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 최진실 ``성민씨, 야구 잘해서 멋진 아빠 돼줘요``

    [취중토크] 최진실 ``성민씨, 야구 잘해서 멋진 아빠 돼줘요``

    [일간스포츠] 입력 2007.05.02 12:21 수정 2008.02.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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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과 사투를 벌이면서 산다

    -주위에 우군이 많아서 든든하겠어요.

    "언젠가 저도 죽겠죠. 그때 저를 위해 뜨거운 눈물을 흘려줄 사람들이 있으면 돼요. 잘 나갈 때 꽃등심 먹은 사람 보다 힘들 때 라면 같이 먹어준 사람이 오래가는 법이거든요. 사랑 때문에, 사람 때문에 늘 상처투성이가 되지만 새살이 돋게 해주는 존재도 역시 사랑이고 사람인 것 같아요. 인생? 그거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길지 않아요. 살면서 실패도 하고 좌절도 할 수 있는 거죠. 전 죽는 날까지 드라마틱하게 살고 싶은 여자예요."

    -인간 최진실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생각해요?

    "비교적 잘 알죠. 제가 감정기복이 심한 편인데 매니저와 코디네이터들이 아침에 만나면 제 표정부터 살펴요. 오늘 컨디션이 좋은지 나쁜지 눈치를 보는 거죠. 기분 다운된 날은 아무도 먼저 말 안 걸어요. 움직이는 시한폭탄이기 때문에 괜히 건드렸다가 본전도 못 찾을 수 있으니까요(웃음)."

    -세상이 원망스러울 때가 있나요?

    "가끔은 그렇죠.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는지…. 그럴 때마다 영자가 '친구야, 그건 하느님이 널 교회로 호출하는 거야'라며 응원해줘요. 불면증에 시달릴 때 '영자야, 잠이 안 와'라고 문자메시지 보내면 뭐라고 답이 오는지 아세요? '친구야, 언능 자. 다음 생에선 내가 남자로 태어나 널 재워줄게'라고 와요. 몸이 아픈 날은 촬영 펑크 내고 싶은 유혹에도 시달려요. 그럴 때마다 우리 애들하고 괌에 놀러가는 모습을 떠올려요. 힘든 오늘을 견뎌내야 행복한 내일도 맞이할 수 있는 거잖아요."

    -곤히 자고 있는 새벽에 전화가 오면 받는 편인가요?

    "그럼요. 제가 새벽에 자는 사람들 깨우는 버릇이 있기 때문에 받아줘요. 대부분 취객들이죠(웃음). 갑자기 보고 싶다며 호출하는 친구, 이 사람 저 사람 전화 바꿔주는 사람, 술김에 서운했던 감정 털어놓는 선배, 사는 게 힘들다고 우는 동생…. 정말 대한민국은 술 권하는 사회 같아요. 사연 없는 사람이 없어요. 온 국민이 드라마 작가해도 될 것 같아요."
     

    ●평탄한 인생은 매력이 없다

    두 병 가까이 레몬소주를 마신 최진실은 "내일 새벽부터 촬영이라 이제 술은 그만 마셔야 할 것 같다"며 양해를 구했다. 매니저가 차 시동을 걸기 위해 나갔지만 최진실의 이야기는 그 뒤로 30분 더 이어졌다.

    "아까 저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많냐고 물었죠? 솔직히 많았어요. 지금 얘기 잘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왜곡하지 말고 잘 적어주세요. 우리 수민이가 아빠 보고싶다는 말도 꼭 써주시고요."

    -우아해 보이지만 물 밑으로 열심히 갈퀴질하는 백조가 생각나네요.

    "우리 사는 거 총알만 안 날아다니지 전쟁이에요, 전쟁. 요즘 촬영중인 드라마도 가끔 납득이 안 되는 대본을 받으면 작가·연출 선생님과 많이 싸워요. 무례하다고 욕해도 어쩔 수 없어요. 가짜 연기 하는 건 죽기 보다 더 싫거든요. 적당히 머리로 하는 연기, 시청자 속이는 연기는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아요. '대충 묻어갈 줄도 알아야지, 넌 왜 이렇게 전투적으로 사냐'며 조언해주는 분도 있지만 난 그게 잘 안 고쳐져요. 평탄한 인생은 매력이 없거든요. 치열한 게 최진실인데, 그걸 고치면 내가 없어지는 건데…."

    -반대로 삶의 희열을 느낄 땐 언젠가요?

    "작가 선생님이 주옥같은 대사를 주셨을 때. 어떻게 내게 이런 대사를 주셨을까, 감탄할 때 기쁘죠. 그리고 적당히 관심 받고 여유로운 요즘도 행복해요. 한때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살았잖아요."

    -또래 연기자들 중 누구와 친한가요.

    "(이)미연이요. 미연이가 주연한 드라마 첫회 보고 문자메시지 보내줬어요. 정말 기대하던 드라마였어요. 요즘 강수연·황신혜·이미숙·김희애 같은 중견 배우들이 좍 포진해 있는 게 얼마나 든든하고 뿌듯한지 몰라요. 우리 386세대 탤런트를 너무 빨리 이모나 고모로 '보내지' 말아주세요."

    -연기하는 가수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시청률 좀 낮으면 어때요? 제발 기 죽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언론도 댓글 보고 기사 쓰지 말고 중립을 잘 지켜줬으면 해요. 우리들은 내성이 생겨 상처 잘 안 받지만 그들은 아직 연약해서 속으로 울어요. 실패도 경험인데 아직 그걸 모르죠. 너무 조급해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인터넷이 겁나지는 않나요?

    "무섭진 않지만 조심은 해야죠(웃음). 저도 만약 요즘 같이 인터넷이 성행할 때 데뷔했으면 아마 1년 안에 '축 사망'했을 거예요. 처음엔 '인터넷이 뭔데 나를 평가하냐'며 댓글에 불만이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겸손해졌어요(웃음). 차라리 정곡을 찔러줬을 땐 고맙기도 하더라고요. 세월 앞엔 진실이도 어쩔 수 없나 봐요."
     

    ●조성민에게 보내는 편지

    환희 아빠, 짧았지만 우리도 한때는 행복한 부부였다. 어쩌겠어. 우리 인연이 그것밖에 안 되는 걸. 서로의 잘잘못 이제 그만 따지기로 해요. 우리 두 사람 지금까지 충분히 벌 받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짊어져야 할 짐이고, 팔자라고 생각하자. 나 씩씩하게 두 아이들 키우고 있어요.

    딱 하나, 당신한테 바라는 게 있어. 나도 열심히 살 테니까 성민씨도 두 아이 아빠로 최선을 다해줬으면 해요. 우리 애들한테 만큼은 누구보다 떳떳한 엄마, 아빠가 돼요. 몸 관리 잘해서 환희, 수민이가 자랑할 수 있는 야구선수 아빠가 돼줘요. 공 하나를 던지더라도 멋있게. 수민이가 TV 보면서 당신 응원한다는 사실 잊지마요.

    환희 아빠, 하늘은 견딜 수 있는 만큼만 시련을 준대. 우리 환희·수민이가 어른이 됐을 때 '우리 엄마, 아빠가 최진실·조성민이야'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부끄럽지 않게 살자. 알았지? 그리고 혹시 누가 먼저 재혼하더라도 진심으로 축하해주자. 진실이가.


    김범석 기자 [kbs@joongang.co.kr]
    사진=이호형 기자 [leemario@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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