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연상호 “첫 지옥 시연 오프닝신 가장 뿌듯한 장면”[일문일답]

    ‘지옥’ 연상호 “첫 지옥 시연 오프닝신 가장 뿌듯한 장면”[일문일답]

    [일간스포츠] 입력 2021.11.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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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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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다시 K드라마가 글로벌 홈런을 쳤다. 넷플릭스가 지난 19일 190여 개국에서 공개한 ‘지옥’은 원작자 연상호 감독이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 웹툰을 거쳐 6부작으로 완성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다. 공개되자마자 한국 1위는 물론 넷플릭스 공식 집계 순위도 당당히 1위를 기록했다. ‘오징어 게임’의 버프(Buff)는 물론이고, 흥행을 이끌만한 작품성, 배우들의 연기력 등이 제대로 글로벌 공감대를 쌓았다. ‘지옥’은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현상과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넷플릭스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는데 소감은.
    “당황하고 어리둥절했다. 하루 자고 일어났더니 이렇게 1위더라. 연락을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 아주 보편적인 대중을 만족하게 할 거란 생각하지 못했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거나 ‘딥’하게 보실 수 있는 분들이 좋아하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한국어 제목은 ‘지옥’인데, 영어 제목은 ‘헬바운드’(지옥행)다. 의도한 타이틀인지.
    “‘헬바운드’는 넷플릭스에서 제안한 제목이다. 사실 영어 잘 모른다. 넷플릭스에서 제목을 묻길래 ‘더 헬’로 얘기했다. ‘더 헬’보다 ‘헬바운드’가 내용적으로 서구권에 더 어필할 수 있는 제목이라는 설명에 납득이 돼 정했다.”
     
    -죄의 유무와 상관없이 왜 지옥을 가는가.
    “지옥은 경험하지 못한 장소인데 설명하는 단어가 있으니 실체화된 느낌이 있었다. 지옥은 기묘한 염원과 맞닿은 이상한 공간을 지칭하는 단어 같다. 시리즈 내에서 지옥은 상상하는 것처럼 용암이 들끓는 개념적 공간이 꼭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후속 이야기에서 좀 더 다루지 않을까 싶다.”
     
    -초현실적이고 극적인 상황에서 현실을 보게 하는 ‘연상호다움’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어려서부터 TV 만화를 좋아했다. 그때 봤던 작품들이 지금의 베이스이다. 장르물들의 베이스 안에서 바라보는 세상, 경험하는 세상을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가 작업에 중요한 요소 같고, 일종의 연속성이 느껴지는 부분이 아닐까.”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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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에 담고자 했던 함의는 무엇인지.
    “극 중 정진수(유아인 분)는 이 세계를 평균적으로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논리를 만들어냈다. 정진수는 평균적으로 사람을 정의롭게 만들고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평균적으로 더 나은 세상이 정의로운 세상인가? 평균적으로 보면 맞는 논리겠지만, 다수의 정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이 가능하다는 논리는 아니다.”
     
    -민혜진 변호사 역의 김현주 캐스팅이 궁금하다.
    “내가 김현주 배우의 엄청난 팬이다. 노희경 작가의 ‘내가 사는 이유’부터 ‘그 여자네 집’까지 드라마의 팬이다. 친한 작가가 김현주의 이름을 얘기한 순간 민혜진과 굉장히 어울렸고 다른 배우는 생각할 수 없었다. 김현주는 신뢰감 있는 연기를 한다. 현장에서의 태도와 연기는 캐릭터에 어울리는 좋은 것들을 만들었다.”  
     
    -많은 테이크 없이 현장을 진행할 수 있었던 비결은.
    “영화 ‘반도’ 때부터 대본 리딩 시간을 갖지 않고 있다. 리딩이 세리머니적 느낌이 강해서 소통을 위해 굳이 필요할까 싶었다. ‘지옥’은 이틀에 걸쳐 배우와 스태프를 모아 매 장면에 대해 일종의 브리핑을 했다. 어떻게 찍고 싶고, 어떤 연출을 하고 싶은지 1회 첫 신부터 6회 마지막 신까지 설명했다. 그랬더니 예민할 일이 없는 환경이 조성되더라.”
     
