 극한의 스트레스도 꼬집었다. 황동혁 감독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고갈됐다. 촬영하면서 계속 새로운 생각을 하고 에피소드를 수정하다 보니 작업량이 배가 됐다"고 털어놨다. 
     
    '오징어 게임' 아이디어는 한국을 강타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황동혁 감독 본인과 가족의 경험에서 나왔다. 황동혁 감독은 "어머니가 다니던 회사에서 퇴직해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나는 작업하고 있는 영화가 있었지만 자금을 조달할 수 없었다. 그래서 1년 정도 일을 못했다. 어머니, 나, 할머니까지 대출을 받아야 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황동혁 감독이 안도를 찾은 장소는 서울의 한 만화카페. "'배틀로얄' '라이어 게임' 등 서바이벌 게임 만화를 읽었다"는 황동혁 감독은 "나는 돈과 성공을 갈망하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건 내 인생의 결핍이기도 했다. '현실에 이런 서바이벌 게임이 있다면 가족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가입할까?' 상상했고, 영화인이다 보니 이런 이야기에 내 손으로 직접 터치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오징어 게임'의 게임과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서도 디테일하게 짚었다. "첫번째 게임에서 456명의 참가자는 불길하게 기계화된 인형의 얼굴이 그들에게서 등을 돌렸을 때만 움직일 수 있다. 잡힌 사람들은 기관총으로 도려낸다. 왜 인간의 생명을 그토록 값싸게 만드는, 끔찍할 정도로 잔혹한 게임을 만들었냐"고 묻자 황동혁 감독은 "쇼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받았다. 우리는 매우 불평등한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답했다. 
     
    "자본주의에 대해 심오한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아니다. 깊지 않다. 매우 간단하다. 나는 전반적인 세계 경제 질서가 불평등하고, 약 90%의 사람들이 그것이 불공평하다 믿는다고 믿는다"며 "팬데믹 기간 동안 가난한 국가에서는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할 수 없었다. 그들은 거리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심지어 죽어가고 있다. 그래서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같은 국제 기업의 자금이 없었다면, 글로벌 자본주의에 대한 당신의 비판은 결코 볼 수 없었을 것이라는 모순이 있지 않냐"고 하자 황동혁 감독은 "글쎄. 넷플릭스는 글로벌 기업이지만 불평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 생각에는 모순이 없다. 내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목표는 '넷플릭스 미국 차트에서 하루 이상 1위'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훨씬 성공적이었고 나 역시 놀랍다. 내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에 전 세계 관객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 기쁘다"고 진심을 표했다. 
     
    가디언은 '오징어 게임' 등판 전까지 넷플릭스 흥행 1위를 찍었던 '브리저튼'에 대한 경계심도 물었다. "'브리저튼'을 챙겨봤냐"는 질문에 황동혁 감독은 :"어떤 시리즈를 다 보기는 어렵다. 내가 끝까지 본 것은 '브레이킹 배드' 시리즈와 '마인드 헌터' 두 작품 뿐이다. '브리저튼'이 너무 좋다고 해서 1화를 보려고 하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내가 연애를 한 지 6~7년이 되었기 때문에 TV 로맨스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정말 공감하기 힘든 것 같다"고 깜짝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징어 게임' 속 미녀(김주령)와 덕수(허성태)의 관계를 언급하며 "'오징어 게임'에는 사랑이 없지 않냐"고 묻자 황동혁 감독은 "있다"고 주장하며 "기괴하고 이상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의 사랑은 다른 종류의 사랑이다. 여자는 그룹에서 가장 강한 남자에게 의존한다. 그녀는 의지할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을 위해 남자에게 성(性)을 파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다. 물론 '브리저튼'처럼 낭만적인 사랑은 아니다. 성별을 불문하고 여성과 남성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필사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해석했다.  

     
    탈북자 새벽(정호연)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국내에서도 여전히 관련 소재의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의 남북관계는 당연히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소재다. 황동혁 감독은 "그들은 아마도 현재 한국에서 가장 큰 소수민족일 것이고,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다. 남북한의 교류도 확대될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통일에 도달할 것이라고 나는 희망한다"고 내다봤다.  
     
    가디언은 '일부 시청자들은 우승자가 가족과 상금과 관련해 두 가지 놀라운 결정을 내리는 결말을 안타까워했다'며 '오징어 게임' 엔딩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황동혁 감독에게 던졌다. 미국 농구의 전설 르브론 제임스 역시 '나는 결말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후기를 남겼던 터. 
     
    황동혁 감독은 "르브론 제임스는 멋지고 그가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 나는 그걸 존경한다. 무엇보다 그가 '오징어 게임' 전체 시리즈를 시청한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 하지만 난 내 결말을 바꾸진 않을 것이다. 그것이 나의 결말이야.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엔딩이 있다면 자신만의 후속편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나는 '엔딩을 제외하고는 당신의 모든 쇼가 마음에 들었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다"고 센스 넘치는 입담을 뽐냈다. 
     
    가디언은 결말의 이유를 속편으로 연결지었다. '속편을 위해 멋지게 준비 된 결말'이라며 '시즌1 우승자는 '오징어 게임'을 운영하는 악마 같은 비밀조직을 맡을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황동혁 감독은 "당연히 시즌2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성공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나 역시 고려하고 있다. 머릿 속에 아주 높은 수준의 그림도 있지만 곧바로 작업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말 만들고 싶은 영화가 있다. '무엇을 먼저 할까' 고민 중이다. 넷플릭스와 이야기 하겠다"고 귀띔했다.
     
    가디언은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만 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넷플릭스에는 '오징어 게임' 외에도 그가 지난 10년간 만든 세 편의 영화가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황동혁 감독의 마지막 말을 통해 속편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황동혁 감독은 "한국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것이 내 꿈이었다"고 정의하며 "'오징어 게임'의 우승자만큼 부자가 되려면 시즌 2를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