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석의 아무거나] 담배야, 왜 내 금연을 막는거니?

    [남희석의 아무거나] 담배야, 왜 내 금연을 막는거니?

    [일간스포츠] 입력 2008.01.30 08:52 수정 2008.01.3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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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에서 '꼭 한번 만나고 싶다' 녹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PD와 함께 1층 녹화장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우리 예쁜 막내 작가가 너무 예쁜 목소리로 "오빠 2시에 녹화 들어가요~"라고 말하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10초 쯤 되었을까?

    엄청난 크기의 스피커 소리로 "이 곳은 금연 구역입니다. 담배를 피우시면 경보가 울립니다!!!!"라는 방송이 여자 화장실에서 우렁차게 흘러나왔다. 곧바로 막내 작가가 뛰어나오며 "저 아니거든요?저 진짜 아니거든요!!!" 를 외쳤다. 초기라 오작동이 된 모양이다. 지금은 오작동이 절대 없으니 업체는 항의 마시길.

    여의도 MBC에서 담배를 피우려면 1층 흡연실로 가야 한다. 몇 개의 환풍기가 있긴 하지만 영락없는 논산 화생방 교육장이다. 이거 꼭 이러고 살아야 하나 싶다. 여성 흡연자의 경우는 더없이 불편하다. 아직도 여자가 담배 핀다고 이상하게 쳐다보는 촌스런 사람들이 간혹 눈치를 주니 그러하다.

    목동 SBS는 흡연하는 곳에 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가던지 10층에 올라가서 일종의 베란다 같은 곳에 나가야 한다. 불편함을 극대화 시켜서 금연을 권장 하는 것이다. KBS는 그런 면에서는 아직 흡연자들이 건물 내에서 몰래 필 곳이 많다. 나이가 많은 분들은 녹화장 안 한쪽 구석에서 피우기도 한다.

    탤런트 조형기 형님이 하신 말씀을 나는 잘 써먹는데 이러한 말이다. "나는 하도 신문에서 담배 끊으라고 해서 신문을 끊었잖아." 프로그램 '좋은 친구들'을 함께 하던 최양락 형은 엄청 골초였는데 1년을 끊었었다.

    그러던 어느 해 1월1일. 내게 담배 하나만 달라고 했다. "형님 담배 끊으셨잖아요?" 라고 묻자 “아~ 난 1년만 끊으려고 한거야. 1년 끊었으니 1년만 다시 필라고." 그로부터 1년간 정말 무지하게 피우셨다. 그러더니 다음 해 1월1일부터 정말 단 한 대도 안 피우고 딱 끊었다. 지금도 반복중인지 끊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아내와 당구장을 종종 가는데 예전과 달리 고교생도 많고 여성들도 많아졌다. 건전한 스포츠가 되고 있는 당구장은 딱 하나 문제가 담배다. 나도 담배를 피우지만 너무 공기가 나빠서 괴로울 정도다. 흡연실이 따로 있으면 좋겠다 싶다.

    점점 담배 피우는 자는 원시인 대접을 받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 야구장에서, 버스 안에서 기차 안에서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 담배 피우던 것을 이야기 하면 안 믿는 젊은 사람들도 있을 만큼 흡연자는 사회악 대접을 받는다. 정말 말도 안되는 싸가지 없는 고백이지만 중학교 때 배운 담배를 고1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피워 온 나는 후회가 막심하다.

    천식도 앓았었고 알러지도 많이 생겼다. 나와 개그맨 동기중에 골초였다 끊은 사람이 많다. 김용만 형이 끊었다.(실망이다) 유재석도 끊었다. (네가 그럴 줄이야) 지석진 형도(귀얇긴) 왜 이리도 쉽게 사람이 변할까. 에이 끊기 없고 지조 없고 의리없는 사람들 같으니라고.

    100% 담배 끊는 약을 만드는 사람에게 내 모든 것을 주고 싶다. 처자식 빼고. 신한은행에 남은 내 대출 빚까지 모두 주고싶다. 아, 담배여 제발 떠나라. 일간스포츠가 항공사 기내에서 인기가 많던데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장거리 여행자는 얼마나 괴로울까!

    끝으로 이경규 형님이 겪으신 일화 하나. 이경규를 본 어느 할아버지께서 역정을 내시며 "니들 텔레비 놈들 왜 담배피면 뒈지네, 뭐하네 지랄이여?" "에이 할아버지 담배 피우면 몸 나빠지니까 그러죠"

    "내가 80살여, 열 네살부터 폈어도 까딱음써~. 지금도 관악산 올라" "에이 그 때는 공기가 좋아서 그랬죠. 이젠 공기도 나쁘잖아요~." "지랄허네. 지금은 담배가 좋아졌자녀~필터도 생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