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 최진실 ``조성민과의 결혼, 후회하지 않는다``

    [취중토크] 최진실 ``조성민과의 결혼, 후회하지 않는다``

    [일간스포츠] 입력 2007.05.02 12:07 수정 2008.10.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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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 에버랜드가 자연농원이던 시절부터 최진실(39)은 한국의 KS마크 같은 연기자였다. '별은 내 가슴에'와 '질투'는 386세대의 '귀가시계' 드라마였을 만큼 그는 오래도록 정상을 누볐다. 요즘 최고인 이효리도 그 앞에선 "언니"라며 정중하게 배꼽인사를 해야하지 않을까. 조성민과의 이혼으로 슬럼프를 겪은 뒤 '장밋빛 인생'으로 보란 듯 재기한 최진실의 인생은 그 자체가 한 편의 미니시리즈다. 그를 서울 청담동의 한 퓨전 소주집에서 만났다.
     

    ●"탤런트는 사회면 보다 연예면에 나와야죠"

    모자를 눌러쓴 최진실은 오후 6시 정각에 나타났다. 잠시 양해를 구하더니 핸드백에서 카드와 볼펜을 주섬주섬 꺼내든다. 며칠 전 출산한 선배 부부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기 위한 것이란다. '아가야,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걸 축하해∼. 아빠 닮지 말고 꼭 예쁜 엄마 닮으렴. 진실이 언니가.'

    -역시 아줌마 보다 언니로 불리는 게 안심이 되죠?

    "그럼요. 타협할 수 없는 여자들의 로망이죠(웃음). 서른 넘으니까 하루하루가 너무 아까운 거 있죠. '우정의 무대' 가서 노래 부른 게 엊그제 같은데…. 레몬소주 어때요? 이왕이면 비타민 들어간 게 낫잖아요. 나이 먹으면 몸 챙겨야 돼요."

    최진실은 군 복무중이던 동생 최진영을 면회하기 위해 MBC TV '우정의 무대'에 네 번이나 출연했다고 한다. "그것도 강원도 철원으로요. 지금 이화여대 교수가 되신 주철환 PD가 연출할 때인데 '동생 만나러 가자'고 불러놓고는 못 부르는 노래까지 부르게 했죠. 그땐 제가 이효리였어요. 많이들 좋아해주셨죠."

    -사실 요즘 이효리 보다 인기가 더 좋았죠?

    "에이, 민망하게 제 입으로 그런 얘기를 어떻게 해요. 그때만 해도 TV가이드, 스타채널 같은 주간지가 인기였는데 제가 기르던 강아지까지 기사로 다뤄질 정도였어요."

    -취중토크 인터뷰를 먼저 요청했는데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나 봅니다.

    "얼마 전 김명민씨 취중토크 한 걸 봤어요. 인터뷰가 서로 뻔한 얘기 묻고, 답하는 건데 이런 취지의 인터뷰는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장일단이 있지만 아무래도 술이 들어가면 진솔해지잖아요. 억눌려 있던 감성이 이성을 이기는 거니까."

    -본인 관련 뉴스는 어떻게 접하나요?

    "주로 인터넷으로 봐요. 구독 신문은 두 개로 줄였고요. '악플 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라는 말이 재밌으면서도 참 씁쓸한 것 같아요. 뼈저리게 느낀 건데 연예인은 연예면이나 문화면에 나와야지 절대 사회면에 나오면 안 돼요(웃음). 가십이라도 연예면에 나올 때 행복한 거예요."
     

    ●집에선 두 얼굴을 가진 엄마

    최진실은 7세, 5세인 1남 1녀의 엄마다. 환희와 수민이. 서울 잠원동에서 친정 어머니와 함께 3대가 산다. 레몬소주를 서 너 잔 마신 그는 아이들 얘기가 나오자 말수가 부쩍 많아졌다.

    -혹시 과잉보호 안 하세요?

    "절대 안 해요. 될 수 있으면 강하고 거칠게 키우자는 게 제 생각이거든요. 며칠 전 환희가 집에서 놀다가 약지 손가락이 찢어져서 10바늘이나 꿰맸어요. 마음 속에선 불이 났지만 그럴수록 애 앞에선 담담하게 '너 그럴 줄 알았다'며 꾸짖어야 돼요. 엄마가 아이 앞에서 쩔쩔 매면 아이가 더 불안해 하거든요. 또 그래야 다음에 안 다치고요."

    -집에선 어떤 엄마인가요.

