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공연 파행에서 드러난 3가지 교훈

    비 공연 파행에서 드러난 3가지 교훈

    [일간스포츠] 입력 2007.07.18 10:02 수정 2007.07.18 10:49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지난 달 30일 비의 LA공연 취소는 고질적인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병폐를 드러냈다. 앞으로 이런 어처구니 없는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다음 세가지를 신경써야한다.
     
    첫째, 모든 일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할리우드 스타인 저스틴 팀버레이크나 '노 다우트'의 구엔 스테파니·래퍼 에미넴·린킨파크의 한인 멤버 조셉 한의 경우 가수분야와 영화 분야의 매니지먼트사를 따로 두고 있다.
     
    즉, 영화 분야를 담당하는 매니저와 가수, 음반 부문을 챙기는 매니저가 분리되어서 각자 전문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해서 아티스트의 커리어를 돌봐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한 기획사에서 한 아티스트의 배우·가수·CF모델 분야를 모두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
     
    이번에 비의 월드투어를 주관한 스타엠 플래닝의 경우 배우 장동건과 현빈 등의 소속사 스타엠의 자회사로 비의 전 소속사인 JYP 엔터테인먼트에 비해 대형 콘서트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회사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현지 공연 프로모터에게 하청을 준 것이고 그래서 공연 1시간 30분 전에 취소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현지 공연 회사에게 하청을 줄 수는 있지만 그 경우 그 회사가 제대로 공연 준비를 하고 있는 지 전반적인 과정을 점검, 관리, 감독할 의무가 있는데 이 점에서 소홀한 것이다.
     
    만일 스타엠측이 공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모든 분야에 철저한 대비를 했더라면 이런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업체와는 아무리 언어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한국의 대형 연예기획사라면 책임있고 과거에 많은 공연을 치뤄본 경험이 있는 미국 업체에게 공연 프로모션을 맡기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비는 앞으로 할리우드 진출을 통해 배우로서의 커리어도 쌓아갈 텐데 할리우드에서 비를 맡아서 관리해줄만한 믿을 만한 매니저나 에이전트같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비나 비의 장래 소속사를 위해 중요하다고 조언해주고 싶다.
     
    로마를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캐나다 공연장에서 돌출무대가 안 된다는 사실을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서 미리 점검하고 현지 상황에 맞게 공연을 맞춰야했다.
     
    또한 LA에서는 공연장이 스테이플스센터로 결정된 것이 몇달 전인데도 불구하고 현지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 현지 안전법에 맞지 않는 한국의 전기장치 대신 다른 장치를 사용했어야 하는데, 그것은 꼭 써야한다고 공연 몇시간을 앞두고 고집하는 것은 비전문가적인 행태다.
     
    어느 특정 공연 형식이 성공적이라고 해서 그 형식을 실행할 수도 없는 공연장을 미리 점검해보지도 않고 공연을 강행하려는 것은 안전불감증이며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둘째, 회사의 주가 상승이나 수익보다 아티스트의 커리어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한다.
     
    이번 공연 취소는 한국의 많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우회상장을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사태라고 볼 수 있다.
     
    아티스트의 커리어 관리나 성공적인 공연을 제대로 치르겠다는 생각보다는 언론 플레이를 통해 회사의 주가를 올려 단기간동안 수익을 거둔다든지 아티스트의 명성을 이용해 돈만 벌려고 충분한 준비과정없이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면 이런 결과를 빚을 수 있다.
     
    비를 1년만 더 영어를 배우게 한 다음에 미국 진출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비의 전 소속사 대표인 박진영씨도 자인하지 않았나. 모든 것은 아티스트의 장래에 중점을 두고 비즈니스를 운영해야하는데 주가 동향에 신경을 더 쓰는 것은 제대로 된 아티스트의 매니저나 할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할리우드의 매니지먼트 회사나 에이전시들은 그렇기 때문에 거의 100% 상장되지 않은 개인 소유 회사들이다. 물론 필요할 때는 월스트리트의 투자를 받지만 한국처럼 우회상장을 통해 페이퍼머니들만 잔뜩 소유하면서 주가 동향에 일희일비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할리우드의 대형 에이전시 대표들은 상장회사가 되면 주주들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소속 아티스트들의 커리어를 제대로 관리 못한다며 한국 연예기획사들은 왜 상장회사로 유지하는지 의아해 한다. 아티스트들도 누가 자신의 커리어 관리에 도움이 되는 지를 심각하게 생각한 뒤 소속사를 택하야한다. 이 또한 전문가에게 맡겨야지 혈연이나 인맥에 묶여서 판단하면 함께 공멸하게 된다.
     
    셋째, 공연 취소후 사과나 사후대책 마련에 있어서 좀더 성숙하고 발빠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같은 경우 최근에 아일랜드 공연에서 무대장치 등의 기술적인 이유로 예정된 공연을 취소해 물의를 빚을 뻔 했지만 팬들에게 성의있는 자세로 사태를 수습했습니다. 팀버레이크는 취소된 첫번째 공연 티켓 구입자들 일부에게 두번째 공연의 특별석에 앉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다.
     
    반면 비의 미주 투어의 경우, 스타엠, 클릭 엔터테인먼트, V2B 등 관련자들이 서로를 비난하고 소송을 제기하고 공연 취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등 낯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정작 가장 큰 피해자인 팬들에게는 아티스트가 직접 나서서 사과를 해야하는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행동을 보였다.
     
    한류를 전세계에 전파하겠다는 한국의 엔터테언먼트 업계가 글로벌화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홍보회사나 홍보전문가를 고용해서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쳐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처럼 서로에게 손가락질을 하기에 바빠서 아티스트의 잠재적인 팬들도 포용하지 못한다면 한류를 과거의 홍콩 영화계처럼 표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인 어느 것이 아티스트의 장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지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된다.
     
    기고자 김해원 변호사는 엔터테인먼트법 전문가로 캘리포니아주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미국 수퍼볼 영웅 하인스 워드의 첫번째 한국 방문을 주관했고, 할리우드의 한국계 배우 윌 윤 리·문 블러드굿·제인 김·알렉산드라의 한국 담당 매니저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