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희의 아이러브 무비] 룰라 김지현, 여름 날의 정사

    [조원희의 아이러브 무비] 룰라 김지현, 여름 날의 정사

    [일간스포츠] 입력 2009.08.18 09:12 수정 2009.08.1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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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룰라의 컴백으로 멤버들이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보이는 일이 많아졌다. 그 중에서도 오랜만에 돌아온 김지현에 대한 관심이 높다.

    김지현은 20대 때 찍은 누드와 영화 '썸머타임'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약간은 난처해 하는 듯 하면서도 당당하게 대답한다. 당시 찍으면서 재미있었다고.

    영화 '썸머타임'은 그 자체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그렇게 후한 평가를 내릴 만한 작품이 아니지만 여배우 김지현, 특히 섹스 심벌로서의 김지현에게 있어 결코 부끄러워할 만한 영화는 아니다.

    1980년대 운동권 학생 상호(류수영)는 경찰을 피해 한 목조 건물의 2층에 숨어든다. 1층에는 한 부부가 살고 있는데, 놀랍게도 2층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어 그들의 부부 생활이 모두 보인다. 남편 태열(최철호)은 아내 희란(김지현)과 언제나 후배위로 관계를 갖는다.

    그 모습을 언제나 지켜보던 상호는 어느날, 태열이 흘리고 간 열쇠를 주워 1층에 들어간다. 역시 언제나처럼 엎드려 있는 희란의 뒤에서 애무를 시작한다. 희란은 태열이 아닐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고 관계를 가진다. 상호는 이후 희란을 다시 찾는다. 그리고 이번엔 자기 자신을 드러낸다. 희란은 놀라지만 곧 상호를 뜨겁게 받아들인다.

    '썸머타임'은 1980년대 가정용 비디오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필리핀 영화 '스콜피오 나이트'의 리메이크작이다. 원작의 필리핀 빈민가는 운동권 학생이 숨어들어가는 2층집으로 바뀌었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힘에 비해 한국판은 지나치게 에로틱한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에로스를 표방하는 영화가 에로틱하지 못한 것이 비난받을 일이지 지나치게 에로틱하다는 비판은 어불성설이다.

    김지현은 언제나 잠들어 있을 때 정사를 시작하는 아랫층의 부인으로 등장해 혼자서 한국 극장 영화 사상 가장 긴 시간으로 추정되는 20여분의 베드신을 치러냈다. 꿈꾸는 듯 귀여운 표정에서 쾌락으로 가득한 여인의 표정으로 변화하는 표정 연기는 초반부 베드신의 핀포인트다.

    또 2층 남자 상호와 관계를 가지기 시작한 이후, 상호가 지켜보고 있음을 의식하면서 남편과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서의 시선 처리는 그야말로 발군이다. 남편과 정사를 치르면서 간혹 2층에 시선을 던지는 김지현의 섹시한 표정은 디테일한 연기력을 지니고 있음을 증거한다. 비교적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둔 '썸머타임' 이후로 김지현은 섹스 심벌로서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전설'로만 남아버렸다.

    육체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여배우가 과감하게 노출하고 또한 에로틱한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가 에로스를 발산하는 것은 분명히 미덕이다. 김지현은 '에로스 전문 배우'로만 남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릴린 먼로 역시 '에로스 전문 모델'에서 결국 최고의 스타로 변신하지 않았던가.

    ■ 대중문화 평론가 조원희는?
    부산출생. 영화전문지 기자, 밴드 키보디스트, 클럽 DJ, 웹진 운영자, 음악평론가, 영화평론가, 드라마 작가, 토크쇼 진행자 등 전방위 대중문화인. 영화 감독으로 데뷔 준비 중이며 방송인으로도 은근히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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