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룩 사장 “게임 엔진의 명품 한글 매뉴얼 만들겠다”

    파룩 사장 “게임 엔진의 명품 한글 매뉴얼 만들겠다”

    [일간스포츠] 입력 2008.11.21 16:40 수정 2008.11.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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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폐막된 한국의 대표적인 게임쇼인 지스타2008의 인텔 부스에서는 150만장이 팔린 PC게임 ‘크라이시스’를 보여주었다.

    “뛰어난 광원 효과와 탁월한 그래픽 해상도로 그래픽이 환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 게임의 개발사는 게임 엔진으로 유명한 독일의 크라이텍이다.

    요즘 뜨고 있는 ‘아이온’의 게임 엔진도 크라이다. 크라이2라는 최상의 엔진이 나와 있지만 화려한 그래픽을 구현해내 개발사인 크라이텍이 엔씨소프트 측에 “옛날 버전으로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 고맙다”라는 감사 인사를 했을 정도다. 18일 방한한 크라이텍의 공동대표이자 창립자를 만나봤다.

    3~4년 앞선 기술로 고속성장 질주

    게임 엔진이란 한마디로 자동차로 치면 엔진, 인간의 몸으로 비유하면 온몸에 피를 돌게 하는 심장 같은 부분이다. 현재 글로벌을 대표하는 게임엔진은 한국의 ‘헉슬리’나 ‘아바’, Xbox용 ‘기어즈오브워’ 등을 통해 익숙한 언리얼과 ‘파크라이’ ‘크라이시스’ 등에서 진가를 발휘한 크라이2다.

    세계 최고의 게임엔진 회사의 하나로 평가되는 크라이 엔진의 개발사 독일의 크라이텍이 한국에 지사를 정식 오픈한 것은 지난 10월초였다. 이에 맞춰 지난 18일에는 크라이텍의 창립자이자 공동대표인 파룩 옐리 사장이 내한했다.

    터키인답게 “한국에 대해서 호감을 많이 갖고 있다”는 그는 “원래 크라이텍 엔진 만드는 회사 아니었다. 좋은 게임 만들어보자고 시작했는데 3년 동안 ‘파크라이’(2004 ·250만장 판매) 만들고 나자 이 게임의 기술적인 것에 반한 다른 게임사에서 그 기술 팔면 안되냐며 제의를 해왔다.

    그래서 엔진 판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크라이텍은 파크라이(유비아이 퍼블리싱)를 비롯 크라이2 엔진으로 개발에 4년이 걸린 크라이시스(2007·EA 퍼블리싱), 확장판 크라이시스 워헤드(2008·EA퍼블리싱)를 개발했다.

    크라이 엔진은 파크라이라는 게임을 만들면서 개발한 것이라 보급하다보니 다른 회사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크라이2의 개발은 다른 회사에서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키는데 신경을 썼다.

    그는 크라이 엔진의 강점에 대해 뛰어난 기술력과 개발 과정의 통합을 들었다. “다른 회사 미들웨어 일부를 다른 곳에서 가져오는 경우 있지만 크라이 엔진의 여러 모듈인 물리·랜더링·애니메이션 등이 자체적으로 만들어진다. 자체 개발을 해(인하우스) 100% 궁합이 잘맞는 엔진이고 호환도 잘된다. 그래서 상당히 수준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 이상적인 엔진이라 자부한다.”

    그는 언리얼 엔진과의 점유율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오히려 “크라이텍은 기술력에서 3~4년 앞서 나가면서 고속 성장을 해왔다”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 강국 한국 지원 나선다”

    크라이텍은 지난 10월초 한국 지사 설립을 했다. 신임 대표로는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엔씨소프트·블리자드 코리아를 거친 박영목 전 블리자드 상무를 영입해 화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크라이텍이 한국 지사 설립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뭘까.

    그는 “한국 시장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시장이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을 비롯해 위메이드의 NED, XL게임즈와 리로드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MMORPG 등 그동안 크라이 엔진을 사용하는 많은 한국 회사에게 질적으로 나은 지원을 해주고, 엔진과 엔진 자료를 한글화시켜 더 편안한 환경에서 작업을 하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크라이텍의 기본적인 목적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고, 엔진 부분은 질적으로 좋은 엔진을 보급해 높은 수준 게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엔진과 관련 크라이텍 코리아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독일 엔진 개발팀과 함께 준비 중인 한국어 매뉴얼 서비스다. 또한 한국 엔진 개발자들을 직접 영입하여 한국 개발자들이 필요한 게임엔진 툴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그는 “이미 6개월 전에 엔진 전문가인 한국 직원을 본사에 고용했다. 지금은 한글화 작업 에 들어간 상태다. 웹부터 시작해 단순한 것부터 복잡한 것까지 한국 개발환경에 맞게끔 한국화 과정 포함시켰다.” 한국 사람이 직접 느꼈던 문제점이나 느낌을 엔진 개발 참여자로서 바꾼다는 것은 한국게임 시장이 그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증거로 보기에 충분하다.

    한국에서는 엔진에 대한 여러 속설이 난무한다. “개발자 중 엔진 매뉴얼을 읽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억대 연봉을 받을 정도다. 엔진을 알면 개발에 권력을 쥔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또한 매뉴얼의 한글화가 안돼 게임 엔진에 대한 활용도가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래서 게임 개발 도중 엔진을 잘 아는 개발자가 빠지면 개발 프로젝트 전체가 휘청이기도 했다.

    “리니지 해봤지만 한글로 플레이하다보니 어려웠다”

    그는 자신이 플레이해 본 한국게임으로 리니지(엔씨소프트)를 들었다. 한국 개발자들이 한글화가 안된 게임 엔진을 어려워하는 것처럼 그는 “리니지를 해봤지만 한글로 플레이하다보니 어려웠다”고 역설적으로 설명했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인들의 터키 응원을 기억하고 있는 그는 한국을 서너 번 방문했고, 터키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 한국이 좋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엔진을 구매하면 1개월간 본사 교육을 하고 몇 달 후 본사에서 개발사로 와서 교육한다. 한글 매뉴얼을 만들어 보다 특성화된 지원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크라이텍은 31개국 출신의 350명 직원과 본사인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키예프-헝가리 부다페스트-불가리아 소피아-한국 서울 등의 5개국에 스튜디오를 갖췄다.

    1999년 아부니·파룩·체밧 등 터키인 3형제가 공동 설립한 크라이텍은 ‘내 밑의 직원’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 정도로 같이 근무하는 직원, 같이 일하는 직원과 평등한 관계를 유지한다. 그는 크라이텍의 철학과 비전에 대해서 “좋은 게임 만드는 것, 좋은 게임 만들기 위해 좋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고 말했다.

    박명기 기자 [mk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