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유레카③] A로드, ML 대표 배신자 낙인

    [스포츠 유레카③] A로드, ML 대표 배신자 낙인

    [일간스포츠] 입력 2009.04.2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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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스 로드리게스(34·뉴욕 양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선수다. 그리고 가장 몸값이 비싼 미디어 컨설턴트를 고용한 선수기도 하다. 올해 2월부터 ‘로드리게스 팀’에 합류한 리드 디킨스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언론 담당 비서를 지낸 인물이다.

    로드리게스가 디킨스를 고용한 이유는 올해 2월 불거졌던 스테로이드 복용 파문을 조기 진화하기 위해서다. 또 로드리게스 입장에서 2001년 텍사스 레인저스 입단 이후 자신의 이미지가 ‘사랑스러운 스타’에서 ‘이기적인 수전노’로 극적으로 변화한 아픈 기억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유다 신드롬’의 사례를 찾으라면 첫 번째가 로드리게스다.

    로드리게스는 2000년 12월 텍사스와 10년 2억5200만 달러라는 역대 최고 금액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다. 이듬해 4월 16일 로드리게스는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시애틀과 첫 원경 경기를 치렀다. 시애틀은 그가 1994년부터 몸담았던 팀. 이날 세이프코필드를 가득 메운 4만5657명 만원 관중은 로드리게스를 위한 독특한 환영식을 준비했다. 로드리게스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가짜 돈을 관중석에서 날려 보낸 것이다. ‘돈에 영혼을 판 배신자’라는 야유다.

    로드리게스는 2004년 다시 양키스로 팀을 바꿨다. 연봉 부담을 이기지 못한 텍사스가 로드리게스를 트레이드한 것이다. 2004년 5월 21일 양키스의 첫 텍사스 원정 경기를 앞두고 미국 언론은 '과연 로드리게스가 얼마나 많은 야유를 받을까'라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 로드리게스가 홈런 포함 2안타를 때려내며 야유를 잠재우자 한 신문은 “그래도 장내 아나운서는 ‘더 후’의 ‘꼬마들은 문제없어’라는 노래를 틀었다”라는 표현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로드리게스가 양키스 이적 직후 텍사스 선수들을 ‘꼬마’로 지칭한 발언은 비꼰 것이다.

    유럽 축구에 비해 선수 권리가 일찍 발달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팬들은 선수 이적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편이다. 자기 권리를 좇아 이적한 선수에게 야유를 퍼붓는 일은 드물다.

    로드리게스가 배신자로 낙인찍힌 이유는 그가 역대 최고 몸값 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우선 찾을 수 있다. 다음으로는 아메리칸리그의 '공적'인 양키스 소속이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강타자에게 늘 따라붙는 ‘찬스에 약하다’는 오해를 들 수 있다.

    여기에 올해 2월에는 치명적인 스테로이드 복용 파문까지 뒤따랐다. 지금 메이저리그 팬들은 로드리게스를 ‘옛 팬들을 배신한 죄’에다 ‘야구를 더럽힌 죄’까지 더해 여론이라는 법정에 세우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SK 박재홍(36)을 유다신드롬의 원조로 꼽을 수 있다. 박재홍은 광주일고 졸업반이던 1991년 일찌감치 연고 구단인 해태에 1차 지명됐다. 그러나 박재홍은 연세대를 졸업한 1996년 해태 입단을 거부하며 승강이를 벌였다. 박재홍은 이미 신생 현대에 입단하기로 밀약을 맺고 있었다.

    재정난을 겪던 해태는 결국 최상덕을 트레이드하는 대가로 박재홍의 지명권을 현대에 넘겨줬다. 그해 5월 10일 현대의 시즌 첫 광주 원정에서 광주 팬들은 박재홍에게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7회말에는 외야 관중석의 한 팬이 중견수 위치에 서 있던 박재홍의 얼굴에 맥주캔을 던지기도 했다.

    박재홍은 2003년 KIA에 입단하며 명예 회복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KIA에서 보낸 두 시즌 동안 구단과의 갈등 속에 홈 팬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지 못했다.

    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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