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우에 ‘슬램덩크’로 번돈 농구 위해 다 쏜다

    이노우에 ‘슬램덩크’로 번돈 농구 위해 다 쏜다

    [일간스포츠] 입력 2007.04.25 11:14 수정 2007.04.2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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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블리스 오블리제' 농구가 날 세상에 알려지게 했으니 이제 '슬램덩크 장학 사업'으로 농구에 진 빚을 갚아야죠"
     
    일본인 만화가 이노우에 타케히코(40·만화가)라고 이름을 대면 단번에 알아볼 만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일반인들에게 이노우에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낯선 이름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강백호, 서태웅, 윤대협을 말하면 얘기가 달라지고 '슬램덩크(SLAM DUNK)'를 이야기하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노우에는 '왼손은 거들 뿐'이라는 명대사로 유명한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저자다.
     
    이노우에는 슬램덩크로 번 돈을 농구를 위해 쓰겠다고 나서 우리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 이노우에 '슬램덩크 장학 사업' 시작

    이노우에와 그의 인기작 슬램덩크는 1990년대 한국 농구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고 슬램덩크의 폭발적인 인기는 농구팬들을 농구장으로 끌어들였다.

    한국 농구는 슬램덩크의 간접 효과 덕에 가장 찬란한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2007년 그는 일본 농구 발전을 위해 거금을 쾌척 '슬램덩크 장학 사업'을 시작키로 했다.

    그는 2008년부터 미국 사우스켄트고교에 매년 2~3명의 농구 유망주를 유학시키기로 결정, 현재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유학 선수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사우스켄트고에서 1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수업료 기숙사 사용료 포함 최소 5만 달러(4700만원)이상이 필요하다. 매년 두 명씩 보낸다고 가정하면 이노우에가 지불해야 할 슬램덩크 장학금은 첫해 약 1억원이 소요되고 4년이 경과 된 후부터는 매년 최소 4억원의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한다.

    그는 유망주들이 유학할 학교 선택에도 남다른 집요함을 보였다. 태평양을 다섯 번이나 건넜고 미국 농구 명문 고교인 브리스터 아카데미, 뉴햄프턴 스쿨, 노틀담 프렙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 한국 농구의 기대주 김진수(18·205cm)가 뛰고 있는 사우스켄트고로 유망주들을 보낼 것을 결정했다.

    이노우에는 "농구를 통해 소중한 경험을 많이 했다. 그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었던 게 슬램덩크 장학 사업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고 밝힌 후 "만약 내가 농구를 만나지 못했다면 과연 만화가가 되었을지도 의문일 정도로 농구는 내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며 농구에 자신의 사재를 쏟아 붓기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노우에의 슬램덩크 스컬러십 장학금 관련 홈페이지 사진

    ▲슬램덩크 장학생 일본 농구 발전 시킬 것

    '슬램덩크 장학사업'의 목표는 단 하나 일본 농구 발전이다. 그는 "유학을 떠날 선수들의 목표는 미국대학농구(NCAA) 디비전1 소속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되는 것이다"며 "유망주들이 미래와 꿈을 향해 성공적인 시작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꿈꾸듯 말했다.

    또 "내가 노력을 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일본 농구를 부흥시키기 위해 노력 했지만 다른 나라의 농구가 더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며 "이런 노력의 성과가 언제 나타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슬램덩크 장학금을 받은 선수들이 선진 기술들을 습득한 후 선수나 지도자 또는 어떤 식으로든 일본 농구에 기여할 수만 있다면 그만이다.

    어렵게 시작한 만큼 쉽게 끝내지 않겠다"라고 말해 자신의 계획이 단시간에 끝나지 않는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가 될 것임을 확인 했다.

    ▲마크 큐반이 되고 싶은 그, 한계는 마음속에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마크 큐반(댈러스 메버릭스) 같은 프로농구 구단주가 되는 게 꿈이라는 그는 자신의 슬램덩크 장학 사업을 소개한 글에서 한계를 넘어설 것을 독려하고 있다.

    "자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정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다. 여기까지가 한계라고 생각한다면, 결국 그곳이 한계가 되어버린다. 다들 일본 농구는 약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무리라고 이야기한다. 일본자신이 약하다고 생각하면 그 이상이 될 수 없다. 나는 그것을 바꾸고 싶다"며 어린 선수들이 큰 세상에 도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의 주문과 자신감은 자신이 걸어온 인생에서 시작된다.

    19년 전 솜털이 보송보송했던 21살의 청년은 끝없는 도전 끝에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농구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 했고 2004년 슬램덩크는 발간 14년 만에 단행본으로 1억 부를 판매를 돌파했다.

    ▲이노우에는 농구광, 슬램덩크는 그의 꿈

    이노우에는 지난 2월 한국인이 뽑은 가장 좋아하는 외국 만화가 1위에 뽑혔고 만화 명대사 1위(난 천재니까)와 2위(왼손은 거들뿐)에 올랐다.

    바로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농구와 슬램덩크는 그의 족구인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명성을 쌓을 수 있게 했다.
    한때 그에게 있어서 농구는 삶이었다. 한마디로 그는'농구광'이었고 슬램덩크와 주인공 강백호는 그의 유년시절 꿈이었기 때문이다.

    이노우에는 어린 시절 농구선수가 되기 위해 도전 했으나 크지 않은 키(169cm)는 걸림돌이 됐고 자신의 열정과 한을 만화로 풀어냈다.

    야구 축구 배구 이외의 스포츠 만화는 망하기 십상이라는 게 당시 분위기였고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그가 원하는 농구 만화는 비호감 이었다. 그러나 발로 뛰며 출판업자에게 매달렸던 그의 열정은 결국 인정받을 수 있었고 슬램덩크라는 대작을 탄생 시켰다.

    그는 "농구는 나의 가장 큰 취미이고, 내 인생을 밝게 열어준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농구를 만났기에 마음속 깊이 생각하고 있던 새로운 소재를 떠올릴 수 있었고 프로 만화가로 등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채준 기자 [doorian@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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