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평정한 주민규 “다음은 아챔 득점왕”

    K리그 평정한 주민규 “다음은 아챔 득점왕”

    [일간스포츠] 입력 2021.12.0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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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22골을 터뜨리며 K리그1 득점왕에 오른 제주 공격수 주민규는 이제 아시아 넘버원을 꿈꾸고 있다. 정시종 기자

    올 시즌 22골을 터뜨리며 K리그1 득점왕에 오른 제주 공격수 주민규는 이제 아시아 넘버원을 꿈꾸고 있다. 정시종 기자



    "K리그 토종 공격수의 자존심을 세워 자랑스럽습니다.”

    6일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에서 만난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주민규(31)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는 5일 끝난 2021시즌 K리그1(1부리그)에서 22골(34경기)을 터뜨려 2위 라스(수원FC·18골)를 제치고 득점왕을 차지했다. 2016년 정조국(당시 광주·20골) 제주 코치 이후 5년 만에 탄생한 국내 선수 득점왕이다. 그동안 K리그 득점 타이틀은 외국인 천하였다. 올 시즌도 득점 5위 안에 든 국내 선수는 주민규뿐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개인 통산 100골(역대 12번째) 고지에도 올랐다.

    주민규의 활약 속에 승격 팀 제주도 1부리그 4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11일 열리는 대구FC(1부리그)와 전남 드래곤즈(2부리그)의 FA(대한축구협회)컵 결승 2차전(1차전 대구 1-0승)에서 대구가 우승할 경우, 제주가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할 수 있다. 주민규는 “사실 시즌 막판에 라스와 격차가 3골로 좁혀졌을 땐 많이 긴장했다. 날 믿고 끝까지 기용한 남기일 감독님과 좋은 패스로 골 찬스를 열어준 동료들 덕분에 득점왕과 통산 100골을 이뤘다. 무엇보다 팀도 4위 내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민규는 7일 K리그1 시상식에서 득점왕 외에도 최우수선수(MVP)와 베스트11에 도전한다. 주민규는 “어떤 상을 받든 상금 전액을 한 시즌 함께 고생한 동료들에게 한턱내겠다”고 약속했다.

    주민규는 9년 간의 무명 생활을 딛고 ‘연습생 신화’를 썼다. 주민규는 2013년 참가한 K리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해 연습생으로 당시 2부리그 팀 고양HiFC(해체)에 입단했다. 연봉은 2000만원이었다. 그는 2015년 2부리그 창단 팀 서울 이랜드FC에 입단하면서 한 차례 도약했다. 주민규의 체격(1m83㎝·82㎏)과 공격 본능을 눈여겨본 마틴 레니 당시 이랜드 감독이 주민규의 포지션을 공격수로 변경하도록 했다. 그는 이랜드 입단 첫해 23골을 터뜨리며 2부리그를 평정했다.

    주민규는 2019년 1부리그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2부 최고 공격수’라는 이름값은 1부 무대에서 통하지 않았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5골에 그쳤고, 결국 지난해 2부 팀이었던 제주로 옮겼다. 주민규는 “당시엔 아픈 경험이었다. 하지만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완성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제주에서 1부 승격을 이뤄낸 그는 올 시즌 또 한 번 도약했다. 대신고 6년 선배이자, K리그 역대 득점 3위(121골)의 레전드 공격수 정조국을 스승으로 만나면서다. 지난해 선수 유니폼을 벗은 정조국은 올해 제주 코치로 부임했다. 정 코치는 주민규에게 끊임없이 과제를 줬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토종 득점왕 명맥을 이으라’고 했다. 주민규가 1차 목표였던 19골을 달성하자 ‘3골을 더 넣어 통산 100골을 달성하라’고 응원했다.

    주민규는 “경기가 풀리지 않거나 고민이 있을 땐 정조국 코치님이 먼저 알고 조언해줬다. 이후엔 거짓말처럼 문제가 해결됐다. 명공격수답게 공격수의 마음을 훤히 꿰뚫어 봤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주민규는 30대가 된 지금 전성기를 시작한다고 믿는다. 그는 “9년간의 노력이 이제 꽃피웠다. 아직 축구인생의 정점을 찍지 않았다. 올 시즌이 시작이고, 내년부턴 더 높은 곳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많은 골을 예고했다. 그는 “22골을 넘어 23골, 24골을 목표로 하겠다. K리그 정상에 섰으니, 내년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도전하겠다”며 큰 포부를 밝혔다. 이어 “프로 입단 후 아직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내년엔 제주와 함께 리그 정상에 서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