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이창동 작품 단골 단역, 고서희를 아시나요?

    [blog+] 이창동 작품 단골 단역, 고서희를 아시나요?

    [일간스포츠] 입력 2007.05.30 09:36 수정 2007.05.30 09:39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잠시 그녀를 또 만났다.
     
    영화 '밀양'을 보던 중 정말 별 것 아닌 장면 하나에 눈길이 가서 박혔다. 아이를 유괴당한 신애(전도연)가 은행에 가서 통장에 남은 현금 870만원을 모두 인출하는 장면이었다.
     
    "870만원입니다" "수표로 드릴까요? 현금으로 드릴까요?"
     
    지극히 일상적이고, 지극히 평범한 그 대사. 그런데 그 은행원의 얼굴이 상당히 낯이 익었다. 참을성있게 엔딩 크레딧을 기다려 그 은행원의 정체를 알아내고야 말았다. 그녀는 바로 고서희.
     
    그래, 이 영화가 이창동 감독 작품이라는 걸 생각하면 그가 나옴직도 했지. 그랬지.
     
    그를 처음 만난 건 <박하사탕>에서였다. 운동권 학생을 잡으러 다니던 형사 영호(설경구)는 군산에 내려 갔을 때 처량하게 비가 내리는 거리에서 한 술집 앞에 있는 여자와 몸을 섞게 된다. 자신을 '순임씨'라고 부르라고 하며 영호를 끌어안던 여자. 별 것 아닌 장면인데 그 장면이 주는 처연함은 말로 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녀를 다시 만난 것은 '오아시스'. 여기서 그녀는 공주(문소리)의 지하철 판타지 장면 직전에 물통으로 장난을 치는 여자로 등장했다. 그리고 '살인의 추억'에서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를 캐치해 내던 시골 여경.
     
    그렇게 예쁜 얼굴도 아니고 비중이 큰 역할도 아니고 일순간 시선을 확 끌어 잡아 당길 정도로 인상적인 연기를 하는 배우도 아닌데 내가 왜 이 배우를 계속 머리에 담아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밀양'에서 정말 별 것 아닌 한 장면임에도 난 그녀를 기억해 내고야 말았으니…. 물론 엔딩 크레딧에서 혹시나 하며 이름을 확인해봐야 하긴 했지만 말이다. 참고로 '밀양'은 정말 지독한 영화였다.

    Kitano [movizen.egloos.com/]

    *이 글은 블로그 플러스(blogplus.joins.com)에 올라온 블로그 글을 제작자 동의 하에 기사화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