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지옥’ PD에게 연애란? “괴롭지만 행복한 일 우리 프로보며 대리만족하길”[일문일답]

    ‘솔로지옥’ PD에게 연애란? “괴롭지만 행복한 일 우리 프로보며 대리만족하길”[일문일답]

    [일간스포츠] 입력 2022.01.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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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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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의 혈기왕성한 남녀들이 출연한 ‘솔로지옥’은 넷플릭스의 전 세계 시청순위 5위(플릭스패트롤 TV쇼 부문)까지 올라 K드라마에 이어 K예능의 세계화를 엿보게 했다. ‘솔로지옥’은 이야기는 단순하다. 무인도에 갇힌 청춘남녀가 커플이 되면 외로운 지옥도를 나와 행복한 천국도에 당도할 수 있다. ‘솔로지옥’의 연출자 김재원, 김나현 JTBC PD는 “말도 통하지 않는 해외시청자들까지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현상에 감사함을 넘어 믿기지 않는다, 신기하다”며 어리벙벙해 했다.
     
    -전 세계 시청률 톱10에 진입했다, 무엇이 국내외적으로 인기를 끈 것 같나.
    김나현 “한국뿐 아니라 월드 순위에 들었다니 안 믿긴다. 신기하다. 감사함을 넘어 믿기지 않는다. 글로벌 인기를 끌 만한 요소를 우리가 판단하는 게 민망하나 아무래도 출연자들의 매력이 큰 것 같다.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친구들이 만들어 가는 감정들을 재미있게 봐준 것 같다.”
     
    김재원 “아는 분들이 잘 없는데 자막을 거의 쓰지 않았다. 안 들리는 상황의 말 자막이나 중요한 룰 설명 외에는 자막을 쓰지 않고 제작했다. 자막이 없어 한국만의 정서가 덜 녹아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는 분이 해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자막이 없어 (해외 시청자들의) 진입장벽이 낮았던 것 같다.”
     
    -국내외 반응을 살펴보나.
    김재원 “당연히 본다. 종일 프로그램 제목을 많이 검색하는데 SNS에서 혹시나 하고 영어 제목인 ‘싱글즈 인페르노’(Single’s Inferno)를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언급이 있었다. 한국팬뿐 아니라 외국 시청자들의 반응이 많았다.”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제목이 다르던데 이유가 있나.
    김재원 “원제는 ‘커플천국 솔로지옥’이다. 그렇다고 모든 커플은 천국, 솔로는 지옥이 아니라 세팅한 상황이 그렇다. 네 글자만으로 이래서 솔로지옥이구나 하는 명확한 제목이 됐다. 제목을 정할 때 확 끌리는 요소가 있는 후킹할 제목이었으면 좋겠는데 촌스럽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끝까지 밀어붙였다. 영어 제목은 후배 PD가 지었다. 단어들이 주는 어감이 영어권 시청자들에게 임팩트 있는 느낌을 준 것 같다. 제목도 시청자를 유입한 하나의 계기였다.”
     
    -포스터에 복근과 비키니 등 외형적 모습에 신경을 많이 쓴듯했다. 출연자 모집은 어떻게 했나.
    김나현 “자신감 넘치는 싱글남녀를 모으자고 생각했다.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는 친구들로 모집했다.”
    김재원 “SNS를 통해 생각하는 이미지의 일반인들에게 DM을 많이 보냈다. ‘#운동하는00’ 처럼 유행하는 해시태그를 찾아 그런 분들에게 DM을 많이 보냈다. 길거리에 나가 전단지도 돌렸다. 상상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출연자를 찾았다.”
     
    -캐스팅 과정에서 커플이 될 만한 출연진의 케미는 염두했나.
    김재원 “이상형을 꼼꼼히 물어봤다. 소개팅을 (주선)하는 심정으로 이런 분을 좋아할거야 싶은 케미를 염두하고 캐스팅을 진행했다.”
     
    -소개팅 주선하는 심정으로 출연자를 구성했는데 예상대로 짝이 이뤄졌나.
    김나현 “누구와 잘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김재원 “우리 생각에 인기가 많을 거라 생각한 출연자가 0표를 받았다. 예상했던 것과 달라 현장에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재미있는 구성이었다.”
     
    -중간 투입된 출연진의 기준은 어땠나.
    김재원 “성격적인 면을 고려했다. 더 크게 고려했던 점은 기존 (출연진과) 다른 매력을 가진 이들을 투입하고자 했다.”
     
