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가요계, 싱어송라이터들의 아름다운 향연

    2008년 가요계, 싱어송라이터들의 아름다운 향연

    [일간스포츠] 입력 2008.09.2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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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9월 가요계는 아이들 그룹이 장악한 듯 보이지만 올해 가요계엔 '싱어송라이터들의 활약'이란 긍정적인 흐름이 눈에 띄었다. 올해 음반 판매량에서 대중들의 신뢰를 얻은 음반 가운데 유난히 싱어송라이터들의 약진이 눈부셨다.

    기획사의 철저한 관리, 기획, 홍보 시스템으로 뜨는 관리형 아이들 스타들이 지나치게 유행에 의존하거나 원색적인 음악을 내세운 반면,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은 뮤지션 개인의 음악적 성과가 고스란히 담긴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한다. 기획형 가수들이 주류를 이루는 음악의 유행에 편승하고 10대 위주의 반짝 인기를 노리지만 싱어송라이터형 뮤지션들의 경우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통해 장르적 변화를 모색하면서 가요계를 질적으로도 풍성하게 만들었다.

    ▶상반기 토이와 김동률, 넬과 에픽하이
    출발선은 토이가 먼저 끊었다. 지난해 말 6년 만에 'Thank You'를 발표해 올초까지 음반 강세를 유지했다. 건강한 분위기는 김동률이 불을 지폈다.

    4년 만에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김동률은 '다시 시작해보자''아이처럼''출발'등으로 연속 히트를 기록했다. 20~30대 이상 음반 구매층의 마음을 사로 잡으며 판매량 10만 장을 훌쩍 넘어섰고, 여세를 몰아 콘서트에 2만 관객을 동원하며 '명품음반, 명품공연'이란 극찬을 받았다.

    그 바통은 또 넬과 에픽하이로 이어졌다. 넬과 에픽하이는 신진 싱어송라이터 그룹이란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김동률·토이 등이 90년대 가요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가수들이었다면 이들은 새롭게 자신들의 음악적 성취를 높여가고 있는 신세대의 송라이터들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 받는다. 그룹 넬은 록이란 약점을 지닌 장르에도 불구하고 어쿠스틱한 모던록 음악 '기억을 걷는 시간'으로 호평을 얻었다. 그룹 에픽하이 역시 전작의 인기를 이어가며 '원', '우산'등의 노래로 온오프라인의 쌍끌이 인기를 누리며 '흥행 보증 수표' 자리에 올랐다.

    6월엔 브라운아이즈가 4년 만에 재결성해 팬들의 변함 없는 지지를 받으며 음반 판매량 10만 장을 훌쩍 넘어섰다. 방송 홍보 한차례 없이 순수하게 브라운아이즈의 음악의 힘으로 이룬 성과였다.


    ▶하반기 90년대 싱어송라이터 서태지와 신승훈

    하반기엔 싱어송라이터 서태지의 무대였다. 서태지가 음반의 모든 작업을 혼자 해낸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홀로 모든 음악 작업을 해내기 때문에 서태지의 음반 발매는 고작 4년에 한 장 꼴이다. 첫 싱글 '모아이'는 잘게 쪼개진 비트에 실린 자연의 소리로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으며 음반 판매량 13만 장을 넘어섰고, 여전히 식지 않은 서태지브랜드 파워를 과시했다.

    올해는 특히 토이·김동률·브라운아이즈·서태지 등 4~6년의 긴 공백을 갖던 싱어송라이터들의 컴백이 이어졌고, 대중 뿐 아니라 평단에서도 높은 평가를 끌어냈다. 여전히 좋은 음악엔 음악팬들의 지갑이 열린다는 사실도 증명했다.

    올해 싱어송라이터들의 긍정적인 흐름은 18년차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이 마무리를 지을 것으로 보인다. 10월 대형 가수들의 컴백이 예고된 가운데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신승훈은 '발라드의 황제 공식을 깬다'고 선언하며 7일 앨범을 발표한다. 신승훈은 데뷔 18년 만에 처음으로 연작 형태로 석 장의 프로젝트 앨범을 발표하며 음악적 변화를 예고했다.

    그의 첫 번째 음악적 변신의 시작은 록이다. 경쾌한 모던록·브릿록·뉴에이이록 등 록의 다양한 변주로 전혀 색다른 음악적 시도를 감행했다. 신승훈의 변신은 그가 모든 음악 작업을 진두 진휘, 직접 작곡을 하는 '싱어송라이터'란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가수들이 대개 장르 변신을 시도할 때 새로운 프로듀서, 작곡가와 손을 잡지만 신승훈은 홀로 모든 작업을 일궈냈다.

    2006년 10집을 발표했을 당시 "내 목소리가 걸림돌"이라는 말을 하며 음악적 고민을 드러낸 그는 10집 활동을 마무리하며 "내 음악은 10집을 기점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변신을 예고했다. 이후 일본 활동을 하며 2년간 국내에서 공백기를 가진 신승훈은 새 음악을 연구했다.

    18년간 발라드의 황제로 군림하며 '신승훈표 발라드'를 일궈낸 신승훈이 새 음악을 통해 싱어송라이터로서 어떤 역량을 보여줄 지 다시 한번 기대가 모아진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