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불만 태권도 선수, 심판 향해 하이킥

    판정불만 태권도 선수, 심판 향해 하이킥

    [엠파이트] 입력 2008.08.2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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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 하나, 올림픽 태권도 사상 최초로 심판의 판정 번복으로 인해 승패가 뒤집어졌다. 사건 둘, 선수가 경기장에서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을 향해 하이킥을 날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둘 중 하나만 해도 태권도 사상 최초로 발생한 대사건인데 이 둘이 모두 올림픽 태권도 마지막 날인 23일 발생했다. 태권도로서는 악몽과도 같은 날이었다.

    첫번째 판정번복 사건은 중국의 첸종과 영국의 사라 스티븐슨의 여자 헤비급(+67kg) 8강전에서 발생했다.

    2000년, 2004년 연거푸 올림픽 금메달을 석권한 중국의 첸종은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우승하며 올림픽 3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우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출전했다. 경기장에서는 홈팬들이 보내는 첸종에 향한 응원 열기로 가득했다.

    첸종은 박빙의 우세를 달리고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3라운드. 1-0으로 첸종이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종료를 코앞에 두고 스티븐슨의 앞발이 첸종의 얼굴에 적중한 것이다. 그런데 점수는 올라가지 않았다. 득점이 인정됐다면 2-1 극적인 역전이 이뤄지는 장면이었다. 영국 코치는 항의했고 주심 1명과 부심 4명이 모여 의견을 나눴다. 그러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영국의 스티븐슨은 경기장을 내려오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불만을 표시했고 코치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관중석에 있던 영국 응원단도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첸종이 개최국의 홈 어드벤티지를 등에 업고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는 듯 했다. 그러나 1시간여의 시간이 지난 후 의외의 발표가 나왔다. 영국 측의 소청으로 비디오 판독을 해본 결과 심판 판정의 잘못을 인정하고 결과를 번복한다는 것이다. 경기장은 술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는 약 30여 분간 중단됐다.

    사건은 남자 헤비급 동메달 결정전 두번째 경기. 쿠바의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와 카자흐스탄의 아만 칠마노프의 경기였다.

    쿠바의 마토스는 2-3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2라운드 경기 도중 부상으로 경기장에 쓰러져있었다. 구급 요원이 올라왔고 쓰러져있던 마토스는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 규정상 선수가 경기 도중 부상으로 다치면 1분의 시간을 준다. 주심은 1분이 종료되기 전 선수의 상태를 보고 경기 진행 의사가 있는지 확인한 후 선수가 경기 진행의사를 보이면 1분을 더 줄 수 있다. 경기 진행 능력이나 의사가 없다고 판단되면 기권으로 처리할 수 있다.

    당시 주심을 맡았던 스웨덴의 차키르 첼바르 주심은 1분이 경과되자 경기 불능으로 보고 카자흐스탄 칠마노프의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자 쿠바의 마토스는 갑자기 일어나 강력하게 항의했다. 코치까지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서 주심에게 항의하는 시간이 약 1분 여간 지속됐다. 그러나 항의에도 불구하고 첼바트 주심이 카자흐스탄의 승리를 선언하는 수신호를 하자 이에 흥분한 마토스가 왼발로 첼바트 주심의 얼굴을 발로 찼다. 거침없는 하이킥이었다.

    경기장은 한동안 난장판이 됐다. 이 와중에도 동메달을 따낸 카자흐스탄의 선수와 코치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경기장을 환호하며 달렸다. 뭐가 뭔지 잘 알기 힘든 상황이 한동안 지속됐다. 당연히 이후 열릴 경기가 한동안 지연됐다.

    경기장이 정리 된 후 세계태권도연맹은 심판폭행 등의 물의를 일으킨 쿠바의 선수와 코치를 영구적으로 제명시킨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하루 동안 발생한 두 가지의 큰 사건으로 태권도는 이날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중국 CCTV와 영국 BBC는 심판판정 번복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심판폭행 사건은 올림픽 토픽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공정한 심판판정`, `재미있는 경기`, `미디어 노출` 이라는 태권도의 당면 과제 중 적어도 한 가지는 제대로 달성한 하루였다.

    기사제공- 태권도신문





    박성진 기자(kaku6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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