    -새로운 출연자들은 커플이 이뤄지지 않은 슬픈 결과였는데.
    김나현 “결과적으로 아무도 커플이 되지 않았다. 예상하지 못했다. 그들도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며 후반부에 러브라인을 만들어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고맙고 미안하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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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지아(프리지아)가 떴다, 섭외 과정이 궁금하다.
    김나현 “주변의 추천을 받았다. 실제 만나보니 우리가 생각한 프로그램의 결과 맞았다. 고민하지 않고 섭외했다. 예측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송지아가 나오면 프로그램의 색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겠다 기대했다.”
    김재원- “프리지아의 유튜브를 몰랐다. 우리 프로그램 기획 당시 ‘세상에서 가장 핫한 지옥’이란 캐치프레이즈가 있었는데 프리지아가 나오면 부끄럽지 않은 핫한 지옥이 되겠구나, ‘솔로지옥’과 찰떡인 출연자가 되겠다 생각했다.”
     
    -댄서 차현승은 어떻게 섭외했나.
    김나현 “추천을 받았는데 후발대로 와도 충분히 이성에게 매력을 어필할 것으로 생각했다. 기존 출연자들과 결이 달라서.”
    김재원 “선미의 댄서로 유명해 SNS로 섭외했다. 선미가 나가보라고 제안했다. 이 자리를 빌려 선미에게도 감사하다.”
     
    -한국과 해외 시청자들의 정서가 달랐던 지점은.
    김재원 “우리 문화는 감추는 게 미덕이라고 리얼리티쇼에서 자연스럽게 자기 생각을 노출하고 얘기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편집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나.
    김나현 “촬영 전 부탁한 게 있다. 감정을 언어로 많이 표현해달라, 의견을 많이 얘기해달라 였다.”
    김재원 “방송에 나간 것보다 더한 것은 없다. 넷플릭스 유튜브에 미방송분을 공개해 아쉬울 게 없다.”
     
    -지옥도, 천국도 위치 선정은 어떻게 했나.
    김나현 “지옥도는 인천 상승봉도, 천국도는 영정도 파라다이스 시티다. 헬기를 타고 이동해야 해서 거리가 중요했다. 천국도의 방 가격은 1박에 1000~2000만원 사이인데 넷플릭스는 PPL이 없어 제작비로 결제했다.”
     
    -최시훈의 해바라기 사랑이나 문세훈의 직진 등은 놀라웠는데.
    김나현 “문세훈의 3번째 천국도 선택은 현장에서도 놀라웠다. 최시훈은 송지아와 천국도에서 보여준 찐눈빛과 감출 수 없는 표정이 드러난다. 출연자들이 진심으로 임하고 있는지를 느꼈다.”
    김재원 “데이팅 프로는 선택의 순간이 가장 예술이다. 출연자가 선택에 신중을 기할 때 연출자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시즌2 제작 계획은.
    김나현 “아직 없다. 만약 하게 된다면 출연자들이 8박 9일이 짧다는 피드백이 있어 기간을 조금 늘리면 어떨까 고민 중이다. 큰 방향에서 시즌1과 2는 다르지 않을 거다.”
    김재원 “외부 소통의 수단이 없어야 출연자의 감정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유지해야 할 콘셉트다. 스마트폰 없이 무인도에 갇혀 연애만 하다 보니 감정의 속도가 빨랐다.”
     
    -의견이 충돌하거나 합을 봤던 에피소드가 있었나.
    김나현 “의견 충돌은 매우 많았다. 하하하. PD와 작가들 의견이 모두 달라서 충돌이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충돌만 계속했다.”
    김재원 “성별이 다르고 성격도 달라 편집적인 부분에서 충돌이 있었지만 시너지가 많이 났다. 한 사람이 연출, 편집을 하면 한쪽으로 쏠릴 수 있는데 같이 연출하며 많이 부딪혔지만 좋은 합이었다.”
     
    -그런데 연애는 꼭 해야 하나.
    김재원 “‘솔로지옥’은 제목일 뿐 가치판단은 절대 아니다. 세팅해놓은 흥미로운 설정과 단순한 설명이다.”
    김나현 “연애는 괴로운 일이지만 행복한 일이기도 하다. 우리 프로그램으로 대리만족도 하셨으면 좋겠다.”
     
    -일반인 출연자들의 논란은 어떻게 대비하나.
    김재원 “넷플릭스는 리얼리티쇼의 경험이 풍부하다. 그들의 축적된 경험치, 노하우가 있어 검증과정이 따로 있다. 섭외도 오래 걸렸지만 검증도 만만치 않았다.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시스템화 된 검증 절차가 있다. 일례로 출연자가 전문의와 상담해 멘탈이 건강한지 체크했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