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프로야구 손해배상 요청, 변호사가 본 인정 가능성은

    사상 초유 프로야구 손해배상 요청, 변호사가 본 인정 가능성은

    [일간스포츠] 입력 2021.10.2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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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중계 스포츠 4사가 한국야구위원회와 야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청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방역지침 조정으로 프로야구 경기 관중 입장이 재개된 후 첫 주말인 지난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관중들이 LG와 두산의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중계 스포츠 4사가 한국야구위원회와 야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청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방역지침 조정으로 프로야구 경기 관중 입장이 재개된 후 첫 주말인 지난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관중들이 LG와 두산의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중계 스포츠 4사(KBSN·MBC PLUS·SBS미디어넷·스포티비)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야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청하면서 실제 소송전이 벌어질 경우 어느 쪽에 유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로야구 중계 스포츠 4사는 지난 25일 KBO와 KBO 마케팅 자회사인 KBOP 그리고 프로야구 10개 구단에 손해배상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일부 선수의 술자리 파동으로 리그 전반기가 조기 종료됐고, 그 영향으로 후반기 일정마저 파행 운영돼 손해가 막심하다며 배상안을 수립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인 손배해상 요구 금액은 공문에 포함하지 않았다. KBO와 방송사의 관계를 고려하면 실제 소송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방송사가 공개적으로 손해배상을 요청한 것 자체가 프로야구 역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A 변호사는 "만약 계약 내용을 어겼다면 손해배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일정을 미룬 것 자체가 방송사 편성이나 광고 수주에 악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 리그 일정을 우천을 비롯한 불가항력의 사유가 아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원인이 돼 바꿨고 변경 전에 방송국과 협의하거나 통지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한 거라면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BO리그는 지난 7월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30경기 순연을 결정, 리그 전반기 일정을 조기에 마무리했다. 당시 NC와 두산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결단을 내렸는데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광고 특수를 기대했던 방송사로선 큰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KBO리그는 전반기 조기 종료 영향으로 후반기 일정이 빡빡하다. 팀당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기 위해 더블헤더를 적극적으로 편성, 평일 낮 경기가 늘었다. 연장전까지 폐지해 무승부가 속출하고 있다. 프로야구 중계 스포츠 4사는 '몇몇 선수들의 일탈로 국민적 여론이 악화해 시청률이 30% 이상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A 변호사는 "무승부가 많아져 프로야구 인기가 떨어졌다는 건 입증하기가 모호하다. 다만 일정을 변경한 건 크다"며 "방송사들이 광고 편성에 충돌이 생겨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 정도는 인과관계가 있고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B 변호사는 "계약서가 어떻게 돼 있는지 봐야 하는데 (방송사 입장에선) 계약서에 유리한 문구가 있으면 (공문에) 명시하지 않았을까 싶다. 연장전이 없어지면 방송사의 주장대로 광고 수익이 줄어드는 게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일정을 불시에 변경할 수 있는 조항 등 KBO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석이 (계약서에) 마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프로야구 중계 스포츠 4사는 '중계권 계약서에 명시된 '과실에 기한 행위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끼친 재산상 및 기타 손해를 상대방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으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B 변호사는 "코로나19가 천재지변이냐에 대한 판단은 케이스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일정 변경을 탄력적으로 하는 걸 매번 방송사에 허가받아야 한다고 (계약서가) 빡빡하게 돼 있진 않을 거 같다"며 "기본적으로 방송사가 이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선언적 의미가 강하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