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터프가이는 짧은 머리

    [blog+] 터프가이는 짧은 머리

    [일간스포츠] 입력 2007.01.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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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고등학교 친구 중에 걸핏하면 “남자는 짧은 머리 ”를 외치고 다니던 녀석이 있었습니다. 어차피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두발 규정이 3cm 이하 스포츠 머리여서 더 기르고 싶어도 기를 수가 없었죠.

    그런데 이 녀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줄곧 짧은 머리 스타일로 “남자라면 짧은 머리 ”를 외치며 머리 긴 친구들에게 짧은 머리를 강요했죠. 영화 속에서 짧은 머리로 등장하는 터프가이 캐릭터를 볼 때마다 친구의 말이 생각납니다. 짧은 머리 스타일은 캐릭터의 강인함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터프가이 캐릭터와 헤어 스타일의 관계를 알아봤습니다.



    첫번째는 달리 설명이 필요없는 <스피드>의 키아누 리브스입니다. 키아누 리브스가 저렇게 총을 겨누고 눈을 부라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가 게이라는 소문을 퍼뜨리는 자들은 아마도 그를 짝사랑하는 남자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 정도로 멋지다는 얘기입니다. 오해는 금물 리브스는 지난해 샌드라 불럭과 <레이크 하우스>에서 다시 호흡을 맞췄는데요. <스피드>가 1994년 작품이니 12년 만에 다시 짝을 맞춰 연기한 셈이네요. 잘 어울립니다.

    폴 워커는 짧은 머리가 정말 잘 어울리는 스타입니다. 블루 스톰과 <러닝 스케어드>에 등장한 그의 스타일은 터프가이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고 멋집니다.

    그에게 짧은 머리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는 그가 긴 머리로 출연한 영화를 보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그는 머리를 짧게 깎고 나서야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아직 국내에선 개봉하지 않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아버지의 깃발>에서도 군인 캐릭터인 만큼 짧은 머리로 등장하더군요. 주연은 아니지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브래드 피트도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와 <오션스 트웰브>에서 머리를 짧게 깎고 나옵니다. 그런데 피트는 다른 배우들에 비해 약간 각진 얼굴형 때문인지 짧은 머리가 썩 잘 어울리지는 않는 것 같네요.

    우리 영화에도 짧은 머리로 등장해 터프한 매력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조재현도 그 중 한 명이죠. 나쁜 남자에서 그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거친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진만 봐도 눈빛이 장난이 아니죠.

    이정재도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립니다. 강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배우인데 최근엔 그리 활발한 활동을 하는 편이 아니더군요.

    윈빈도 <우리형>에서 머리를 짧게 깎고 터프가이로 변신했지만 그의 갸름한 얼굴선에선 부드러운 미소년의 이미지가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우리형>에서 원빈이 머리를 짧게 깎고 나온 뒤부터 저런 스타일은 길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원빈 수준의 얼굴 생김새가 아닌 상태에서 저 스타일로 머리를 깎으면 자칫 영구라 불리기 십상이죠.

    저도 괜히 원빈을 따라했다가 한동안 영구 소리를 질리도록 들어야 했던 아픈 추억이 있습니다.
    비열한 거리의 조인성도 건달 역에 어울리게 짧은 머리를 하고 나왔습니다. 잘 어울리더군요. 뭐 조인성 같은 얼굴에 몸매라면 어떤 스타일인들 안 어울리겠습니까마는 기분 나빠져서 그냥 넘어갑니다.

    짧은 머리의 터프 가이들을 생각나는 대로 떠올려봤는데요. 개인적으론 키아누 리브스와 폴 워커가 가장 멋져 보입니다. 특히 폴 워커는 제가 원빈 이후로 다시 한번 머리를 깎게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죠. 뻔히 안되는 줄 알면서도 폴 워커의 이미지에 워낙 빠져 있다보니 다시금 무모한 도전을 했던 것입니다.

    결과는…. 아무리 머리를 깎고. 인상을 쓰고. 눈을 부라려 봐도 터프한 이미지를 연출하기는 거의 불가능이더군요. 거울을 볼 때마다 터프가이는커녕 까불까불 말 안 듣는 동자승처럼 보이는 제 모습에 심하게 좌절하고 앞으로는 그냥 부드러운 남자로 살기로 했습니다.

    황석준 [paper.cyworld.com/movietalky]

    *이 글은 블로그 플러스(blogplus.joins.com)에 올라온 블로그 글을 제작자 동의 하에 기사화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