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준형, 몰래카메라가 감동적인 이유

    [기자수첩] 박준형, 몰래카메라가 감동적인 이유

    [일간스포츠] 입력 2007.08.06 17:53 수정 2007.08.0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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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 나 주식으로 10억원 벌었어"
     
    주변의 친한 동생이 이 같은 말을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90% 이상은 아마 "혼자만 벌지 말고 투자 정보 좀 알려달라", 혹은 "한턱 크게 쏴라"라며 부러워할 것이다.

    회사 동료가 "나 주식으로 10억원을 벌었으니 봉급쟁이 생활 청산하겠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를 말릴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그맨 박준형은 달랐다. 지난 5일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 '몰래카메라' 코너의 주인공이 된 박준형은 "주식에 1억을 투자해 10억을 벌었다"며 "돈 못 버는 개그를 그만두겠다"는 후배 개그맨 오지헌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여 크게 꾸짖었다.
     
    "노동을 통해 돈을 벌어야 한다", "즐거운 일을 하는 게 가장 행복한 것이다" 등의 뼈있는 말을 하며 오지헌을 설득하기 위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박준형의 인간 됨됨이와 인생철학을 칭찬하는 소감이 줄이어 올라왔다.
     
    박준형 몰래카메라의 감동은 1996년 '이경규가 간다' 1회에 장애우 부부가 정지선을 지키던 장면과 맞닿아 있다. 아무도 지키지 않던 정지선 앞에 빨간색 경차가 정지했을 때 시청자들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사회의 양심을 누군가가 지켜줬다는 것에 대한 안도 때문이었다.
     
    집값 폭등 때도, 최근 주식 광풍에서도 늘 소외된 서민들은 "내가 능력이 없어서"라는 자괴감에 빠져 있었지 불로소득으로 돈을 번 사람들을 꾸짖을 정신이 없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박준형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정도를 잃고 표류하는 세태에 박준형은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보여줬고 어떤 행동이 마음을 울리는지를 알려줬다.

    홍은미 기자 [hongkim@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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