    "두 얼굴을 가진 엄마죠. 한없이 착한 천사였다가 어느 순간 무서워지니까(웃음). 1주일 중 딱 하루 촬영이 없는데 그날은 하루 종일 집에서 아이들과 뒹굴어요. 사람들도 집으로 부르고요. 애들 눈을 보고 있으면 심장에 납이 달린 것처럼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어요. '아이고, 이 애들을 앞으로 어떻게 잘 키워야 하나' 책임감이 밀려드는 거죠. 솔직히 잠이 안 오는 날도 많아요. 혼자 거실에서 한강 보면서 이 생각 저 생각 하다가 소파에서 토막잠 자고 촬영하러 나가는 날도 있어요."

    -무슨 걱정이 가장 큰가요?

    "아빠 몫까지 제가 해야 되니까요. 재밌는 얘기 하나 해드릴까요? 1주일에 하루씩 집 근처 영동호텔 여성전용 사우나에 아이들 데리고 가는데 내년부터 환희는 입장이 안 된대요. 식혜, 요구르트 사주는 아줌마도 있지만 항의하는 분들도 있으신가 봐요. 목욕탕에서 아들 때밀어 주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내년부턴 진영이 삼촌이 데리고 다녀야죠."

    -아빠 빈 자리가 그럴 때 크겠군요.

    최진실은 이 대목에서 "갑자기 술이 당긴다"며 술잔을 들었다. 아까부터 계속 원 샷이었다. 술잔을 꺾어 마시는 기자에게 "그렇게 마시는 건 술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계속 눈총을 보낸 그였다.
     "결혼 안 하셨죠? 전 비록 결혼에 실패한 여자이지만 제가 훈수 한 마디 할게요. 미모, 학력, 집안 다 필요없어요. 배우자는 이해심 많고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 최고예요. 스펀지처럼 상대방의 희노애락을 다 받아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 만나세요. 열등감, 자격지심 있는 사람은 웬만하면 피하세요. 그게 언젠가 공격성으로 드러날 수 있거든요."
     

    ●"환희 아빠와 결혼한 건 후회 안 해요"

    -조성민씨 원망은 안 하나요?

    "예. 한 두 달 전에 어떤 계기가 있었어요. 그날 이후 그 사람에 대한 애증이 말끔히 사라졌어요. 좋게 말해서 서로 용서한 거죠. 한화 이글스에서 제발 등판 좀 자주 해서 아이들한테 자랑스런 아빠가 됐으면 좋겠어요. 응원까진 못 해도 마운드에 자주 서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어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요.

    "환희 아빠 얘기 안 하고 싶은데 자꾸 물어보시네요. 그 사람과 결혼한 건 후회 안 해요. 그 사람 만나서 연애하고, 임신하고… 다 좋았어요. 충분히 행복했어요. 무엇보다 저한테 보석같은 아이들을 줬잖아요. 문제는 좋았던 시간이 너무 짧았다는 거죠. 서로 감당하기 힘든 상대였어요."

    -아이들한테 아빠에 대해 뭐라고 설명하나요.

    "다행히 환희는 어른스럽게 잘 이해하는 편이에요. 제가 술 먹고 늦게 들어가면 환희가 절 안아주면서 '엄마, 힘들어하지 마세요' 그래요. 갈수록 멋있는 녀석인데 전 그럴 때마다 속없이 눈물이 나요. 나중에 제가 환갑이 됐을 때 우리 아들이 '엄마 다 괜찮다'며 제가 그랬던 것처럼 저를 껴안고 다독여줬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수민이는 아빠와의 추억이 거의 없어요. 엄마로서 그게 너무 안 됐고 속상하죠."

    -수민이도 아빠의 존재를 알죠?

    "핏줄이라는 게 참 기가 막혀요. 수민이가 장난감을 모아놓는 비밀창고가 있는데 성민씨 사진이 거기에 있는 거예요. 깜짝 놀라서 '이거 어디서 났냐'고 물어보니까 제 앨범에서 꺼냈대요. 텔레비전에서 야구 중계 나오면 '아빠 나와?'하고 묻는 것도 수민이에요. 우리 딸이 아빠 많이 보고 싶대요. 사진을 보면서 '우리 아빠 야구선수'라며 끔찍이 챙겨요. 그걸 지켜봐야 하는 어미 맘이 어떨 것 같아요?"

    그런 날이면 최진실은 또 불면의 밤을 보낸다고 털어놨다. 그럴 때 의지하는 건 역시 사람. 휴대폰으로 연결된 누군가에게 신세한탄도 늘어놓고, 울먹이기도 한단다. 20~30명 중 가장 어깨를 잘 빌려주는 사람은 친구 이영자. 그를 새벽교회로 인도해 준 사람도 그녀다. "힘들 때 뾰족한 해결책을 원하는 게 아니잖아요.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주고 맞장구를 쳐주면 어느 정도 마음이 후련해지거든요. 제가 남편 복은 없어도 친구들 복은 있나 봐요."

    김범석 기자 [kbs@joongang.co.kr]
    사진=이호형 기자 [leemario@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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