    -지옥 사자나 화살촉, 새진리회 의장의 모습 등은 키치함이 있는데 의도했나.
    “내가 서브컬처 장르의 마니아다. 피터 잭슨 감독의 ‘데드 얼라이브’나 ‘고무인간의 최후’(‘배드 테이스트’), 일본 비디오 영화를 자주 본다. ‘지옥’을 만들면서 웰메이드를 지향하지만 그런 서브컬처 장르의 느낌이 잘 드러나길 바랐다. 서브컬처적 냄새를 풍기면서 전체적 톤을 맞추는 게 중요했던 지점이기도 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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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자로서 실사화된 장면 중 가장 뿌듯했던 장면이 있는지.
    “오프닝신이 상당히 규모가 큰 장면이다. 커피숍부터 바깥 길로 이어지는 길고 과격한 장면이다. 카페 장면을 원래 로케이션으로 촬영하려 했는데 말 그대로 공간을 박살 내야 해서 조건이 허락되지 않았다. 세트로 카페를 만들고 따로 찍고, 문밖은 로케 촬영을 했고, 지옥 사자의 고문과 시연 장면은 오픈세트를 만들어 작업했다. 다양한 로케와 세트에서 만들었지만 하나처럼 보이도록 한 노력이 재미있게 잘 구현됐다.”
     
    -시연을 첫 생중계한 박정자(김신록 분)의 부활은 어떤 의미인가.
    “초반 박정자의 시연은 갑작스러운 초자연적 현상에 당황하고 방황하는 인간들의 군상이 주요 포인트다. 박정자의 부활 이후는 또 다른 이익단체 사람들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독교 신자로 알고 있는데 교회 신도들의 반응은.
    “‘사이비’ 때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당시 주변에서 좋아했다. 지금은 아마 목사님이나 신도들이 내가 다니는지 모를 것이다. 큰 교회라 조용히 다니고 있다.”
     
    -시즌2가 나온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한데.
    “박정자의 부활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고, 튼튼이의 시연과 관련해 무마하거나 그것으로 새로운 세력을 잡으려는 존재도 있을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가 주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시즌2에 대해 약간의 힌트를 더 하자면.
    “사실 아주 작은 것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오프닝이 엄청나게 충격적일 것이다. 그리고 지옥 사자에 관한 이야기도 더 나올 예정이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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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 사자의 모습이 단편 애니와 시리즈가 좀 다른데.
    “우리가 지옥 사자라 부르지만, 이들은 인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혐오로 똘똘 뭉친 인간을 시각적으로 실체화하면 어떤 모습일까로 시작해 만들었다. 극 중 천사의 이미지는 종교화에 거대한 얼굴로만 된 천사의 모습을 많이 참고했다.”
     
    -지옥행을 고지하는 목소리는 정지소 배우가 맡았는데.
    “작품 외적으로 이스터 에그와 같은 역할을 바랐다. ‘부산행’때 심은경이 나왔던 것처럼. 첫 천사의 콘셉트 아트가 정지소와 닮았다고 느껴 목소리를 부탁했고, 녹음을 가공해서 만들었다.”
     
    -‘부산행’의 성공과 딜레마가 있었을 것 같다. ‘지옥’ 흥행의 기쁨과 염려는 없는지.
    “나는 프리랜서다. 언제 일이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게 프리랜서의 숙명이다. 어느 순간부터 다음 작품을 못하게 되도 상처받지 말자라고 마음을 먹었다. ‘부산행’ 성공 이후 나도 유명감독, 거장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을 가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체에 만족하고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
     
    -여러 배우 중 연기로 놀란 배우가 있는지.
    “일정상 브리핑에 참여하지 못한 박정민이다. 원작의 배영재는 아주 평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썼다. 박정민이 그 평범함을 새롭게 연기하더라. 평범과 새로움을 상충하는데 박정민이 새로운 평범함, 기묘함을 연기했다. 박정민의 천재성이지 않을까.”
     
    -시즌2 영상화가 먼저가 아니고 웹툰으로 후속을 이어가는 이유는.
    “넷플릭스와 아직 못 만났다. 후속은 웹툰으로 먼저 하고 영상화는 언제나 열려있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